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하는 노래                                  - 이필균-


 

* 분골쇄신 :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지도록

* 군면 : 국민

* 깁흔 잠 : 고루하고 폐쇄적인 봉건의식에 빠져 있는 상태(작가의 비판의식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

* 서세동점 : 서구 열강의 동양 침략

* 팔괘국긔 : 태극기

* 횡행 : 거리낌 없이 나아감

* 사롱공샹 진략하야 사람마다 자유하세 : 온갖 산업에 힘을 다하여 국민 각자가 자신의 생업을 가져야 할 것임을

                  주장한 것이다.

* 남녀 업시 입학하야 세계 학식 배화 보자 : 신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

* 팔괘 국기 놉히 달아 륙대쥬에 횡행하세 : 세계를 향한 힘찬 도약으로, 세계의 강대국이 되자는 의지를 표현한 구절로, 국력 신장을 통한 국제적 지위 향상을 강조함.

 

 [ 현대어 풀이 ]

  • 아시아의 대조선이 자주 독립할 것이 분명하구나.
  • <합가> 애야에야 애국하세 나라 위해 죽어 보세.

  • 분골하고 쇄신하도록 충군하고 애국하세.             
  • <합가> 우리 정부 높여주고 우리 군면 도와주세.

  • 깊은 잠을 어서 깨어 부국강병 진보하세.              
  • <합가> 남의 천대받게 되니 후회막급 없이 하세.

  • 합심하고 일심되어 서세동점 막아보세.
  •  <합가> 사농공상 진력하여 사람마다 자유하세.

  • 남녀 없이 입학하여 세계 학식 배워 보자.
  • <합가> 교육해야 개화되고, 개화해야 사람되네.

  • 태극기 높아 달아 육대주에 횡행하세.
  • <합가> 산이 높고 물이 깊게 우리 마음 맹세하세.

 [ 감상 및 해설 ]

'애국하는 노래'는 학부주사(學部主事)라는 사실만 알려진 이필균이, 1896년 <독립신문> 1권 15호에 투고한 일종의 애국 가사로, 개화가사의 일반적 특질인 4 · 4조의 전통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개화기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는 대내적으로 반봉건(개화, 계몽), 대외적으로는 반외세(애국)였다. 이 노래에는 개화 의식을 고취하는 것 이외에도 외세의 침략을 경계하는 내용까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잠을 깨자, 서세동점을 막자, 자유하자, 세계 학식 배워 보자, 개화하자, 육대주에 횡행하자' 등의 시어는 생경감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로 개화기의 형편과 소망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 노래의 특징은 각 절마다 '합가'라는 후렴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한 사람이 선창하면 여러 사람이 합창으로 후창을 하는 형식으로 만들어, 노래로 불리울 것을 전제로 하였다. 이것은 민요의 가창 방식 중 앞소리와 뒷소리가 있는 선후창 또는 교환창을 본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핵심 정리 ]

■ 갈래 : 개화가사, 애국가사, 목적문학, 계몽문학

■ 성격 : 계몽적, 교훈적, 설득적, 교술적

■ 주제 : 개화를 통한 애국

■ 표현

1) 4 · 4조의 4음보,  분연체 형식

2) 개화 계몽을 주장하는 설득적인 목소리

3) 청유법과 열거법 →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은 단정적 어조로(~다, ~네), 나머지 부분은 청유형 어미를 사용(~세)하여 계몽적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예술적 정서의 형상화보다 문학의 계몽적, 교훈적 성격이 중시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표현임.

4) 각 절마다 '합가'라는 후렴구 형식을 취함(민요의 선후창 형식을 본받음).

* 선후창이란 여럿이 노래를 부를 때, 한 사람이 앞 구절을 부르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뒤 구절을 부르는 방법이다. 여기서는 선창자가 앞 구절에서 주장하는 바를 제시하면, 후 구절에서는 나머지 사람들이 함께 그 내용을 구체화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개화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합가 부분을 통해 대중의 동의와 결단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 구성

1연 - 자주 독립 국가의 역설

2연 - 충군애국(忠君愛國)의 정신

3연 - 개화를 통한 부국 강병의 필요성

4연 - 대동단결에 의한 서구 열강의 무력 침략 견제

5연 - 신교육을 통한 문명 개화

6연 - 자주 독립과 국위 선양의 다짐

■ 출전 : <독립신문>(1896. 5. 9.)

 [ 학습활동 ]

1. 이 노래의 내용과 관련하여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노래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는 당대의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말해 보자.

  ⇒ 이 노래에는 부국 강병을 이루고, 서구 제국의 동양 침략을 막아내며, 교육을 통해 개화하고, 독립 국가를 이룰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 노래에 담겨진 내용을 통해 볼 때 외세의 침략에 맞서 주권을 수호하고, 근대적인 국가의 개화한 국민이 됨으로써 부강한 근대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자고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제목과 연관지어 말해 보자.

