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이태준-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모든 것을 감싸고 포용하는 물의 덕성을 예찬한 글이다. 작자는 맑은 덕으로 남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넘쳐 흘러가는 자태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면서 모든 생물들을 윤택하게 하는 물을 아름답고 고맙고 성스러운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짤막한 글이지만 물에 대한 작자의 생각이 잘 드러난 개성 있는 수필이하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물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하고 있는 수필이다. '나는 물을 보고 있다.'라는 평이한 진술로 시작하여 물에 관한 생각들을 논리적 · 인과적 순서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끝 부분에서는 '상선약수'라는 노자의 경구를 인용하며 마무리짓고 있다. 내용 면에서는 물의 속성에서 일반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덕성들을 다루고 있으며, 문체는 간결하고 평이한 문장과 한자 어구를 활용한 문장 등을 섞어 구사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짧은 글임에도 독자로 하여금 수필 읽는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점 정리

성격 : 서정적, 교훈적 경수필

표현

*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이를 통해 얻은 정서적 감동을 서술함.

* 간결하면서도 담담한 어조로 대상을 설명함.

* 일상적인 사물에서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이끌어 냄.

* 평범한 제재를 사색적이고 정감 있는 문체로 묘사함.

주제 : 물의 덕성에 대한 예찬

관련 작품 : 이광수의 '우덕송', 이양하의 '신록예찬'

출전 : <무서록(無序錄)>(1941)

  작품 읽기

나는 물을 보고 있다.(글쓴이의 사고의 발단)

*화제 제시

물은 아름답게 흘러간다.

흙 속에서 스며 나와 흙 위에 흐르는 물, 그러나 흙물이 아니요(글쓴이가 생각하는 물의 조건) 정한 유리 그릇에 담긴 듯 진공 같은 물,(물은 흙 속에서 나왔으므로 흙탕물이 될 것 같지만, 스스로를 정화하여 맑은 물이 되었다는 뜻이다. 물이 스스로의 행실을 닦는 수기(修己)의 덕성을 지녔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 물이 풀잎을 스치며 조각돌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푸른 하늘 아래에 즐겁게 노래하며 흘러가고 있다.

*스스로를 깨끗하게 하는 물

물은 아름답다. 흐르는 모양, 흐르는 소리도 아름답거니와 생각하면, 이의 맑은 덕, 남의 더러움을 씻어는 줄지언정, 남을 더럽힐 줄 모르는 어진 덕이 이에게 있는 것이다. 이를 대할 때 얼마나 마음을 맑힐 수 있고 이를 사괴일 때 얼마나 몸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것인가!

*물의 아름다움(다른 것을 깨끗하게 해줌)

물을 보면 즐겁기도 하다. 이에겐 언제든지 커다란 즐거움이 있다. 여울을 만나 노래할 수 있는 것만 이의 즐거움은 아니다. 산과 산으로 가로막되 덤비는 일 없이 고요한 그대로 고이고 고이어 나중 날 넘쳐 흘러가는(물이 지닌 물리적 성질) 그 유유무언(悠悠無言, 유유한 가운데 말이 없음)의 낙관(樂觀),(물이 흐르다 장애물을 만나면 곧바로 장애물을 극복하려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물이 충분히 고인 뒤에 장애물을 넘어 흘러가는 것을 낙관주의적인 태도로 해석하고 있다.)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독에 퍼 넣으면 독 속에서, 땅 속 좁은 철관에 몰아넣으면 몰아넣는 그대로 능인자안(能忍自安, 잘 참아내어 스스로 편안함)한다.(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는 물의 자세)

*물을 보는 즐거움

물은 성(聖)스럽다.(모든 생물을 감싸안고 윤택하게 하므로) 무심히 흐르되 어별(魚鼈)이 이의 품 속에 살고, 논, 밭, 과수원이 이 무심한 이로 인해 윤택하다.(물이 다른 것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흐른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한 물 덕분에 어별이 살 수 있고 논, 밭, 과수원의 작물들이 큰 혜택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물의 덕을 힘입지 않은 생물이 무엇인가!(지상의 모든 생물은 물을 필수 생존 조건으로 함을 이야기한 것으로, 물이 생물에게 베푸는 덕성을 강조한 말이다.)

*물의 고마움(다른 것들을 윤택하게 해줌.)

아름다운 물, 기쁜 물, 고마운 물,(물에 대한 작자의 생각이 요약된 구절) 지자(智者) 노자(老子)는 일즉(일찌기) 상선약수(上善若水,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임)라 하였다.

*최고의 덕을 지닌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