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에 밤이 드니 ~                                -월산대군-

         

                                 

          <청구, 해동, 가곡원류>           

 [현대어 풀이]

  • 가을철 강물에 밤이 깊어가면서 물결이 차구나
  • 낚싯대를 드리우니 물고기가 물지도 않는구나
  • (고기는 못잡았어도) 사심(邪心)없는 달빛만을 빈배에 가득 싣고 돌아오노라.

 [창작 배경]

월산대군은 세조의 아들인 추존왕 덕종의 맏아들이며, 성종의 형이다. 일찍이 아버지를 잃은 그는 할아버지인 세조의 총애를 받으면서 궁정에서 자랐다. 예종이 승하한 후, 당시 최고의 권신인 한명회의 주선에 의해 막내였던 성종이 즉위하게 된다. 당시 왕위 계승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월산대군은 현실을 떠나 자연 속에 은둔하여 조용히 여생을 보내야만 했다. 이후 그는 경치 좋은 양화도 북쪽 언덕에 위치한 망원정을 지어 서적을 쌓아두고 시문을 읊으면서 풍류적인 생활을 계속하였다. 그의 시에 나타나는 유유자적한 삶의 태도는 권력에 대한 집착과 아집을 버린 한 왕족의 진솔한 내면을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작품도 정치와 물욕을 버리고 자연의 생활을 즐기면서 읊은 시조이다.

 [이해와 감상]

초장은 가을 달밤 강의 모습을 서경적으로 묘사하면서 배경을 제시한다. 중장에서는 그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낚시를 즐기는 유유자적한 한가로움이 나타난다. 그리고 종장에서는 고기 대신 달빛만 빈 배에 싣고 돌아오는 자연인의 넉넉한 서정을 표현했다. 낚시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어도 가을 경관에 도취되어 여유있게 자연을 즐기는 화자의 모습이 연상된다. '빈 배'는 화자의 욕심없는 심정을 대변하는 자연물에 해당한다.

 [정리]

◆ 성격 : 평시조, 강호한정가, 전원가 

◆ 표현

① 유사한 통사구조(-니, -매라)와 각운의 반복에 의한 운율 형성

② 초장가 중장이 대구를 이루어 리듬감을 심화시키며, 쓸쓸함을 자아내는 시어들을 배치하여 화자의 정서를 잘 드러냄.

◆ 주제 : 쓸쓸한 가을 달밤의 풍류와 정취 및 세속에 대한 초월과 무욕

◆ 화자의 태도 : 가을 밤의 쓸쓸하고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연인의 무위(無爲 : 일부러 일을 만들지 않음)의 자세가 잘 드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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