  ⇒ 개화를 하여 부국강병을 이루고, 외세의 침략을 막아내며, 교육을 통해 개화를 이루자는 것이 이 시의 주요 내용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한다.

 

2. 이 노래의 형식적 특징과 관련하여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이 작품은 노래하기 유형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가창(歌唱)되었는지 알아보자.

  ⇒ 이 노래의 특징은 '합가' 부분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가창을 전제로 하고 있는 이 노래는 한 사람이 선창(先唱)을 하면 여러 명이 합창으로 후창(後唱)을 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2) 이 노래의 형식을 조선 시대의 시조나 가사와 비교하여 어떤 점에서 다른지 말해 보자.

  ⇒ 이 노래는 시조에 비해 길며, 가사에 비해 짧다. 그리고 시조나 가사는 음절의 수가 일정하여 노래를 부르면서 지루하지 않게 하면서 일종의 '멋'을 갖고 있고, 이 노래는 4음절을 규칙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3. 이 노래는 계몽적 · 교훈적 의도를 담은 노래로 '~하세'와 같은 청유형 종결 어미로 끝맺고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전통적인 문학의 갈래 중, 이 노래와 같이 계몽적 · 교훈적 의도를 담은 노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그리고 이러한 노래가 나타나게 된 시대적 배경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 조선 전기의 악장 문학은 흔히 교술 갈래로 분류되는 바, 이 노래들은 주로 교훈적 의도를 담고 있다. <용비어천가>가 대표적인 악장 작품인데, 여기에는 조선 건국의 정당성과 함께 임금이 갖추어야 할 통치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그밖의 다른 악장 문학도 새로운 도읍의 탄생을 찬양하거나 임금의 덕을 예찬하는 경향을 보여 주고 있어, 계몽적 · 교훈적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2) 오늘날에도 존재하고 있는 이러한 유형의 노래로 학교 교가, 회사 사가(社歌), 단체의 단가 등을 들 수 있다. 학교의 교가와 이 노래를 비교하여 보고,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설명해 보자.

  ⇒ 교가를 조사하여 가사를 적게 하고, 그 내용과 형식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게 한다.

 [ 참고자료 ]

■ 개화기 시가 형성의 시대적 배경

한국 근대 문학의 출발을 1894년 김홍집 등 개화파에 의하여 단행된 갑오개혁 전후기에 두고 있음은 이제가지의 통념이다. 이에 대한 이설로 조선후기의 영 · 정조까지 소급하려는 기도가 있었으나, 이것이 정설로 확립된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 적어도 이런 문제 제기가 객관적 타당성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그 확실한 논거로서 작품이 밑받침돼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근대화 운동'이란 자체의 전통에 대한 비판과 자각에서도 형성되지만, 그보다 외래적 영향을 받아 이루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중국과 일본을 매개로 유입되기 시작한 서구 문화는 세찬 저항을 받아 전통 사상과의 심한 갈등을 보였다. 아직도 '새로움'의 수용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던 시대성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간에 한말기에 이르러 문호를 개방하고 물밀 듯 밀려온 서구 문화나 사상은 그 이전까지의 생활 습속과 사고 방식까지 바꿔 놓았다. 이 시기는 1890년대에 해당되며, 문학적 차원에서도 근대화 과정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이전의 기독교 사상의 전래와 신교육 기관의 설립 및 신문 · 잡지의 간행 등 근대적 전초기를 밟지 않은 것은 아니나, 문학적으로 그 바탕을 형성한 것은 자주 독립과 애국 사상을 고취하고 근대 문명을 예찬한 애국 · 독립기와 개화 가사 및 창가 등과도 같은 개화기 시가에서도 가능했다.

갑오개혁을 전후한 근대 초기는 전통 사상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움'의 문학이 대두되기 이전에는 본격적인 문예 사조는 확립되지 못했다. 서구 문화나 사상조차도 간접적으로 중국과 일본을 매개로 수용되었으나 그들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채로 겉돌고 있었다.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구사상과 제도를 무조건 배척해야만 했던 시기로, 어떤 외래 문화나 사상을 구현할 기반도 갖추지 못하였다. '새로움'에 대한 강렬한 의욕과 함께 전통 사상을 배제하고 서구 문화나 사상을 수용해야만 했다.

개화기 시가는 그 장르적인 면에서도 본격적인 새로운 형태의 문학이 확립됐다기보다는 과도적 현상으로서 애국 · 독립가와 개화 가사와 창가와 신체시만이 시도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시가들은 개항기 이래 유입된 서구 문화나 사상을 바탕으로 문명 개화를 주제로 했거나, 아니면 외세에 대한 강렬한 저항 의식을 고취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개화기 시가는 한국 근대시의 출발을 의미하는 초기 현상으로 전통 사상과 외래 사상의 심한 갈등적 상황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으로, 기독교 및 해외 문학의 유입과 신문 · 잡지의 발행, 신교육 기관의 설립 등 전환기의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김학동, '한국 개화기의 시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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