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암(立巖)                           -박인로-


         
                                                         
                                            <노계집>

 [ 현대어 풀이 ]

◆ 제1수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는 저 바위가 마치 무슨 뜻이라도 품고 있는 듯 보이는구나. / 가장 영특한 우리네 사람들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랫동안 바로 서기는 어렵거늘 / 만고의 오랜 세월 꼿꼿하게 선 그 모습이 변할 때가 없구나.

◆ 제2수

강가에 우뚝 서 있어 우러러보매 더욱 높구나. / 바람과 서리에도 불변하니 뚫을수록 더욱 굳세도다. / 사람도 이 바위 같으면 대장부라 할 것이로다.

◆ 제3수

꼿꼿이 우뚝 서 있으니 본받을 만하다마는 / 구름 깊은 골짜기에 서 있으니 아는 사람이 있어 찾아오랴. / 힘들여 산을 오르다 보면 아름다운 경치도 많으니라.

 [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작자의 문집인 <노계집> 권3에 '입암가 22장'이라는 제목의 연시조 중 첫 편 '입암' 3수이다. 제목의 행간 주를 보면 "이 때 여헌 선생(장현광)이 본 군의 북쪽에 있는 입암에 잠시 머물러 계셨다. 공(박인로)께서 일찍이 선생을 따라 노닐었는데, 여헌 선생을 대신하여 이 노래를 지으셨다."라고 되어 있다. 여헌의 연보에 따르면 "1637년 겨울, (병자호란의) 항복 소식을 듣고 입암촌에 들어가 살다."라 되어 있으므로, 이 노래는 이 때 지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정물인 바위에 인격을 부여하고, 경관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데 머무르지 않고 이를 다시 학문에 빗대어 노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정리 ]

◆ 형식 및 갈래 : 평시조, 연시조

구성

* 제1수 : 우뚝 솟은 바위의 불변함을 예찬함.

* 제2수 : 불변하는 바위와 같은 대장부의 출현을 기대함.

* 제3수 : 바위의 훌륭한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함.

특성

* 무정물인 바위에 감정이입을 하여 대상을 예찬하고,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함.

*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여 바위의 덕을 예찬함.

◆ 주제 : 입암의 곧고 우뚝한 모습의 예찬 및 그를 보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

문학사적 의의 : 바위의 절경을 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듯 훌륭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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