해방 전후(1946)

-이태준-  

◆ 소설 읽기  

● 줄거리

일제 말기, '무슨 사상가도 주의자도, 무슨 전과자도 아니었'지만 시국에 대해 소극적이고 가급적 협조하지 않던 작가 '현'은 살던 집을 세 주고 강원도 산읍으로 들어간다. 일본식 성명 강요나 친일 작품 혹은 일어(日語) 창작을 거부했지만, 그렇다고 대동아 전기의 번역마저 거절하지는 못하던 그였다. 시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함이었으나, 산골 역시 평온하기는커녕 일제의 감시가 더욱 심한 곳이었다. 감시의 눈을 피해 낚시로 소일하던 그는 그곳에서 김 직원을 만나 교우한다.

마침 문인 보국회에서 주최하는 문인 궐기 대회에 참석은 하지만, 자신이 연설할 차례가 다가오자 대회장을 빠져 나온다. 일제도 길어야 일년이라는 생각에 갈피를 못 잡는 그는 자신의 문학을 반성한다. 이럴 즈음 주재소에서는 출두를 명령하여 각종 시국 집회에 참석하지 않음을 경고한다.

전국 유도(儒道) 대회와 관련해 김 직원이 잡혀 들어가고 서울 친구의 전보를 받고 상경하던 '현'은 일제의 패망과 조선의 독립 소식을 듣는다.

17일 새벽에 서울에 도착한 그는 서울의 여러 정황에 불쾌해 한다. '조선 문화 건설 중앙 협의회'를 찾은 그는 마침 기초하고 있던 그들의 선언문을 읽고 발기인으로 서명한다. 울려 퍼지는 '적기가' 속에 고민하던 '현'은 '조선 인민 공화국 절대지지'라는 현수막 사건을 통해 자기 비판과 함께 정세를 판단하고,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 '프로 예맹'과의 통합을 계획한다.

좌익과 우익의 반탁, 찬탁 데모로 어수선한 가운데 김직원이 다시 나타나 서울을 떠난다고 말한다. 그를 보며 '현'은 중국의 문인 왕국유를 생각한다.

● 인물의 성격

◆ 현 → 순수 문학가로 해방 후 좌익 계열에 가담하는 소설가

◆ 김 직원 → 철원에 사는 유학자로 해방이 되자 영친왕을 모셔야 한다고 주장한다.

● 구성 단계

◆ 발단 : 호출장을 받고 서에 출두한 현은 시국을 위해 일할 것을 강요당한다.

◆ 전개 : 강원도 철원으로 집을 옮긴 후 낚시로 소일하던 중 김 직원을 만나 그와 교우한다.

◆ 위기 : 8.15 직후 친구의 연락을 받고 서울로 옴.

◆ 절정 : 현은 좌익 계열의 '조선 문화 건설 중앙 협의회'에 관여함.

◆ 결말 : 김 직원과 대화를 통해 이념적으로 서로 화해할 수 없음을 확인함.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제 말기, 시국문제에 협력하지 않고 버티던 작가 '현'은 더 이상의 시달림을 피해 철원으로 낙향을 한다. 낚시로 소일하는 그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현의 가슴에 지사적 용모와 행동으로 뚜렷하게 각인된 '김 직원'과의 만남은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김 직원과의 갈등이 8.15해방이 되고부터 시작된다. 8월 16일 서울의 친구 전보를 받고 급히 상경하면서 그는 해방의 소식을 듣는다. 17일 아침에야 서울에 온 그는 재빨리 문단의 주도권을 쥐려는 여러 문인 친구들의 계획에 참여하게 되고, 그들이 좌익 계열이라는 것을 알고도 주도적으로 나선다. 비록 소련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대세에 밀려가는 자신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영친왕을 모셔다 왕으로 섬겨야 한다는 김 직원의 논리에는 정면으로 맞서 자신의 주의 주장을 편다. 자신의 해방 전 문학적 성향을 반성하기도 하고, 친일 분자들의 소행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김 직원과의 결별이다. 강원도 산읍에서 그를 만났을 때, 시골 향교를 지키며 시국에 대해 자신보다 한층 저항적인 그에 대해서 '현'은 '상종한다기보다 모시어 볼수록 깨끗한 노인이요, 이 고을에선 엄격히 존경을 받아야 옳을 유일한 인격자요, 지사'로 인식한다. 그러나 해방 후 좌익 문인 단체에서 활동하면서는 그를 '돌과 같이 완강한 머리' 혹은 '이 세계사의 대사조 속에 한 조각 티끌처럼 아득히 가라앉아 가는' 모습으로 파악한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해방을 전후한 작가 '현'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서 작가 '현'은 바로 이태준 자신이기도 하다. 해방 전 자신의 작품과 삶의 태도에 대한 반성, 그리고 해방 후의 적극적 변화, 즉 좌익 계열의 문학 단체에 관여하고, 해방 전 그렇게도 존경해 마지 않았던 김 직원의 설득에 대해 자신의 방향 전환을 옹호하고 있는 한 문학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태준 자신의 자전 소설이라 할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해방을 전후한 행적과 함께 그가 북을 택한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끝으로 이태준은 북으로 향하고, 이후 그의 문학은 이전의 작품 경향과는 전혀 다른, 생경한 구호만 나열하는 목적 문학으로 바뀌고 만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시간적 → 해방을 전후한 1,2년

