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릿                       -셰익스피어-   

■ 작품 읽기    

● 줄거리

덴마크의 햄릿 왕이 급서하자 왕비 거트루드는 곧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와 재혼하고, 클로디어스가 왕이 된다. 햄릿 왕자가 어머니의 재혼에 상심하고 있을 때, 선왕(先王)의 망령이 나타나, 동생에 의하여 독살되었다고 말하고 복수를 명령한다. 햄릿은 복수를 위하여 거짓으로 미친 체한다. 햄릿은 망령의 존재를 의심하면서도 숙부의 본심을 떠 보기 위하여 국왕 살해의 내용으로 연극을 해 보이는데, 숙부는 안색이 변하여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로써 햄릿은 부왕이 숙부에 의해 살해되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복수를 감행하지 못하고 고뇌한다. 그 후 햄릿은 재상 폴로니어스를 숙부로 잘못 알고 죽이고, 그가 가장 사랑하는 폴로니어스의 딸 오필리아는 미쳐서 죽는다. 숙부는 햄릿을 잉글랜드로 보내어 죽게 하려고 하나 햄릿은 도중에서 되돌아온다.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스는 숙부의 꾐에 빠져 햄릿을 죽이려고, 독을 바른 칼로 숙부와 왕비 앞에서 펜싱 시합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틀어져, 왕비는 숙부가 햄릿을 독살하려고 준비해 둔 독주를 마시고 죽고, 레어티스와 햄릿은 독을 바른 칼에 죽게 된다. 햄릿은 최후의 순간에 그 칼로 숙부를 죽인 후 숨을 거둔다.

 

● 감상 및 이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하나로, 1602년에 처음 공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햄릿의 고뇌와 비극적 결단, 그리고 죽음을 치밀한 심리 표현과 탁월한 시적 문체로 극화시킨 명작이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으로, 인용된 부분은 햄릿의 갈등이 절정을 이루는 부분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햄릿은, 자신이 처한 세계가 악행과 배신이 거침없이 저질러지는 곳임을 깨닫게 된다. 햄릿은 가혹한 고통을 겪으면서 자기 삶의 질서를 회복할 방법으로 자살까지 생각한다. 그러나 사후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죽음조차도 영원한 안식을 약속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회의한다.

'사느냐, 죽느냐 ……'라는 햄릿의 독백은 인간의 선악과 생사의 본질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며, 복수 행위를 과제로 삼고 있으면서도 수행해 내기 힘겨워하는 한 인간의 고뇌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절망과 고뇌는 부도덕한 세계에 맞서서 복수를 감행할 용기가 없는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성격적 결함으로 인한 비극적인 결말은 관객들에게 동정과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이때 관객들이 느끼는 정서적 반응을 '카타르시스(catharsis)'라고 하며, 비극은 이런 죽음에 대한 연민을 통해 인간의 참모습을 보도록 하는 극 양식이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독백은 우유부단한 성격의 '햄릿형 인간'이라는 고뇌하는 인간상을 창조하여, 중요한 문제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을 말할 때 인용된다.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 감동을 주는 이유는 '고뇌하는 존재'라는 인간의 보편적 측면을 적절히 형상화했을 뿐 아니라, 그만큼 현대인의 삶이 고뇌와 번민으로 가득한 것이기 때문이다.

 

● 정리하기

성격 및 갈래 → 희곡(비극 : 복수의 극, 성격비극, 사랑의 비극, 문제비극, 정치극)

인물 → 햄릿, 클로디어스, 거트루드, 오필리어, 길든스턴, 로즌크랜츠 등.

구성 → 5막 20장 (교과서 : 3막 제1장)

배경 → 12세기 경 덴마크 궁전(엘시노 성)

갈등 → 인물의 내면적 갈등

주제 → 인간의 탐욕과 사악함이 빚어내는 갈등과 비극성

                왕권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과 사악함이 빚어내는 갈등과 복수

특성

   1) 인생에 대한 성찰이 시적 대사로 이루어짐.

   2) 등장인물에 대한 성격 창조가 탁월함.

