믈 아래 그림자 지니 ~


      믈 아래 그림자 지니 다리 우에 중이 간다.

      저 중아 게 있거라 너 가는 데 물어 보자.

      막대로 흰 구름 가라치고 돌아 아니 보고 가노매라.

      <청구영언, 대동풍아>     

 [현대어 풀이]

  • 물 아래로 그림자가 생기더니 다리 위로 중이 지나가는구나.
  • 저 스님아, 거기 서 있으시오. 당신 가는 곳을 물어 봅시다.
  • 그러자 스님이 지팡이로 흰 구름을 가리킬 뿐, 돌아서 보지도 않고 가는구나.

 [이해와 감상]

초장에서는, 흐르는 강물 주변의 산과 골짜기가 물에 비친 풍경을 묘사한 것으로, 작자의 섬세한 시각적 이미지가 잘 나타나고 있다.

중장에서, 강물이 흐르는 다리 위로 지나는 스님에게 그 여정을 물어본다는 것은, 산과 강물을 바라보며 마음이 넉넉해진 작자가 인정어린 인사를 건네며 질문을 한 것이다.

종장에서, '흰 구름'을 가리킨 스님의 모습은 무한한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 흰구름처럼 떠도는 초연한 여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늘에 둥실 떠 있는 흰구름과도 같이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정처없이 떠돌아다닌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그래서 선사(禪師)를 가리켜 '운수(雲水)'라고 부르는 것이다.

부처님의 길을 발 깨달은 원효대사가 스스로를 비승비속(非僧非俗)이라 일컬으면서 자유인의 극치를 살았던 것과 운수행각(雲水行脚)에 무슨 관련이 있었을까? 우주의 진리가 자연 속에 있다면, 자연 속을 헤맨 그 생활은 진여(眞如)의 세계를 편답한 것이 아닐까?

 [정리]

◆ 성격 : 평시조

주제 : 무한한 진리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과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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