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1982)

-박완서-  

◆ 소설 읽기  

● 줄거리

1951년 1 · 4 후퇴 후 피난길에서 일곱 살의 수지는 여동생 오목(수인)을 고의로 놓친다. 아버지를 잃어 버리고 어머니 또한 비행기의 기총소사로 죽게 된다.

아버지가 남긴 부동산 덕분에 수철은 어엿한 중산층의 가장이 된다. 수지는 대학원 졸업식 날 중매로 만난 좋은 조건의 청년과 결혼하게 된다. 수지는 오목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동생을 비밀리에 수소문하고, 어느 고아원에 같은 이름의 소녀가 있음을 알고는 가끔 찾아간다. 하지만 그 애가 오목이로 밝혀지면 지난 날 자신의 마녀 같은 행위가 들통날 것이고, 자신의 삶의 축은 꺾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는다. 오빠 수철도 오목의 가족 찾기 신문 광고를 통해 그 고아원을 알게 된 후, 오목을 도와주며 일자리를 소개시켜 주는 익명의 독지가로만 남는다.

수지는 가난한 옛 애인인 인재와 오목이 만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때 오목의 목에 걸린 은표주박 노리개를 보게 된다. 수지는 질투심으로 둘 사이를 잔인하게 갈라놓고, 오목은 결국 고아원 친구인 보일러공 일환과 살게 된다. 지하방을 얻어 신방을 차린 오목은 인재의 아이인 일남을 낳게 된다. 남편에 대한 오목의 죄책감과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짐작하는 일환의 사이에는 결국 술과 폭력과 고통의 나날만 이어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수지는 고아원 자선 활동 등을 하는 위선적이고 정치적인 귀부인이 된다. 집 보일러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2남 3녀의 부모가 된 일환과 오목을 만나게 된다. 오목은 수지에게 일환이 중동 건설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수지는 일말의 죄책감을 씻는다는 생각으로 오빠 수철을 통해서 일자리를 얻어 낸다. 일환이 중동으로 떠나는 날 오목은 결핵으로 쓰러진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수지에게 감사의 표시로 은표주박을 건넨다. 수지는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참회하지만 오목이는 이미 죽어 있다.

● 인물의 성격

수지 → 1 · 4 후퇴 때 여동생을 내 버린 후 자신의 행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가장과 허위의식 속에 살아가는 인물

오목이 → 본명은 수인으로 수지의 여동생이다. 고아원을 거쳐 양녀로 입적되지만 자신이 이용되는 것이 싫어 뛰쳐 나온다. 이후 수지의 가난한 옛 애인인 인재로부터도 버림을 받고 같은 고아원 출신이자 보일러공인 남편 일환을 만나 2남 3녀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모진 고생을 하다 결핵으로 죽는다.

수철 → 수지의 오빠로 가장의 역할을 하여 수지를 시집까지 보낸다. 익명으로 오목이를 후원하지만 자기 가정의 평온을 위해 그녀의 삶을 끝까지 외면하는 위선적인 인물이다.

● 구성 단계

발단 : 1 · 4 후퇴 때, 피난길에서 수지는 다섯 살 된 동생 수인을 일부러 잃어버림.

전개 : 전쟁이 끝나고, 중산층으로 살던 수지는 고아원에서 찾은 자신의 동생을 모른 척하면서 자기 위안을 위한 자선을 베풂.

절정 : 동생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마저 짓밟아 버리면서도 자선 생활을 하는 수지

결말 : 가난과 남편의 학대로 결핵이라는 병을 얻은 수인은 결국 수지 곁에서 죽음을 맞이함.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6 · 25 전쟁으로 인한 이산 가족의 아픔을 형상화하고 있는 장편 소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산 가족의 아픔 이외에도 피난길에서 동생과 일부러 헤어지는 언니 모습의 형상화를 통해 중산층의 가장된 허위의식을 함께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이산가족 간의 진정한 이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고 하겠다. / 6 · 25 전쟁의 어지러운 피난길에서 수지는 귀찮은 존재인 동생을 일부러 잃어버렸다. 그 순간부터 수지와 오빠인 수철은 그 죄악을 외면하기 위해 더욱 더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가면을 쓴 채 중산층으로 살아간다. 한편, 버림받은 동생 오목은 가난하고 힘겨운 삶을 홀로 헤쳐 나가야만 한다. / 이 작품은 두 삶의 양상을 교체하면서 서술한다. 그리고 동떨어져 보이는 두 삶이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 불행임을 보여 주려고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참회와 용서로 이 둘은 본래의 '우애 있는 동기'로 상징되는 인간적인 모습을 되찾고 있으나, 지은이는 이를 통해 과연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를 되묻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이산 가족의 아픔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전국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던 이산 가족 찾기 운동이 시작되기 직전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따라서 어떤 비평가는 이 작품의 내용이 '예언자적 비전'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 물론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근대사는 많은 이산 가족을 만들어 냈다.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6 · 25가 휴전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가족이 이산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냉정한 시각에서 보면 사람들 사이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어떤 불가항력적인 운명보다는 다분히 의도적인 회피 때문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작품에서 수지와 수인의 이산(離散)은 급박스러운 전쟁 상황에서 비롯되기도 하였지만, 수지의 미묘한 경쟁심과 질투심, 이기심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 작가는 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겪게 된 고통, 중산층의 허위 의식을 주된 주제로 다뤄 왔다. 이 작품 역시 전쟁으로 헤어져야 했던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가져다 준 상처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혈육마저 냉정하게 버리려는 중산층의 이기심과 허위의식에 대한 비판을 바탕에 깔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중산층 특유의 이기심과 개인주의가 결국은 분단 상황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주제의식을 전하고 있는 셈이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장편소설, 현실고발적 성격

배경

* 시간적 → 1951년 겨울 ~ 1980년대

* 공간적 → 서울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표현상 특징 : 간결한 문체

출전 : <한국일보>(1982)

주제전쟁의 비극과 이산가족의 아픔, 중산층의 허위의식에 대한 비판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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