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령 노픈 봉을 ~                                          -이항복-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

 [현대어 풀이]

  • 철령 높은 고개 봉우리에 잠시 쉬었다가 넘어가는 저 구름아!
  • (임금의 버림을 받고 떠나는) 외로운 신하의 원통한 눈물을 비로 만들어 띄워 보내
  • 임금이 계시는 깊고 깊은 궁궐에 뿌려 보면 어떠하겠는가?

 [창작 배경]

광해군이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서 선조의 적자(嫡子)인 영창대군을 죽이고, 그의 어머니인 인목대비를 폐위시키려는 계략을 세우고 있었다. 작자는 이것을 반대하여 함경도 북청으로 귀양가는 도중에 철령 고개를 넘으면서 이 시조를 읊었다.<계축화옥>

 [이해와 감상]

장의 '철령 노픈 봉'은 작자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며, '구름'은 귀양가는 자신의 처지를 표현하면서, 작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쉬어넘는'이라는 것은 귀양가는 작자의 무거운 발걸음을 표현한 것이다. 중,종장은 자신의 억울함을 임금이 계신 궁궐에 눈물의 비로 뿌리면, 자신의 심정을 임금께서 조금이나마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노래한 것이다.

후일에 이 시조가 널리 불려지게 되고, 어느날 궁인에게서 이 시조의 내력을 듣게 된 광해군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작자가 남겨 놓은 많은 일화들이 말하여 주듯이, 그는 학문을 좋아하고 벗을 좋아했으며, 인간관계가 지극히 원만한 인물이었다. 그 때문에 오히려 정치 바람을 타기도 했던 것이다. 정 철의 죄를 감싸 주다가 파직된 일이 있었고, 성 혼을 정인홍의 모함에서 변호하다가 벼슬자리를 물러나야 했으며, 광해군 때는 불운의 왕자 영창대군을 구하기에 힘썼고, 폐모론에 극력 반대하다가 결국 북청 땅까지 귀양을 가게 되었다. 어지럽고 어두운 세상에서도 옳고 바르고 밝게 살아가려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염두에 두고 이 시조를 음미하면, 더욱 느껴지는 점이 많을 것이다.

    *철령 → 강원도 회양군과 함경남도 안변군 경계에 있는 높은 고개. 이 고개를 넘어 함경북도
                             북청으로 귀양을 갔다.
       *고신원루 → 외로운 신하(임금에게 버림을 받은 신하)의 원통한 눈물
       *비 사마 → 비 삼아.  비를 만들어
       *구중심처 → 대궐의 대문이 9겹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대궐을 구중이라고 한다.

 [정 리]

▶ 성격 : 평시조, 단시조, 연군가

▶ 표현

① 구름의 이동성을 매개로 하여 화자와 임금을 이어 줌.

② 화자의 고단하고 어려운 처지와 심정을 구름에 투영함.

▶ 주제 : 임금(광해군)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과 유배의 정한(情恨)과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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