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너머 성궐롱 집에 ~                           -정철-



                                                         
                                         <송강가사>

 [ 현대어 풀이 ]

  • 고개 너머에 살고 있는 성 권농의 집에 술이 익었다는 말을 어제 듣고,
  • 누워 있는 소를 발로 착서 일으켜 등에 깔개를 얹어서 눌러 타고,
  • 아이야, 네 집 권농 어른 계시냐? 정 좌수가 왔다고 아뢰어라.

 [ 이해와 감상 ]

술과 벗을 좋아하는 작가의 풍류와 멋스러움이 토속적인 농촌의 정취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정좌수로 나타나는 시적 화자가 맛있는 술이 있다는 성 권농의 집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압축과 생략을 통해 경쾌하게 서술하고 있다. 전편을 통해 생동감이 넘쳐흐르며,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멋스럽게 구사하는 송강의 언어 능력이 유감 없이 발휘되어 있다. 중장에서 잠에 취해 한가로이 누워 있는 소를 억지로 발로 걷어차 깨워 일으킨다. 타는 것도 그냥 가만히 타는 것이 아니라 힘을 주어 질끈 눌러서 타고 걸음을 바삐 재촉하는 모습에서 시적 화자의 익살과 해학을 느낄 수 있다.

 

● '정철'과 '성혼'의 교유

정철과 성혼은 한 살 차이로 함께 술을 마시고 글을 지어 나누는 좋은 친구 사이었다. 어느 날 성혼이 정철에게 '말 업슨 청산이요 태 업슨 유수로다 / 갑 업슨 청풍이요 임자 업슨 명월이라. / 이 중에 병 업슨 이 몸이 분별 업시 늙으리라.'는 시조를 지어 주었다. 이 시조에 화답한 정철의 시조가 바로 '재너머 성궐롱 집에~'이다. 한편, 천하 명필 한호(한석봉)도 이들과 허물없이 잘 지내는 사이었는데, 이들의 시조를 들은 한호는 다음과 같은 시조를 남겼다. '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 아이야 박추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이렇듯 이들은 자연 속에서 밭 갈고 논 갈며 유유자적하는 가운데 전원 생활의 풍류를 즐기며, 그 흥겨움을 시조에 담아 노래하였다. 따라서, 이들의 시조에는 우리의 민족적 정서인 '멋'과 '풍류'가 잘 표현되어 있고, 소박하고 정겨운 농촌의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다.

 [ 정리 ]

◆ 형식 및 성격 : 평시조, 서정시

◆ 구성 :

-. 초장 : 친구인 성 권농의 집에 술이 익었다는 소식을 들음.

-. 중장 : 술벗을 찾아가는 기쁨과 성급한 마음(성 권농의 집으로 가는 과정 생략)

-. 종장 : 성 권농의 집에 도착하여 자신의 방문을 알림.

◆ 표현

* 풍류적, 전원적, 목가적인 한정가

* 생동감이 넘치고,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멋스럽게 구사함.

문학사적 의의 : 송강 정철이 유배 중에 근처에 살고 있는 성혼의 집에 방문하는 모습을 시조로 표현한 작품.  유배 중에 느낄 수 있는 복잡한 심정을 뒤로 하고 신이 나서 친구 집을 찹아가는 모습에서 풍류와 흥취를 느낄 수 있음.

◆ 주제 : 전원 생활의 멋과 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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