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에 기약을 두고 ~                           -정구-


        강호(江湖)에 기약(期約)을 두고 십 년을 분주(奔走)하니

        그 모른 백구(白鷗)는 더디 온다 하려니와

        성은(聖恩)이 지중(至重)하시매 갚고 가려 하노라

 [ 현대어 풀이 ]

  • 자연에 묻혀 지내겠다는 약속을 하고도 십 년을 바쁘게 일(벼슬)만 하고 살고 있으니
  • 내 뜻을 모르는 흰 갈매기는 더디 온다고 탓하겠지만
  • 임금님에 대한 은혜가 지극히 무거우니 그것을 갚고 가려 하노라.

 [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강호로 돌아가 자연을 즐기며 음풍농월(吟風弄月)하고 싶지만 관리의 입장으로서 임금의 은혜를 받은 이상 그 은혜에 보답하고 가겠다는 정서를 담고 있다. 이러한 정서는 조선조 사대부들의 '선공후사(先公後私)'나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두 가지 삶의 지향점 속에서 내면적 갈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삶의 목표를 이루고 결국에는 조화와 균형의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초장-중장-종장의 내용이 마치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순서로 이어진 듯 구성된 작품으로, 대유법과 의인법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백구'는 고전시가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이 작품에서도 의인법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과 동시에 자연물과의 친근함을 보여주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 정리 ]

◆ 형식 및 갈래 : 고시조, 평시조, 단시조, 강호한정가

특성

* 의인화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정서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고 있다.

* 과거-현재-미래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 주제 : 성은의 지중함과 강호에 대한 지향

문학사적 의의 :

정구(1543~1620) : 조선 중기의 문신, 유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이다. 선조와 광해군 때의 성리학자, 작가, 서예가이고 의학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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