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 이야기                     -전상국-

  이해와 감상

이 글은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아서'라는 전체 글 중 '문학의 첫걸음은 정확한 문장과 풍부한 어휘' 부분에 해당한다. 이 글은 소설 쓰기와 관련하여 원로 소설가인 글쓴이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다. 자기 고백과 예시의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자칫 추상적으로 흐르기 쉬운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문필가 자신의 체험을 솔직하게 다룸으로써 자전적 성격을 띨 뿐 아니라 내용에 대한 설득력도 확보하고 있다. 비단 소설을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도 국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글이다.

  요점 정리

갈래 및 성격 : 경수필,  -자기 고백적-

특성

* 자전적 이야기를 포함함.

* 자기 고백을 통해 설득력을 확보함.

* 실명(황순원, 조세희 등)을 언급함으로써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고, 또한 내용의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도 거둠.

주제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노력

출전 : <나의 문학 이야기>(2001)

  생각해 보기

◆ '나의 문학 이야기' 전체 구성

구성

내용

글쓰기는 고통을 통해 즐거움으로 가는 것

작가란 글스기가 즐거워야 하며, 창작의 고통은 말로 호소할 게 아니라 글의 형상화에 모두 쏟아부어야 함.

백일장에 물먹고 공지천 가에 앉아

고교 문예반 시절, 입상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백일장에 못 나가게 된 후 자극을 받아 쓴 소설이 학원 문학상 3등상을 받게 됨.

문학의 첫걸음은 정확한 문장과 풍부한 어휘

(교재 수록 부분)

상상하는 즐거움

소설은 작가의 상상으로 이루어짐. 창조적이고 개연성 있는 상상을 만들어서 독자도 그 상상에 동참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야 좋은 소설임.

무거움과 가벼움이 뒤바뀐 문학 현실 앞에서

문학의 위기 속에서 새로움이 추구되고, 그 때문에 가치 전도 현상이 나타남. 이러한 대립 양상을 변증법적으로 극복하여 문학 발전을 이루어야 함.

가벼움에 무게 싣기

새롭고 가벼운 것만 추구하는 시류와 온고지신의 과정 없이 영합하는 가벼운 글쓰기 세태는 비판받아야 함.

  작품 읽기

문제는 작가가 되려는 내가 어휘력과 문장력이 형편없다는, 치명적인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나는 말을 할 때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고 말의 조리가 잘 안 선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중략>

내가 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쓴 소설 한 편을 황순원 선생님께 건넨 것은 2학년 가을쯤이었습니다. 한 달이 좀 더 지난 어느 날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그 소설을 돌려받았지요. "잘 썼더구만." 작품을 건네주며 하신 이 한마디로 나는 하늘을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취방에 돌아와 흥분된 상태에서 원고를 펼쳐 본 나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원고 곳곳이 선생님의 연필 글씨로 고쳐져 있었던 것입니다.(대학 때 스승의 의례적 칭찬에 기뻐했다가 크게 낙심한 경험을 통해 글쓴이가 문장과 어휘력이 형편없었음을 밝히고 있다.) 주술 관계가 맞지 않는 문장은 줄이 처져 있었고 적절치 않은 낱말 하나하나가 지적된 뒤 모두 다른 말로 고쳐져 있었던 것입니다. 내 문장이나 어휘력이 형편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크게 일깨워 준 사건이었지요.

*어휘력과 문장력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음.

작가가 된 뒤에도 이 열등감은 여전했습니다. 작가로서 내게 가장 열등한 부분이 어휘력 부족과 문장 구사력이라는 생각은 쓰는 일에 대한 절망을 안겨 주곤 했지요. 모처럼 구상된 이야기가 원고지만 펴 놓으면 캄캄 막혀 버리는 겁니다.(작가가 되고도 열등감 때문에 절망했던 기억을 토로하고 있다. 글쓴이의 열등감이 얼마나 뿌리 깊었는지 알 수 있다.) 막상 쓰는 일에 몰입하고도 뜻대로의 다시 고쳐 쓰는 작업을 할 때마다 단 한 장의 파지도 없이 술술 끝까지 글을 써 완성한다는 귀재연하는(세상에서 보기 드물게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처럼 뽐내는) 동료 작가들에게 기가 죽곤 했지요. 그렇게 기가 죽은 상태에서 오기처럼 뻗쳐 나오는 생각이 있었지요. 별 어려움이 없이 대번에 술술 써 낸다는 그 작가의 문장은 그런 유의 낮은 독자를 만날 것이고 내가 만나려고 하는 독자는 격이 다르다는 생각이었지요.

나보다 한 수 위에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어휘력과 문장력에 대한 열등감을 어느 정도 극복케 했지요. 나중에 보니까 다른 작가들도 사실은 다 나처럼 고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조세희 작가가 단 한 문장을 위해 하룻밤을 새우기도 한다는 말이 시사하는 것은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어휘력과 문장력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함.

적절한 어휘를 찾기 위해 국어사전 등을 뒤지는 과정에서 터득한 것은 내가 보다 좋은 어휘를 찾아 쓰는 '언어 다루는' 그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일종의 장인 정신, 그 신명이 바로 거기에서 비롯된다는 일깨움이었던 것입니다.(글쓴이가 언어 다루는 일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는 데에 그 일 자체에 대한 사랑과 즐거움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언어의 조탁 혹은 문장 구문에 대한 긴장이야말로 내가 글을 쓰는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확신 같은 것이었지요. 어떻든 적절한 어휘를 찾고 그것을 구사하는 그 고통스러운 작업이 내가 선택한 문학의 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그 평범한 진리를 신봉하다 보니 나는 어느 날 비교적 적확한 문장, 풍부한 어휘 구사를 하는 작가로 인정받기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노력 끝에 인정받는 작가가 됨.

나뿐이 아니라 모든 작가는 되도록 정확한 문장,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좋은 문장이 꼭 기존 문법에 맞는 문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이 항상 좋은 문장은 아니며, 문학에서의 좋은 문장이란 정확성과 함께 참신성과 개성을 갖춘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기존의 문법을 충실히 지키는 동시에 부단히 그것을 깨려는 시도의 참신한 어휘 구사나 좀 독특한 구문 만들기가 문학에서 필요한 정확하고 좋은 문장이 될 것입니다. 정확한 문장보다 더 필요한 것은 내 목소리, 내 말투로 하고 싶은 말을 보다 실감 나게 표현하는 작가 고유의 문체 갖기라고 하겠습니다.

*좋은 문장을 위해 작가 고유의 문체가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