   3) 세계 희곡 문학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하며, <리어왕>, <멕베스>, <오셀로>와 함께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의 하나로, 봉건 왕조의 부패와 몰락의 징후를 묘사하고, 인간의 심리를 탐구한 성격비극의 대표적 작품임.

 

● 학습 활동

1.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독백을 다시 읽고,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햄릿의 독백에 담긴 고뇌의 내용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 이 대사는 햄릿이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번민하고 고뇌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의미가 보편화되면서 '과연 인생이란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문제이다.'라는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이 대사는 햄릿이 부왕의 죽음에 관해 숨겨진 진실을 확인하고도 복수를 단행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햄릿은 자신의 운명을 '참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은 것'에 비유하고, 이에 맞서 싸울 것인가 아니면 물러설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러한 고뇌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부왕의 원수를 갚지 못하고 구차하게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원수를 갚고 장렬하게 죽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햄릿은 부도덕한 세계에 맞서 복수를 감행할 용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죽음을 택하지도 못하고 망설인다. 햄릿의 독백은 인간 세계의 선악과 생사의 본질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 준다. 즉, 인간 세계는 정의보다는 오히려 불의가 지배하며, 인간은 이러한 부조리를 알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행동하기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햄릿의 고뇌는 그만의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직면하게 되는 보편적인 것이다. 햄릿의 독백은 이러한 인간의 보편성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오늘날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2) 햄릿의 독백은 시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을 희곡의 대사로 사용하는 이유를 말해 보자.

→ 희곡의 대사는 일상 생활에서의 대화가 아니라 의미가 분명히 전달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편집된 말이며, 청각적 인상이 귀에 남을 수 있도록 풍부한 미적 요소를 갖춘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희곡의 대사는 그런 점에서 시적 언어와 매우 유사하다. 간결하면서도 함축성과 상징성을 지니며, 관객들에게 인상깊게 전달될 수 있도록 잘 조직된 말이어야 한다.

희곡의 대사가 시적 언어와 유사해진 것은, 희곡이 다른 갈래에 비해 많은 제약성을 극복하는 것과 관련된다. 희곡은 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사건이 진행되며, 서술자가 없으므로 관객들은 인물의 행동과 대사에 의존하여 정보를 얻는다. 또한 희곡은 제한된 시, 공간 내에 사건의 전모를 드러내야 하므로, 뚜렷한 갈등을 제시하고, 사건을 긴밀하고 극적으로 구성해야만 한다. 그런 과정에서 대사도 조직적이고 짜임새 있는 표현이 필수적인 것이 된다. 희곡의 대사 가운데 독백이나 방백을 자주 사용하여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도 서술자가 존재하지 않는 희곡의 제약성과 관계가 깊다.

 

2. 다음은 이 작품에 이어지는 줄거리이다. 읽고, 아래 제시된 활동을 해 보자.

  (1) 햄릿이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말해 보자.

<길잡이> : 비극은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것으로,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비극에는 그 원인에 따라 '운명 비극, 성격 비극, 상황 비극'으로 나뉜다. '운명 비극'은 뛰어난 자질을 지닌 영웅이 비극적 운명으로 인하여 파멸을 겪는 이야기로 <오이디푸스왕>이 대표적이다. '성격 비극'은 주인공의 성격적 결함에 비극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햄릿>을 비롯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이에 속한다. <리어왕>은 오만한 성격, <오셀로>는 질투와 의심, <멕베스>는 부도덕한 야심, <햄릿>은 우유부단한 성격이 비극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황(사회) 비극'은 사회적 상황에 의해 개인이 패배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인형의 집><토막> 등이 이에 속한다.

<예시> 햄릿은 숙부를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 그 이유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죽음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도덕한 세계에 맞서 복수를 감행할 용기 없는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햄릿의 고뇌하는 인간형은 돈 키호테의 인간형(행동하는 인간형)과 대조되며, 오늘날에는 고뇌하는 지식인의 표상으로 여겨진다.

 

  (2) 이러한 비극을 감상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비극의 원리와 관련하여 말해 보자.

