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가(五倫歌)                       -주세붕-


         
                                                         
                                      <무릉속집>

 [ 현대어 풀이 ]

◆ 제1수

사람 사람들마다 이 말씀(삼강오륜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 제2수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입니다. / 이 덕을 갚으려 하니 하늘처럼 끝이 없습니다.

◆ 제3수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 제4수

남편이 밭을 갈러 간 곳에 밥을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 밥상을 들이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 친하고도 고마운 분이시니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 제5수

형님이 잡수신 젖을 내가 따라 먹습니다. / 아아, 우리 아우야 너는 어머님의 사랑이로다. / 형제간에 화목하지 못하면 남들이 개나 돼지라 할 것입니다.

◆ 제6수

노인은 부모님 같고, 어른은 형님 같으니 /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가. /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 이해와 감상 ]

창작 배경을 살펴보면, 주세붕이 황해도 관찰사(감사)로 재직할 때 백성들의 생활 풍속이 무지한 것을 보고 그들을 교화시키고자 지은 작품이다. 성리학적 이념을 바탕으로 그것을 백성들의 실생활에 적응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작품은 서사를 포함하여 모두 6수로 이루어진 연시조로 삼강오륜의 유교 사상을 노래로 표현한 교훈적이고 도덕적인 시조이다. 오륜의 다섯 덕목 중, 붕우유신(朋友有信)을 제외하고 대신 형제우애를 첨가하여 국문으로 쉽게 풀어 써서 노래 부르게 함으로써 일반 백성들을 교화하고자 지은 것이다.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는 삼강오륜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하여 앞으로 이어질 내용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이어서 둘째 수는 초장에서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을 노래하고 종장에서 부모의 은혜가 끝이 없음을 노래하여 훗날 정철의 '훈민가'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셋째 수는 군신 간의 관계를 하늘이 맺어 준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여기서 '종'은 '백성' 또는 '신하'를, '상전'은 '임금'을 가리키는 것이다. 종장에서는 신하가 임금에 대해 두 마음을 가지는 일이 없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넷째 수는 아내가 남편을 하늘처럼 공경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손님 대하듯 정성껏 대하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 이어 다섯째 수는 형제가 한 어머니 젖을 먹고, 또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장성한 만큼 서로 불화하면, 개나 돼지와 같으니 부디 형제간 우애하고 화목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여섯째 수는 아랫사람이 웃어른을 부모와 형같이 공손하게 모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오륜가'에 나타난 사회의식

이 시조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개인의 내면 의식이나 개인적 체험의 범주를 벗어나 대 사회적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관념적인 문제가 아닌 당면한 현실적 과제의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였고, 특히 상하 관계를 중시하여 아랫사람의 도리를 강조하는 봉건적 질서에 충실하고 있다. 이는 희박해져 가는 당시의 신분 질서를 회복하고 조선의 사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작가가 그의 문집에서 '해주에서 감사 생활을 할 때 백성의 생활 풍속이 무지한 것을 보고 이 노래를 지어 사람의 큰 윤리를 밝히고자 했다.'고 말한 데서 짐작할 수 있다.

◆ '오륜가'의 교훈성

이 작품은 백성 교화라는 목적 의식이 뚜렷한 교훈적이 노래이다. 화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윤리적 이념을 화자의 주위 사람들에게 확산시키고 있으므로 '자아의 세계화'라는 교술시의 특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교술시답게 직설적인 의도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작품 속에서 시적인 긴장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면서도 대구와 설의 및 비유에 의한 정서적 환기를 통해 문학적 표현을 갖추려 하고 있다. 주세붕 이외에 박인로, 김상용 등의 '오륜가'가 있으나 이것들은 모두 문학적인 맛은 거의 없고 단지 유교적인 교훈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 정리 ]

◆ 형식 및 성격 : 평시조, 연시조, 인륜가 (조선 전기 중종 때)

◆ 구성

-. 제1수 : 서사(삼강오륜을 배우는 이유)

-. 제2수 : 부자유친(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

-. 제3수 : 군신유의(임금에 대한 신하의 도리)

-. 제4수 : 부부유별(남편에 대한 아내의 도리)

-. 제5수 : 형제우애(형제간에 지켜야 할 도리)

-. 제6수 : 장유유서(웃어른에 대한 아랫사람의 도리)

◆ 표현

* 유교 이념의 전파를 목적으로 창작되어 설교조의 어조로 시상이 전개됨.

* 교훈적인 의도를 직설적으로 표현함.

* 비유와 대구, 설의적 표현을 사용함.

◆ 문학사적 의의 : 서사에 해당하는 <제1수>를 포함하여 모두 6수로 이루어진 연시조로, 일반 백성을 교화하기 위한 훈민 시조의 효시에 해당하는 목적 문학의 성격을 가짐.

◆ 주제 : 삼강오륜(三綱五倫)의 교훈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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