* 공간적 → 서울 , 철원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특징

* '한 작가의 수기'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음.

* 해방을 전후한 문단의 상황은 물론, 이태준 자신의 행적을 알 수 있는 작품임.

주제 해방 후 지식인의 이념적 갈등

◆ 출전 : <문학>(1946)에 발표됨.

● 더 읽을거리

'한 작가의 수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작품은 1946년 8월 문학가 동맹의 기관지였던 『문학』 창간호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같은 해 좌익 계열의 문학가 동맹이 주관하는 해방 기념 조선 문학상에 지하련(池河連)의 <도정(道程)>과 함께, '구 문단의 지도적 작가의 한 사람이었던 작가 자신이 새로 문학 운동과 민주주의 운동에 가담하여 투쟁하는 가운데서 체험한 바 제 사실을 기록한 것'이란 이유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태준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라 할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해방을 전후한 행적과 함께 그가 북(北)을 선택한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일제 강점기 말, 시국 문제에 협력하지 않고 버티던 작가 '현'은 더 이상의 시달림을 피해 철원으로 낙향한다. 그러나 낚시로 소일하는 그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한 가지 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김 직원'과의 만남이다. 그는 '현'의 가슴에 지사적 용모와 행동으로 뚜렷하게 각인된다. '현'은 그를 우러러보기까지 하게 된다.

'김 직원'과의 갈등은, 8 · 15 해방이 되고부터이다. 8월 16일 서울의 친구 전보를 받고 급히 상경하면서 '현'은 해방의 소식을 듣는다. 17일 아침에야 서울에 온 그는 재빨리 문단의 주도권을 쥐려는 여러 문인 친구들의 계획에 참여하게 되고, 그들이 좌익 계열이라는 것을 알고는 주도적으로 나선다. 비록 소련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대세에 밀려가는 자신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영친왕을 모셔다 왕으로 섬겨야 한다는 '김 직원'의 논리에는 정면으로 맞서 자신의 주의와 주장을 편다. '현'은 자신의 해방 전 문학적 성향을 반성하기도 하고, 친일 분자들의 소행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김 직원'과의 결별이다. 강원도 산으에서 그를 만났을 때, 시골 향교를 지키며 시국에 대해 자신보다 한층 저항적인 '김 직원'에 대해서 '현'은 '상종한다기보다 모시어 볼수록 깨끗한 노인이요, 이 고을에선 엄격히 존경을 받아야 옳은 유일한 인격자요, 지사'로 인식했다. 그러나 해방 후 좌익 문인 단체에서 활동하면서부터 '현'은 '김 직원'을 '돌과 같이 완강한 머리' 혹은 '이 세계사의 대사조(大思潮) 속에 한 조각 티끌처럼 아득히 가라앉아 가는 모습'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을 끝으로 이태준은 월북하고, 이후 그의 문학은 이전의 작품 경향과는 전혀 다른 생경한 구호만 나열하는 목적 문학으로 바뀌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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