  (3)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감동을 준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

 

● 참고자료

▒ 셰익스피어(Shakespeare. William : 1564 - 1616)

영국의 시인, 극작가, 배우로 활약하다가 1590년경 '헨리 6세' 등으로 극작 활동을 시작하여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희극 <한 여름 밤의 꿈>, 역사극 <리처드 2세> 등 뛰어난 작품을 썼다. 1599년 무렵부터는 주로 비극을 쓰기 시작하여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멕베스>의 4대 비극을 내놓았다. 영국 문학사상 최고의 극작가로 손꼽힌다.

 

▒ <햄릿>의 내용적 근거(소재)

세익스피어는 극을 만들 때 특이하거나 진귀한 소재를 구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세익스피어는 당시 널리 알려져 있는 친숙한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 즉 그는 일반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역사, 사랑, 결혼, 삶과 죽음, 인간의 오만성, 인생과 연극, 인간의 겉과 속의 차이 등을 주제로 삼았다. <햄릿> 역시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부왕이 독살당하여 숙부에게 왕위와 어머니를 빼앗긴 주인공이 부왕의 망령을 통해 그 참혹하고 비극적인 진상을 알게 되고 결국 복수하는 이야기는 중세 이래 덴마크 사람들에게 구전되어 내려오고 있었다. 그와 같은 '햄릿 전설'을 처음으로 기록한 사람은 <덴마크 사>를 쓴 색소 그라마티스였다. 그의 기록을 보면,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동일하지 않지만 사건의 내용은 <햄릿>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전설에서는 햄릿이 복수를 실현하고 왕위에 오름으로써 행복하게 끝나는 데 반하여 세익스피어의 작품에서는 비극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16세기 중엽에는 독일의 시인 핸스 잭스가 '햄릿 전설'을 시로 써 이 이야기를 유럽 전체에 보급하였다. 1570년에는 프랑스의 빌포레스트가 불어로 산문본을 냈으며, 1598년에 그의 작품을 근거로 한 연극이 런던극장에서 상연되었다. 또한, 세익스피어는 선배이며, 경쟁자였던 토머스 키트의 스페인의 여왕의 사랑과 암살, 복수를 그린 <스페인 비극>이 상연되기도 했다. 그 극은 당시 런던 극장가에 유행의 한 패턴을 만들어내어 그것을 모방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세익스피어가 <햄릿>을 제작하면서 위의 여러 가지 상황들로부터 자극을 받았음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처럼 그는 이런 평범하고 잘 알려진 소재로 그만의 독창성과 천재성을 투입하여 지금까지 널리 읽혀지고 공감을 자아내는 예술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 햄릿의 성격에 대해

   * 콜리지 → 내성적 사색의 과잉이 행동의 지연을 초래한 인간형

   * 브래들리 → 일시적 우울증을 지닌 인물

   * 해즐리트 → 햄릿은 우리들이다.

   * 니체 → 진정한 지식, 끔찍한 진실에의 통찰, 이것이 햄릿과 디오니소스적 인간의 공통점이다.

   * 괴테 → 순수하고 고귀하고, 더할 나위 없이 덕성이 강한 인물이다.

 

오늘날까지도 햄릿의 성격을 얘기함에 있어서 가장 큰 논쟁의 표적이 되고 있는 부분은, 그가 복수할 절호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머뭇거리면서 과감히 해치우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점에 대해 햄릿은 너무나 사색적일 뿐 성격의 담대성이 없었다는 성격적 무능설을 내세우는 학자가 있는가 하면, 삶에 대한 비판의식이 너무나 예리해 행동이 미처 못 따랐다는 비관론을 주장하는 평론가가 있으며, 혹은 도탄에 빠진 덴마크를 우선 구해내야 되겠다는 구국 사명설, 햄릿은 복수를 부도덕이라고 치부하여 고민에 빠졌다는 양심설, 심지어는 숙부이지만 지금은 부왕이 되는 왕에 대한 시기심으로 말미암아 어명에 순종하고 싶지 않았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설 등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해석 중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햄릿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대해 굴복하지 않고 복수하려는 다짐을 함으로써 운명을 개척해나가려는 강력한 지성적인 힘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운명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굴복하지 않으려는 그의 강인한 정신은 실제 그가 처한 세계 속에서 그에게 갈등을 부여한다. 즉, 햄릿의 문제는 의지와 이성의 문제도 아니고, 너무나 철학적이거나 타고난 천성으로 해서 실행력을 결여한 인간의 정신적 문제도 아니고, 그것은 오히려 그의 상황의 문제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육체와 정신의 균형과 감정과 사고의 정묘한 균형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언행의 일치와, 감정의 격류와 폭풍과 회오리바람 속에서도 자제심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비록 그는 처음에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며 감정과 사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만, 그의 쓰라린 경험으로 인해서 그는 얼마나 쉽사리 행위가 행동 도중에 그 본래의 뜻을 상실하고 마는지를 깨닫고, 때로는 자신의 행동을 잃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인간적 성숙과 비극의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그러한 것이 곧 모든 인생의 유일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의 성격으로 초래되는 비극의 절정을 느끼게 된다.

