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슬을 저마다 하면 ~                                  -김창업-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할 이 뉘 있으며

        의원이 병고치면 북망산이 저러하랴.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내 뜻대로 하리라.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

 [현대어 풀이]

  • 모든 사람이 다 벼슬을 하면 농부할 사람이 누가 있으며,
  • 의원이 어떤 병이든 다 고치면 북망산에 무덤이 저렇게 많겠는가?
  • 아이야, 어서 잔 가득 술이나 부어라, 내 뜻대로 살아가리라.

 [이해와 감상]

사람마다 입신 출세를 해서 벼슬길로만 나선다면, 나라의 중요한 농사는 누가 지을 것이며, 의원이 병을 고치는 데도 죽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하는 깊은 속뜻의 질문을 통해 사람들을 일깨우고 있다.  즉, 벼슬길에 나아가는 사람이 있으면, 또 한편으로 농사일에 매달릴 사람도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의원이 얼마만큼의 병을 치료할 수는 있을지라도 사람이 죽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작자는, 벼슬하는 길이 많아도 자신의 뜻대로 농사를 짓고, 늙어서 병들어도 그대로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겠다는 다짐(내 뜻대로)을 종장에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명문 가정의 법도에 얽매인 생활을 박차고, "내 뜻대로" 자유로이 살아보려는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엄격하기 그지 없었던  봉건 사회에서….

작자는 훌륭한 가문 출신이면서도 좋은 벼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사양하였고, 오직 자연을 즐기며 살겠다는 마음으로 지내면서 이 노래를 읊었다.

 [정리]

성격 : 평시조

◆ 주제 :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삶

지은이 : 김창업(1658~1721) → 숙종 때의 문인으로 호는 '노가재'이다. 아버지 수항과 맏형 창집이 모두 영의정을 지낸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동교에 노가재를 짓고 전원생활을 즐겼다. 초야에 묻혀 살다가, 정종 때 귀양살이를 하다 생애를 마쳤다. 그는 도학(道學), 문장을 비롯해 산수화, 인물화에도 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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