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밭 갈아 기음 매고 ~

    논 밭 갈아 기음 매고 뵈잠방이 다임 쳐 신들메고,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버려 두러매고 무림 산중 들어가서 삭다리 마른 섶을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집팡이 바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 도슭 부시고 곰방대를 톡톡 덜어 닙담배 퓌여 물고 코노래 조오다가,

    석양이 재 넘어갈 제 어깨를 추이르며 긴 소래 저른 소래 하며 어이 갈고 하더라.

 [현대어 풀이]

  • 논밭을 갈아 김을 매고, 베잠방이에 대님을 쳐서 신을 신고,
  • 낫을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를 갈아 어깨에 둘러매고, 숲이 우거진 산중에 들어가서 삭정이와 마른 섶(땔나무)을 베거나 자르거니 해서 지게에 짊어 지팡이로 받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입담배를 피워 물고 콧노래를 부르며 졸다가,
  • 석양이 고개를 넘어갈 때 어깨를 추스르며 긴 소리 짧은 소리를 하며 어이 갈까 하더라.

 [이해와 감상]

농사꾼의 일상사를 그대로 그려낸 작품이다. 자연 및 농촌을 제재로 한 조선 전기 사대부의 관념적인 시조와는 달리, 이 작품은 힘들고 고된 일을 하면서도 소리로 흥을 돋우는 농부의 모습에서 우리 민족의 낙천적이고 풍류적인 성정을 드러내고 있다. 구체적인 생활 현실을 소재로 삼는 사설시조의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정 리]

◆ 성격 : 사설시조, 한정가

◆ 표현

① 순우리말과 일상적인 어휘를 많이 사용하여 농민의 정서가 잘 살아 있으며, 농사일을 하는 하루 동안의 과정이 잘 요약되어 있음.

② 일반 평시조와는 다르게 중장과 종장이 길어졌고, 특히 중장이 판소리의 사설이나 민요와 비슷한 구조로 길게 제시되고 있음.

③ 열거법

◆ 주제 : 힘든 농사일 속에서 누리는 여유로움과 흥겨움

◆ 문학사적 의의 : 주로 양반이 향유층이었던 조선 전기의 평시조와는 달리 하층민이 자신의 삶을 노래하며 그 속에서 여유와 흥겨움을 찾고 있음. 형식적으로 평시조와는 다르게 길어진 부분이 있어 오히려 흥겨움과 운율감을 보다 심층적으로 보여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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