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망매가(祭亡妹歌)                  - 월명사 -

       生死路隱
      此矣有阿米次兮伊遺
      吳隱去內如辭叱都
      毛如云遺去內尼叱古
      於內秋察早隱風未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
      一等隱 枝良出古
      去奴隱處毛冬乎丁
      阿也彌陀刹良逢乎吾
      道修良待是古如

  

                                      -<삼국유사>-

 [ 현대어 풀이 ]

삶과 죽음의 길은  /  여기(이승)에 있으므로 두렵고  /  '나(죽은 누이)는 간다'는 말도  /  다 하지 못하고 갔는가  /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  여기 저기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  한 가지에서 태어나고서도  /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  아아, 극락 세계에서 만나볼 나는  /  불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노라.

[ 배경설화 ]

 신라 서라벌의 사천왕사(四川王寺)에는 피리를 잘 부는 한 스님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월명이었는데, 그는 향가도 잘 지어 일찍이 죽은 누이를 위하여 재(齋)를 올릴 때 향가를 지어 제사를 지냈다. 이렇게 노래를 불러 제사를 지냈더니, 문득 광풍이 불어 지전(紙錢)이 서쪽으로 날아가 사라지게 되었다.

한편, 피리의 명수인 월명이 일찍이 달 밝은 밤에 피리를 불며 문 앞 큰 길을 지나가니, 달이 그를 위해 가기를 멈추었다. 그래서, 그 동리 이름을 '월명리'라 하고, 그의 이름인 '월명'또한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 이해와 감상 ]

신라 경덕왕 때의 월명사가 지은 10구체 향가로, 일명 <제망매영재가>라고도 하는데, 죽은 누이의 재를 올리며 미타 신앙을 호소한 불찬 추도가로, 현존 향가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10구체 향가의전형적인 모습인 3단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불교의 아미타 사상을 바탕으로 고도의 비유를 통해서 인간 고통의 종교적 승화를 노래한 작품으로, 현존하는 향가 중 표현 기교와 서정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숭고한 불교적 신앙심을 바탕으로 피안의 세계를 지향하는 신라 지식인의 의식 세계를 탁월한 표현과 서정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노래 전반에 무겁게 깔린 서정은, 사랑하는 누이의 죽음으로 인하여 삶과 죽음 사이에서 깊이 고뇌하는 작자의 슬픔과 애절한 그리움이다. 이것이 불교적 내세관을 통해 승화되고 있어 작품의 이미지를 더해주고 있다.

이 작품의 표현상의 묘미는 5행에서 8행까지의 비유에 있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남매 사이의 헤어짐을 한 가지에 났다가 떨어져 흩어지는 낙엽으로 표현한 것과,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을 덧없이 부는 이른 바람에 떨어진 잎으로 비유하여 요절의 슬픔과 허무함을 감각적으로 구상화한 것이다.

이 노래는 구절구절을 읽어 내려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누이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허망함을 절절히 느끼게 하며, 이와 더불어 작자의 신앙심이 얼마나 깊은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 핵심정리 ]

성격 및 갈래 : 10구체 향가. 추도가. 서정시가.(추모적, 애상적, 불교적)

표현 : 비유(직유)법, 상징법

구성 : 기, 서, 결의 3단 구성방식

* 기(1∼4행) : 누이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인간적 괴로움과 혈육의 정

* 서(5∼8행) : 누이와의 속세 인연과 죽음에서 느끼는 무상감

* 결(9∼10행) : 슬픔과 고뇌의 종교적 승화

중요 시어 및 구절

* 이른 바람 → 시적 대상(누이)이 요절하였음을 암시

                     '바람'은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는 초자연적인 힘을 상징

* 나뭇잎 → 변화 무쌍한 삶을 살다가는 사람.  여기서는 시적 자아와 누이를 나타냄.

* 한 가지 → 시적 화자와 대상과의 관계가 동기지간(同氣之間)임을 암시.  같은 부모를 뜻하는 말

*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 인간이 살아가는 현세와 죽어서 가는 내세와의 아득한 거리감

* 아으 → 낙구의 감탄사로, 극한적인 고뇌를 분출하고 종교적 초극이 이루어지는 전환점.

              깨달음의 감탄사

* 9,10행 → 승려로서의 작자의 면모가 드러나며, 삶의 무상함을 뛰어 넘어 슬픔의 종교적 승화 이룸.

                 인간적인 고뇌와 슬픔이 종교적 믿음으로 극복되어 시상의 전환을 이루고 있음.

시적 화자의 태도 : 이별의 슬픔을 종교적 신앙심으로 승화,극복하고 재회를 다짐함.

의의

① 불교의 윤회사상에 기저를 둔 불교적 내용의 서정시가이다.

② 10구체 향가로서 <찬기파랑가>와 더불어 뛰어난 표현기교와 서정성이 돋보이는 수준 높은 작품.

③ '죽음'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는 점에, 정지용의 <유리창>, 박목월의 <하관><이별가> 등과 맥을 같이 함.

주제 : 죽은 누이를 추도함.

■ 관련작품 : 박목월의 <이별가> → 시적 화자의 대상과의 혈육관계, 이별을 수용하면서 재회를 다짐하는 시적 화자의 태도가 유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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