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회요(遣懷謠)                           -윤선도-


         
                                                         
                                               <고산유고>

 [ 현대어 풀이 ]

◆ 제1수

슬프나 즐거우나 옳다 하나 그르다 하나 / 내 몸의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로다. / 그 밖의 다른 일이야 생각하거나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 제2수

내가 하는 일이 잘못된 줄을 나라고 해서 모르겠는가? / 이 마음 어리석은 것도 모두가 임(임금)을 위한 탓이로구나. / 아무개가 아무리 헐뜯더라도 임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 제3수

경원성 진호루밖에 울며 흐르는 저 시냇물아 / 무엇을 하려고 밤낮으로 그칠 줄 모르고 흐르는가? / 임 향한 내 뜻을 따라 그칠 줄을 모르는구나.

◆ 제4수

산은 길게 길게, 물은 멀리 멀리 / 부모님 그리운 마음(뜻)은 많기도 많다. / 어디서 외기러기는 슬피 울며 가는가?

◆ 제5수

어버이 그리워할 줄은 처음부터 알았지마는 / 임금 향한 내 뜻도 하늘이 내신 것이니, /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그것이 불효인가 하노라.

 [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작가가 30세 되던 해인 1616년 광해군 때 권신(權臣)인 이이첨의 횡포를 탄핵하는 상소를 울렸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이다.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그의 강직한 삶의 자세와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절실히 드러나 있다. 이 시의 제목에 포함된 '견회(遣懷)'란 '시름을 쫓다' 또는 '마음을 달랜다'는 뜻이므로, '견회요'라는 제목은 '마음을 달래는 노래'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시조 5수 중, 제1수는 남이야 뭐라고 말하든 내가 할 일만 하면 된다는 고산의 가치관을 그대로 보여 준다. 제2수는 임금께서 충성심을 알아 주지 않는 데 대한 원망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고, 제3수는 밤낮으로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4수에서는 부모를 그리는 마음과 임금을 그리는 마음을 중첩시켜 나타내고 있어서, 고산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외기러기'의 울음은 임금에게 버림받은 결백한 신하의 심정이며 동시에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이기도 하다. 제5수에서는 군사부일체의 당위성을 들어 어버이 섬기는 효와 임금 섬기는 충이 같음을 강조함으로써 연군의 정을 드러내고 있다.

 

◆ '견회요'에 나타난 유교적 이념

젊은 선비로서 탄핵 상소에 이어 모함을 받았던 것으로 보면 윤선도가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겪어야 했던 울분과 좌절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드러나는 '망령되고 어리석은 일'이란 이이첨의 탄핵에 관련해서 윤선도가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화자의 소신과 굽힐 줄 모르는 의기는 '님 향한 뜻'에서 비롯한 것이며, 유배지에서의 길고 긴 날 동안 느꼈을 심회가 강산에 대한 주관적 인상과 외기러기의 이미지에서 절실하게 드러난다.

유교적 질서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충과 효는 하나의 보편적인 인식이며 이는 체제의 원리로 적용되며 인간의 기본적 심성으로 통용되었다. 유교적 이념상 효는 충에 우선한다. 제5수에서는 이러한 충에 대한 인식을 효로 일치시키고 있는데, 임금 향한 뜻을 하늘이 냈다는 전제를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부일체 인식은 체제의 원리이면서 시대의 보편적 인식이라 하겠다.

 

◆ 이 시조에 나타난 작가의 현실 인식

이 작품에는 창작 당시의 사회 현실과 그것을 인식하는 화자의 태도를 암시하는 시어가 등장하고 있다. 제1수의 '옳다 하나 외다 하나'는 시시비비를 따지는 정치 현실과 세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제2수의 '망녕된', '어리기도'에서는 권세를 휘두르는 지배 세력을 탄핵하는 자신의 행위가 기존의 가치 체계에 대한 도전인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도전 행위가 무모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식인으로서의 올바른 행동과 개혁 의지를 스스로 낮추어서 겸손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자신의 행위는 분명 임금을 위한 의로운 행위였음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한 전제로 활용하고 있다.

 [ 정리 ]

◆ 형식 및 성격 : 평시조, 연시조(전5수), 우국가, 충효가

◆ 구성

* 제1수 :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려는 소신과 강직한 의지

* 제2수 : 충성심을 알아주지 않는 데 대한 원망과 결백의 호소

* 제3수 :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에 대한 의지

* 제4수 : 부모(임금)에 대한 간절하고 애달픈 그리움

* 제5수 : 충과 효의 일치에 대한 깨달음과 연군의 의지 확인

◆ 표현

①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충과 효를 개별적으로 노래한 뒤에, 이를 다시 통합하는 전개방식을 취함.

② 감정이입(시내, 외기러기)을 통해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③ 반복과 대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함. 

④ 각 연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체 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으면서 통일성을 드러냄.

◆ 주제 : 연군과 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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