<햄릿>의 분석을 토대로 말할 수 있는 햄릿의 성격은, 그가 총명하고 민감하며 또한 명상적이고 내성적이자 행동을 주저하는 반면에, 때로는 잔인하리만큼 공격적이고 냉소적인 또 하나의 측면이 엿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상치되고 모순된 점이 그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그의 인간적인 성격은 정형화되고 단면적인 인물의 특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측면의 인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독자와 관객에게 더욱 공감을 자아내며 그를 단지 비극의 주인공으로서가 아닌 '우리'로 느끼게 해주어 <햄릿> 속에서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해 준다.

 

▒ <햄릿> 세계의 특질

   첫째, 신비감이다. <햄릿>은 '비논리적 논리'의 세계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 원인인 작가가 여러 차례 개작을 거듭하던 끝에 동기가 모호해진 데서 찾을 수 있으며, 이 극이 엄밀한 의미에서의 인과적 논리를 결핍하고 있는 점이 이 극의 초점이라고 하려고 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햄릿> 안에는 많은 의문문들이 있는데, 이는 이 극의 특유한 좌절감을 돋보이게 하는 양상과 뉘앙스를 나타내는 구실을 한다. 또한 얼핏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의문문이 마침내는 그 장면을 넘어서서 햄릿의 불가사의한 세계를 향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햄릿의 세계는 수수께끼의 세계이다. 여러 비평가들이 지적했듯이 주인공 자신이 종종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며, 햄릿이 광기 속에서 내뱉는 말조차도 의미심장하며 그의 광증조차도 수수께기이다. 햄릿 세계의 신비감은 작품 속에 유기적으로 짜 넣어져 있으며, 그것은 분명히 이 극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하나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둘째, 실재와 분제성과 실재와 현성, 다시 말해 외관과 허구와의 관계이다. 이 극은 현상, 즉 '헛것'인 유령으로 시작된다. 이 유령은 어느 정도 실재적인 존재로서 여러 실재를 밝혀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이 유령은 진실을 밝혀주기도 하지만 악마이거나 헛것일지도 모른다는 난점을 남겨둔다. 또한 햄릿의 관점에서 보면 오필리어도 문제이다. 그녀는 순진함과 경건함의 실상같이 보이지만 동시에 여성의 하나이며, 흉계의 미끼이기도 한 것이다. 때문에 햄릿의 고통스러운 마음은 '수녀원으로 가라'라는 말로 표출된다.

  셋째, 치명감과 상실감이다. <햄릿>에서는 인간의 무력함과 인간 목적의 불안정함과 인간 실패의 양상인 운명에 대한 인간의 종속 등의 양식으로 전달된다. 햄릿은 인간이 타고난 단 한가지 특수한 약점 때문에 세상의 눈에 부패한 것으로 비쳐지는 수도 있음을 지적함으로써 치명성의 문제를 언급한다. 무력함의 문제와 밀접히 관련된 것으로는 고질적이고 숨겨진 병에 대한 강조이다. 한편, 치명감이라는 문제는 심한 '상실감'이라는 형태로 전달된다.

