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와 분수                        -이어령-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폭포와 분수의 특성을 통하여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자연의 상태 그대로를 보여 주는 폭포는 자연의 질서와 섭리에 순응하려는 세계관을 가진 동양인들이 즐겨 노래했던 소재이지만 서양 사람들은 분수를 만들고 즐겼다. 이는 자연을 인위적으로 거부하고 개조하려는 서양인들의 자연관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에 동양인과 서양인의 문화적 차이에는 그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작자는 어느 한 편이 옳다는 태도를 내세우지 않고, 다만 그 특성을 폭포와 분수의 비유로 설파한 셈이다.  결국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와 그 특성을 비교 설명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글의 소재가 되고 있는 것은 폭포와 분수인데, 자연의 상태 그대로를 보여 주는 폭포는 동양인들이 즐겨 노래했던 것이지만 서양 사람들은 분수를 만들고 그것을 즐겼다는 것인데, 그것은 자연에 대한 인위적인 거부를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물의 특성을 발견하고 거기서 보편적인 의미와 가치를 찾아 내는 작자의 통찰력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요점 정리

성격 : 경수필, 분석적 수필

표현 : 자신감 있는 확고한 어조와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진술

주제 : 동서양 문화의 차이

출전 : <바람이 불어 오는 곳>

  작품 읽기

동양인은 폭포를 사랑한다. 비류 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란 상투어가 있듯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그 물 줄기를 사랑한다. 으레 폭포수 밑 깊은 못 속에는 용이 살며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 폭포수에는 동양인의 마음 속에 흐르는 원시적인 환각의 무지개가 서려 있다.

 서구인들은 분수를 사랑한다. 지하로부터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어 오르는 분수, 로마에 가든 파리에 가든 런던에 가든, 어느 도시에나 분수의 물줄기를 볼 수 있다. 분수에는 으레 조각이 있고 그 곁에는 콩코르드와 같은 시원한 광장이 있다. 그 광장에는 비둘기떼가 날고 젊은 애인들의 속삭임이 있다. 분수에는 서양인의 마음 속에 흐르는 원초적인 꿈의 무지개가 서려 있다.

* 폭포를 사랑하는 동양인과 분수를 사랑하는 서양인

폭포수와 분수는 동양과 서양의 각기 다른 두 문화의 원천이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대체 그것은 어떻게 다른가를 보자. 무엇보다도 폭포수는 자연이 만든 물줄기이며, 분수는 인공적인 힘으로 만든 물줄기이다. 그래서 폭포수는 심산 유곡에 들어가야 볼 수 있고, 거꾸로 분수는 도시의 가장 번화한 곳에 가야 구경할 수가 있다. 하나는 숨어 있고, 하나는 겉으로 드러나 있다. 폭포수는 자연의 물이요, 분수는 도시의 물, 문명의 물인 것이다. 장소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물줄기가 정반대이다. 폭포수도 분수도 그 물줄기는 시원하다. 힘차고 우렁차다. 소리도 그렇고 물보라도 그렇다. 그러나 가만히 관찰해 보자.

* 문화의 두 원천인 폭포수와 분수의 특성

폭포수의 물줄기는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낙하한다. 만유 인력, 그 중력의 거대한 자연의 힘 그대로 폭포수는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물이다. 물의 본성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이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대지를 향해 떨어지는 것과 같다. 아주 작은 또랑물이나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나 모든 물의 그 움직임에는 다를 것이다. 폭포수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거센 폭포라 해도 높은 데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떨어지는 중력에의 순응이다. 폭포수는 우리에게 물의 천성을 최대한으로 표현해 준다.

* 폭포수의 흐름을 통해 본 동양 문화의 특성

 그러나 분수는 그렇지가 않다. 서구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분수는 대개가 다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분수들이다. 화산이 불을 뿜듯이, 혹은 로켓이 치솟아 오르듯이, 땅에서 하늘로 뻗쳐 올라가는 힘이다. 분수는 대지의 중력을 거슬러 역류하는 물이다.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고 부정하며 제 스스로의 힘으로 중력과 투쟁하는 운동이다. 물의 본성에 도전하는 물줄기이다.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천연의 성질, 그 물의 운명에 거역하여 그것은 하늘을 향해서 주먹질을 하듯이 솟구친다. 가장 물답지 않은 물, 가장 부자연스러운 물의 운동이다. 그들의 말하는 창조의 힘이란 것도, 문명의 질서란 것도, 그리고 사회의 움직임이란 것도 실은 저 광장에서 내뿜고 있는 분수의 운동과도 같은 것이다. 중력을 거부하는 힘의 동력, 인위적인 그 동력이 끓어지면 분수의 운동은 곧 멈추고 만다. 끝없이 끝없이 인위적인 힘, 모터와 같은 그 힘을 주었을 때만이 분수는 하늘을 향해 용솟음칠 수 있다. 이 긴장, 이 지속, 이것이 서양의 역사와 그 인간 생활을 지배해온 힘이다.

* 분수의 운동을 통해 본 서양 문화의 특성 

 

# 비류 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 날 듯이 곧게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이르는 말로 이태백의 시에서 인용한 것임

# 상투어(常套語) : 늘 써서 버릇이 되다시피 한 말

# 원천(源泉) : 물의 근원. 사물의 근원

# 폭포수는 자연이 - 물줄기이다. : 폭포수는 인위적인 손길을 가하지 않아도 자연의 하나로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며, 분수는 인간의 인위적인 조작이 더해짐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 심산 유곡(深山幽谷) : 깊은 산 속의 으슥한 골짜기

# 만유인력(萬有引力) : 우주에 있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우주 인력

# 순응(順應) : 환경에 맞추어 적응함

# 폭포수는 - 표현해 준다. : 폭포수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자연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 준다. 자연에의 순응이며 자연 그대로인 동양의 문화적 특성을 상징한다.

# 천성(天性) :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질

# 중력(重力) : 지구가 지구 위에 있는 물체를 그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

# 역류(逆流) : (물 따위가) 거슬러 흐름. 흐름을 거슬러 올라감

# 분수는 대지의 - 물의 운동이다. : 물체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그것이 자연의 이법이다. 그러나 분수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솟구친다. 바로 그 점에서 분수는 자연에 대한 부정이며 거역이며 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서양의 문화적 특성을 상징한다.

# 천연(天然) : 사람이 손대거나 달리 만들지 아니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

# 끝없이 끝없이 - 힘이다. : 분수는 인위적인 힘을 가하지 않으면 멈춘다. 끊임없이 동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긴장이 필요하다. 한시라도 그 긴장을 늦추면 분수는 멈추어 버리게 된다. 분수에 비유할 수 있는 서양의 문명과 역사도 역시 이러한 끊임없는 긴장과 인위적 힘을 통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