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자                                                 -윤오영-

이해와 감

이 작품은 마고자를 제재로 하여, 외래 문화의 올바른 수용 태도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제시한 수필이다. 작자는 중국에서 전래한 '마괘자'가 한국 여인의 뛰어난 안목과 솜씨로 중국 옷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마고자'가 된 것처럼, 외래 문화를 우리 현실에 맞게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고려 청자, 추사체 등 구체적인 대상을 제시하여 의견을 펼치고 있으며, 표현은 간결하고 부드러우며, 적절한 비유와 예시를 통해 견해를 전달하고 있다. 글의 전반부에는 구체적인 사례를, 후반부에는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노력이 부족한 오늘날의 세대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요점 정리

◆ 성격 : 주관적, 시사적, 설득적, 교훈적 경수필

◆ 특성

* 마고자를 통해 전통을 유추함.

* 구체적인 사례를 진술함.

* 다양한 비유를 들어 서술함.

* 외래 문화의 주체적 수용을 강조함.

◆ 주제전통을 바탕으로 외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독창적인 민족 문화를 창조하자.

◆ 출전 : <고독의 반추>(1974)

◆ 관련 작품 : 정약용의 '기예론', 이기백의 '민족 문화의 전통과 계승'

생각해 보기

◆ 수필 '마고자'의 의의

윤오영의 수필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수필도 한국적인 정서를 이면에 깔고 있다. 오늘날에는 명절 때나 볼 수 있는 마고자에 대한 유래라든지 우리 나라에 맞는 창조적 변용과 그 의의 등을 덧붙여 놓았다는 점에서, 고전적 안목을 길러 주는 가치도 겸비한다. 그리고 그의 문장은 적절한 비유와 예시를 통해 주제를 함축하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무리 없이 자신의 주장과 사상에 빠져들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마지막에서 송자에서 비취색을 만들어 내고 금석문에서 추사체를 탄생시키던 튼튼한 전통이, 이제 남의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해 내기는커녕 외래 문화를 더 나쁜 형태로 받아들이는 세태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은, 이 글이 발표되던 1974년보다 최근 더욱 절실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상황에 대한 비판과 연관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 의복 '마고자'에 대하여

'마고자'는 저고리 위에 입는 덧저고리이며 남녀 공용이다. 남자 마고자의 양식은 저고리와는 달리 앞이 나란히 트이고 쌍깃에 동정이 있으며, 길이는 길어 허리까지 내려온다. 앞을 여미지 않고 두 자락을 맞대기만 하는데 오른쪽 자락에는 단추를 달고 왼쪽 자락에는 고리를 달아 끼운다. 단추 대신 양쪽에 끈을 달아 잡아매기도 한다.

마고자는 원래 만주인의 옷으로 1887년 흥선 대원군이 만주 보정부의 유거 생활에서 풀려나 귀국할 때 입고부터 퍼지기 시작하여 국속화(국속화)되었다. 따뜻하고 보기에도 좋아 남자들이 방한용으로 입었으며, 나중에는 여자들도 입기 시작하였다.

 작품 읽기

나는 마고자를 입을 때마다 한국 여성의 바느질 솜씨를 칭찬한다. 남자의 의복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호사(대단한 옷차림)가 마고자다. 바지, 저고리, 두루마기 같은 다른 옷보다 더 값진 천을 사용한다. 또, 남자의 옷에 패물(노리개)이라면 마고자의 단추(대개 호박으로 만듦)다.