 

▒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은 그의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 연극으로서 불후의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 자신이 문학사상 드물 게 신화적 존재가 되어 버린 드문 경우에 속한다. 20세기의 부정적인 비평가들의 입장을 따른다 하더라도 극의 발생과 유래로 보아 조잡함이 가시지 못한 그 복수비극식 플롯에서 <햄릿>의 심리극적 일관성을 찾는다는 것은 위험하고 무의미한 작업이다. 그 대신 작가가 추구한 것으로 평가되는 점은 훨씬 더 다양하다. 주인공이 어버이왕을 몰래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숙부인 현왕을 대하는 데 있어 작가는 단순한 복수의 차원을 넘어선 보편적 드라마로 승격시켰고, 복수를 축으로 하되 상황 전체를 정서적 긴장으로 가득 메웠다.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성격 부여에서도 타고난 정신의 유연성을 시대적 회의정신과 결합시켜 사색과 행동 사이에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는 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거기에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대하는 인물에 따라 수시로 변신할 줄 아는 주인공의 '배우적' 능력까지 합쳐서 다른 어느 작품에서도 찾기 어려운 이 극만의 매력이 부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슴 쓰린 온갖 심뇌와 육체가 받는 오만 가지 고통"(제3독백), 즉 실존적 삶의 조건에 대한 작가의 비극적 통찰에서 우리는 이 작품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오셀로>를 흔히 질투의 극이라고 하지만, 이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용병대장인 무어인(북아프리카의 흑인) 장군 오셀로가 부하인 이아고의 간계에 넘어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한 베네치아 귀족 출신의 아내 데스데모나를 살해한다는 큰 줄거리에는 분명히 아내가 부하 캐시오와 정을 통했다고 믿는 데서 오는 질투의 감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주인공을 가슴 깊이 움직이는 힘이 인간적 · 도덕적 가치(사랑 · 신의 · 순결 등)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신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또한 작품 전체에 흐르는 고양된 낭만적 정서를 낳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의 극적 긴장이 주인공의 거의 무방비상태라 할 영혼의 순수함과 악의 동기가 복잡하고 모호한 이아고 사이의 대립에서 빚어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줄거리 : 베니스 공국의 원로 브라반쇼의 딸 데스데모나는 흑인 장군 오셀로를 사랑하게 되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때마침 투르크 함대가 사이프러스 섬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자, 오셀로는 이 섬의 수비를 위하여 처와 함께 사이프러스로 떠난다. 오셀로의 기수(旗手) 이아고는 갈망하던 부관의 자리를 캐시오에게 빼앗긴 데에 앙심을 품고 두 사람에게 복수할 것을 계획한다. 사이프러스에 도착한 날 밤, 이아고는 주벽이 있는 캐시오에게 일부러 술을 먹여 소동을 일으키게 하고, 오셀로에게 부관의 자리를 파면당하자 이번에는 데스데모나를 통하여 복직 운동을 하도록 권장한다. 그렇게 해 놓고 오셀로에게는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밀통하고 있다고 넌지시 비추고, 오셀로가 그녀에게 주었던 귀중한 손수건을 자기 처인 에밀이라에게 명하여 훔쳐내서 캐시오의 방에 떨어뜨려 놓아 가짜 증거를 만든다. 경솔하게도 그를 믿었던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침대 위에서 눌러 죽인다. 그런데 모든 것이 폭로되자 오셀로는 슬픔과 회한으로 자살하고 이아고는 가장 잔혹한 처형을 받는다.

