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에 그린 닭이(1939)

-계용묵-  

◆ 소설 읽기  

● 줄거리

주인공 박씨는 자식을 못 낳는다고 구박하는 시어머니의 걱정은 그대로 참을 수가 있지만, 남편까지 첩을 얻은 뒤 자기를 괄시하는 것은 진정 참을 수가 없었다. 첩에게 빼앗긴 남편의 정을 되찾는 길은 오직 자식을 낳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마침내 마을에서 벌어진 굿터에 가서 자식 낳기를 빌어보고자 작정을 한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허락하지 않고 도리어 그녀가 바람이 났다고 뒤집어 씌운다. 박씨는 결국 자신의 은비녀를 몰래 팔아 굿터로 가서 자식 낳기를 축원한다. 5형제를 슬하에 둘 것이라는 무당의 말에 용기를 얻어 그녀는 가벼운 걸음으로 집에 돌아왔지만 시어머니와 남편으로부터 혹독한 매를 맞고 쫓겨난 뒤,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한다.

과거에 엿장수를 함께 하던 조씨의 집에서 밤을 지내려던 그녀는 "병풍에 그린 닭이 홰를 치고 우는 한이 있더라도 그 집을 떠날 수 없으며, 죽어도 그 집에서 죽고, 살아도 그 집에서 살아야 한다."면서 20리 밤길을 걸어 집으로 되돌아 온다. 그녀는 남은 돈으로 양초와 백지를 사서 성황당에 놓고 시어머니의 마음을 고치고 남편을 이해시키고, 자식도 가지게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그녀는 다시 돌아오라는 듯이 기다리는 그녀의 방으로 걸어간다.

● 인물의 성격

박씨 : 숙명에 순응하면서 갖은 고초를 이겨 나가는 묵묵한 한국 여인상의 표본적 인물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에는 운명적 비애를 지닌 우리나라 농촌의 여인상이 부각되어 있다. 단순한 여인의 순종만이 아니라, 의무와 화해의 각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하여 완고한 전통사회의 풍습과 삶의 고달픔을 하나의 인생풍정(人生風情)으로 바라보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시대성보다는 인간성을 존중한 1930년대 중반 소설의 보편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병풍에 그린 닭이>는 1939년 1월 <여성>에 발표한 계용묵의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전통적인 윤리의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외받고 버림받은 인간들의 삶을 통해 참된 인간애, 윤리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가의 초기 소설경향을 잘 보여준다. 병풍에 그린 닭이 홰를 치고 우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시가(媤家)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는 주인공 박 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국의 전통적인 사고 방식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비록 능동적인 자기 인식에 이르는 과정을 배제하고 있지만, 여자로 태어났다고 하여 무조건 순응하고 복종하며 살아가야 하는 한국 여성들의 비극을 매우 적나라하게 묘파하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한국 전통 사상에 뿌리 박힌, 남아 선호와 순종의 미를 따르는 한 여인의 일생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전통 사상에 얽매인 한 여인의 불행한 일생

◆ 출전 : <여성>(1939)지에 발표.     단편집<병풍에 그린 닭이>(1944)에 수록됨.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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