마고자는 방한용이 아니요 모양새다. 방한용이라면 덧저고리가 있고 잘덧저고리도 있다. 화려하고 찬란한 무늬가 있는 비단 마고자나 솜 둔 것은 촌스럽고, 청초한 겹마고자가 원격(原格, 본디대로의 격식, 제대로된 격식)이다. 그러기에 예전에 노인네가 겨울에 소탈하게 방한삼아 입으려면, 그 대신에 약식인 반배(半褙, 저고리 위에 덧입는, 소매 없는 웃옷)를 입었던 것이다.             -<중략>-

*마고자의 특징

마고자는 섶이 알맞게 여며져야 하고, 섶귀가 날렵하고, 예뻐야 한다. 섶이 조금만 벌어지거나 조금만 더 여며져도 표가 나고, 섶귀가 조금만 무디어도 청초한 맛이 사라진다. 깃은 직선에 가까워도 안 되고, 너무 둥글어도 안 되며, 조금 더 파도 못쓰고, 조금 덜 파도 못쓴다. 안이 속으로 짝 붙으며 앞뒤가 상그럽게(자연스럽게, 매끄럽게) 돌아가야 하니, 깃 하나만 보아도 마고자는 바느질 솜씨를 몹시 타는 까다로운 옷이다.

*마고자의 재단법

마고자는 원래 중국의 마괘자(馬괘子)에서 왔다 한다. 귀한 사람은 호사스러운 비단 마괘자를 입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청(靑) 마괘자를 걸치고 다녔다. 이것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서 마고자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고자는 마괘자와 비슷도 아니한 딴 물건이다. 한복에는 안성맞춤으로 어울리는 옷이지만 중국 옷에는 입을 수 없는, 우리의 독특한 옷이다.(마고자는 '마괘자'라는 중국의 옷에서 유래했지만, 아래와 전혀 닮지 않은 한국의 전통적인 옷이라는 뜻이다. 마고자는 외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훌륭한 민족 문화를 만들어 낸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그 마름새나 모양새가 한국 여인의 독특한 안목과 솜씨를 제일 잘 나타내는 옷이다. 그 모양새는 단아하고 아취가 있으며, 그 솜씨는 섬세하고 교묘하다. 우리 여성들은 실로 오랜 세월을 두고 이어받아 온 안목과 솜씨를 지니고 있던 까닭에, 어느 나라 옷을 들여오든지 그 안목과 그 솜씨로 제게 맞는 제 옷을 지어냈던 것이다.(외래 문화의 재창조) 만일, 우리 여인들에게 이런 전통이 없었던들 나는 오늘 이 좋은 마고자를 입지 못할 것이다.

*마고자의 유래

문화의 모든 면이 다 이렇다(마괘자를 마고자로 만드는 이치이다). 전통적인 안목과 전통적인 솜씨가 있으면, 남의 문화가 아무리 거세게 밀려든다 할지라도 이를 고쳐서 새로운 제 문화를 이룩하는 것이다.(전통적인 안목과 솜씨로 외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면 새로운 민족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 → 논지) 송자(중국 송나라 때의 도자기)에서 고려의 비취색이 나오고, 고전(古篆, 옛 중국에서 한자를 표기하는 데 쓰던 서체의 하나인 전자) 금석문(金石文)에서 추사체(秋史體)가 탄생한 것이 우연이 아니다(전통적인 안목과 솜씨의 소산이다).

귤이 회수(淮水)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귤화위지. 환경에 따라 사물의 성질이 바뀜. 풍토성)는 말이 있다. 예전엔 남의 문물이 해동(海東)에 들어오면 해동 문물(우리 나라의 독특한 문물)로 변했다. 그러나 그것은 탱자가 아니라 진주였다.(원래의 외래 문화를 '귤'에 비유하고, 그것을 수용하여 만들어 낸 문화를 각각 '탱자'와 '진주'에 비유했다. 즉, 외래문화를 수용하여 만들어 낸 문화 중에서 원래의 것보다 못한 것을 '탱자'에, 뛰어난 것을 '진주'에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남의 것이 들어오면 탱자가 될 뿐만 아니라, 내 귤까지 탱자가 되고 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남의 문화(귤)를 수용하여 그보다 못한 것(탱자)으로 변질시킬 뿐 아니라, 남의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우리의 뛰어난 고유 문화(내 귤)까지 원래보다 못한 것(탱자)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외래 문화의 주체적 수용의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