<리어왕> 처럼 인간이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작품도 별로 없다. 주인공은 자기 왕국을 분배하면서 아무런 심사숙고 없이 악한 두 딸에게 나라를 양분해주고 선한 막내딸은 추방해 버린다. 이런 우화적 시작은 이 극을 매우 단순한 내용으로 착각하도록 오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앞으로 전개될 주인공 리어의 극심한 고통과 수난, 그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새로운 인간을 위한 작가의 사려 깊은 전략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 극이 지니는 정신적 무게를 알게 된다. 어리석은 판단이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 미쳐 버린 리어왕, 미친 인간으로 가장한 에드가, 미친 상태가 정상인 어릿광대 등의 광기만이 터득할 수 있는 삶의 숨겨진 진실, 현실(일상)의 눈을 빼앗김으로써 얻어지는 올바른 시력(비극적 비전)의 회복 등은 이 극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큰 가르침이다. 여기에도 '인간으로 태어난 것'의 숙명적 존재성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이 깔려 있다. 거의 절망적인 극의  결말을 포함해서 이 작품의 세계는 묵시록적 공포를 일으킨다. 이 극이 20세기 후반의 현대인에게 크게 호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줄거리 : 리어왕에게는 고네릴, 리건, 코델리아라는 3명의 딸이 있었는데, 리어왕이 너무 늙어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 주기로 결정하고 딸들이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물어본다. 고네릴과 리건은 그들의 사랑을 과장하여 표현하였으나 성실한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덤덤하게 대답하였다. 이에 노한 국왕은 코델리아를 추방하고 국토를 두 딸에게만 나누어 준다. 그러나 국토를 물려 받은 두 딸의 냉대를 참지 못한 리어왕은 충신 켄트와 어릿광대를 데리고 궁전을 나와 폭풍우가 몰아치는 황야를 헤매면서 불효한 두 딸을 저주하며 광란한다. 이윽고  리어왕은 왕도 한 인간에 불과하며, 인간은 한낱 동물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코델리아는 부왕의 참상을 전해 듣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진격하였으나 싸움에 지고, 아버지와 함께 포로가 되어 코델리아는 병사의 손에 교살된다. 리어왕은 죽은 딸의 시체를 안고 슬픔에 못 이겨 절명한다.

<멕베스>는 4대 비극 가운데 가장 짧은 작품이다. 군더더기 없는 탄탄한 짜임새와 전편에 일관되게 흐르는 긴장은 다른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특색이다. 용맹한 장군이자 야심가인 주인공이 아내의 사주를 받아 자기가 섬기는 왕을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한다는 이야기는 정치극 · 역사극의 틀에도 합당한 것이다. 초점을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에 맞추어 내면화시켜 놓은 점이 매우 다르다. 이 극에서 언제나 제기되는 문제는 멕베스와 같은 극악무도한 인간을 어떻게 비극의 주인공으로 삼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문제를 푸는 데 작가는 다음과 같은 배려를 해 놓고 있다. 첫째, 주인공 멕베스를 인간화시켰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가는 주인공을 야심과 욕망을 실천에 옮기는 능력에 못지 않게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 치열한 상상력의  소유자로 만들어놓았다. 이 공포와 파멸의 상상력은 그를 끔찍한 살인자(가해자)이자 동시에 자신에 의한 '피해자'이게 한다. 역설적으로 그는 왕을 시해하고자 했을 때 이미 운명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둘째, 이 극이 지닌 시의 특질이다. 간결하기 이를 데 없으나 고도로 응축된 시적 표현은 일체의 수사를 거부하면서 이 끔찍스런 영혼의 내면을 비춰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줄거리 : 스코틀랜드의 무장(武將) 멕베스는 마녀의 예언에 현혹되어 기승을 부리는 부인과 공모하여 자기의 거성(居城)을 방문한 국왕 던컨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다. 그리고 그 자손이 장차 왕자가 된다는 예언을 믿고, 친구 뱅코 부자의 암살을 계획하지만 그의 아들은 도망친다. 멕베스의 폭정을 저주하는 소리가 전국에 퍼지고 반란이 일어나자, 멕베스는 다시 마녀를 찾아가 예언해 줄 것을 요구한다. 마녀는 버넘의 숲이 그의 성을 공격하지 않는 한 안전하며, 여성으로부터 출생한 사람은 결코 그를  패망시킬 수 없다고 예언하였다. 그러나 던컨왕의 유아(遺兒) 맬컴을 추대한 맥더프가 인솔한 군대는 버넘 숲속의 나뭇가지를 베어들고 몸을 감추면서 멕베스의 성을 공격한다. 이때 부인이 미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낙망하던 멕베스는 최후의 용기를 내어 싸우지만 맥더프가 어머니의 배를 절개하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자 절망적인 심정이 되어 대결 끝에 맥더프에게 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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