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成造) 푸리                               - 손진태 정리-

        과약기언(果若其言)으로 그 달부터 잉태(孕胎) 잇셔

        한두 달에 이실 맷고,삼사삭에 인형(人形) 생겨,

        다섯 달 반짐 싯고, 육삭에 육부(六腑) 생겨

        칠삭에 골육(骨肉) 맷고, 팔구삭에 남녀 분별,

        삼만팔천사혈공(三萬八千四血孔)과 사지수족골격(四肢手足骨격)이며

        지혜총명 마련하고, 십삭을 배살하야,

        지양이 나려 왓셔 부인의 품은 아히,

        세상에 인도할 제, 명덕왕(命德王)은 명(命)을 주고,

        복덕왕(福德王)은 복을 주고, 분접왕(分接王)은 가래 들고

        금탄왕은 열ㅅ대 들고, 부인을 침노하니,

        부인이 혼미중에 금광문(金光門) 고이 열어, 아기를 탄생하니,

        딸이라도 방가운데, 옥(玉) 가튼 귀동자라.

        부인이 정신 차려, 침금(枕衾)에 의지하고 아기 모양 살펴보니

        얼굴은 관옥(冠玉) 갓고, 풍채는 두목지(杜牧之)라.

[현대어 풀이]

과연 그 말대로 그 달부터 아기를 가졌으니 / 1,2개월에 이슬이 맺고, 3,4개월에 사람의 모습이 생겨 / 5개월 되니 절반의 짐(5개월된 태아)을 싣고, 6개월째는 몸 안에 여섯 가지 기관이 생겨 / 7개월엔 뼈와 살이 돋아 오르고, 8,9개월엔 남녀의 분별이 생긴다.

3만 8천 개의 혈관과 총 4개의 손발의 골격이며 / 지혜와 총명함이 마련되고, 10개월을 배가 아픈 병으로 지내야 / 조상신이 내려와서 부인이 품은 아이를 / 세상에 인도할 때, 명덕왕은 목숨을 주고 / 복덕왕은 복을 주고, 분접왕은 다리를 들고 / 금탄왕은 열쇠를 들고 부인을 침노하니 / 부인의 정신이 흐려지는 가운데에 금광문을 고이 열어서, 아기를 탄생시키니 / 딸이라도 반가운데 옥과 같은 귀동자이니라

부인이 정신을 차려서 침구에 몸을 의지해서 아기의 모습을 살펴보니 / 얼굴은 옥처럼 예쁘고, 몸에 드러나는 겉모습은 당나라 시인 '두목'과 같구나.

[이해와 감상]

이 작품가정을 지키는 성조신(成造神)의 내력을 풀이해서 이야기한 서사무가이다.  인용한 부분은 치성(致誠), 태몽(胎夢), 해몽(解夢), 출생(出生) 순으로 구성된 작품의 마지막 부분인 '출생' 이야기다.

이 무가(巫歌)는 전체적으로 신의 출생 과정을 묘사하고 있는 내용의 웅장한 규모에 따라 소재와 표현도 다양하다. 잘 짜여진 구성은 문학성이 돋보이기까지 하며, 무속신앙의 깊이가 우주관을 통하여 신비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은 열거법, 직유법, 미화법의 표현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성조푸리>에서 '푸리(풀이)'는 신의 내력을 하나하나 풀어 이야기로 전개한다는 뜻이다. <성조푸리>는 조선시대의 잡가. 성조풀이라고도 한다. 작자·연대는 미상이며 집터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성주신(혹은 成造神)과 성주부인(혹은 成造夫人)에게 성줏제를 지낼 때, 무당이나 판수가 굿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로 무속 서사시 또는 무속 신화로 일컬어지는 이 작품은 무속의 신 성조의 일생담을 줄거리로 한다.  성조가 천상 세계의 천궁 대왕과 옥진 부인의 기자 정성으로 태어나서 시련을 겪고, 집 짓는 법을 마련, 성조신이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성조신은 집안의 평안을 관장하는 주재신(主宰神)이며, 가장(家長)의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다. '성조 푸리'는 재수굿이나 안택굿을 할 때 무당이 이를 구연한다.

[요점정리]

성격 및 갈래 : 서사무가, 무속 서사시

표현

* 3,4조의 4음보의 율격

* 다채로운 사설로 신의 내력을 화려하게 풀어 갔고, 노래로 부르기에 적절한 가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문투의 상투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 구연(口演)을 위한 운문체

구성 : ‘출생→시련→공훈의 성취→신(神)으로의 좌정’으로 이어지는데 영웅의 일대기의 전형적 모습

주제 : 성조신(成造神) 탄생의 비범함과 신비성

출전 : 동래 지방에서 채록(손진태)해서 <조선 신가 유편>에 수록됨.

[참고사항]

◆ '성조푸리'의 전체 줄거리

서천국(西天國) 천궁 대왕(天宮大王)과 옥진 부인은 나이 40이 가깝도록 혈육이 없어 불전(佛前)에 기자치성을 드리고 태몽을 얻은 후에 잉태한다. 옥진 부인은 10삭(朔)이 찬 후에 옥동자를 낳아 이름을 성조(成造)라고 짓는다. 성조는 15세가 되어 옥황께 상소하여 솔씨 서 말 닷 되 7홉 5작을 받아 지하궁 공산(空山)에 심는다.

성조가 18세가 되었을 때 결혼하나, 아내인 계화시(桂花氏)를 박대하고 주색에 빠져 나랏일을 돌보지 않는다. 대왕이 성조를 황토섬에 귀양보내니, 고생이 막심하여 성조가 그 곤경을 혈서로 써 보내자 대왕이 귀양을 푼다. 성조는 귀양에서 돌아와 부인과 정회를 풀고 5남 5녀를 낳아 키운다. 성조가 나이 70에 열 자식을 데리고 자신이 심은 나무들을 돌아본 뒤, 온갖 연장을 마련해 재목을 베어 국궁(國宮), 관사(官舍) 및 백성의 집을 짓는다. 집짓기를 마친 성조는 입주 성조신이 되고, 부인은 몸주 성조신이 되며, 아들 다섯은 오토 지신(五土地神)이, 딸 다섯은 오방 부인(五方夫人)이 되었다.

 

◆ 성조 푸리'와 '성주 풀이'

'성주 풀이'는 경기 지역의 서사 무가이며, 그 내용은 <천사광 씨와 지탈 부인 사이에 태어난 황우양 씨는 천하궁의 성주를 이루려고 집을 비우는데,그 사이에 소진랑이 나타나 부인을 잡아간다.그는 돌아와 소진랑으로부터 부인을 되찾는다.마침내 황우양 씨는 성주가 되고 부인은 집안의 지신이 된다.>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훌륭한 집을 짓고 가정의 난관을 극복하여 성주신이 된다는 점에서는 '성조푸리'와 유사하지만,일대기적 구조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르다.

 

◆ 무가의 문학적 특성

① 무가는 신성성이 전제된 문학이다.

② 무가는 상상적인 신비의 세계를 담고 있다.

③ 무가는 인간의 존재 문제를 다룬 문학이다.

④ 무가는 말로 구연되면서 말로 전승되는 구비문학이다.

⑤ 무가는 무당이라는 특수한 계층에 의해 전승된다.

⑥ 무가는 보통 4·4조의 율격을 기본으로 묘사에 치중하며, 종교적 문학이다.

green37_up.gif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