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마을 아전                               -정약용-

           

          吏打龍山村(이타용산촌)

          搜牛付官人(수우부관인)

          驅牛遠遠去(구우원원거)

          家家倚門看(가가의문간)

          勉塞官長怒(면색관장로)

          誰知細民苦(수지세민고)

          六月索稻米(유월색도미)

          毒痛甚征戌(독통심정술)

          悳音竟不至(덕음경부지)

          萬命相枕死(만명상침사)

          窮生진可哀(궁생진가애)

          死者寧苛矣(사자영가의)

          婦寡無良人(부과무량인)

          翁老無兒孫(옹노무아손)

          泫然望牛泣(현연망우읍)

          淚落点衣裙(누락점의군)

          村色劇疲哀(촌색극피애)

          吏坐胡不歸(이좌호불귀)

          甁罌久已磬(병앵구이경)

          何能有夕炊(하능유석취)

          坐令生理絶(좌령생리절)

          四隣同鳴咽(사린동명인)

          脯牛歸朱門(포우귀주문)

          才壻以甄別(재서이견별)

           

              아전들 용산 마을 들이쳐

              소 끌어내 관가로 넘기누나.

              소 몰고 멀리멀리 사라지는 걸

              집집이 문 밖에 서서 멍하니 바라만 보네.

              사또님 노여움 풀어 드리기 급급한데

              백성의 아픔이야 누가 아랑곳하랴.

              유월 한 여름에 나락을 바치라니

              그 곤경은 수자리 살기에 못지 않네.

              덕음은 끝끝내 내려오지 않아

              수많은 목숨이 늘비하게 죽어가누나.

              궁박한 신세 애처롭기 그지없다.

              죽는 편이 차라리 낫다 하리.

              아낙네 남편 없이 홀몸이요

              늙은이 자손도 없이 외로운 신세

              뺏긴 소 바라보며 눈물 글썽글썽

              눈물이 줄줄줄 적삼 치마 다 적시네.

              마을 풍색이 극도로 황량한데

              아전놈 버텨 앉아 어쩐 일로 아니 가나?

              쌀독이 진작 바닥났으니

              무슨 수로 저녁밥 짓는단 말인가?

              살아갈 길 없도록 만드니

              사방 이웃들 함께 목메어 흐느끼네.

              소 잡아 포를 떠서 권문세가에 바치나니

              재서는 이로 말미암아 드러난다지.

               

 [ 이해와 감상 ]

정약용이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1810년에 지은 작품으로, 작가가 당나라 두보의 <석호리>라는 시의 운을 빌려 쓴 작품이다. 두보의 <석호리>는 두보의 석호라는 마을에서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창작한 것으로, 아들 셋이 전쟁터에 끌려가 그 중 둘은 이미 전사했다는데도 또다시 야간에 징병을 하는 관리가 들이닥치자 늙은 아비는 도망치고 늙은 어미가 자원해서 전쟁터에 취사를 하러 간다는 내용이다. 정약용은 이 시의 분위기와 수법을 차용해 당대 조선의 현실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기풍의 시를 창조한 것이다.

* 소 → 수탈의 대상물

* 집집이 ~ 바라만 보네 → 허탈한 용산 마을 백성들의 모습

* 사또님 ~ 급급한데 → 아전들이 소를 끌고 간 이유

* 유월 한 여름 ~ 바치라니 → 관리들이 억지를 부려 수탈하는 모습

* 수자리 → 국경을 지키는 일

* 덕음 → 임금의 선정

* 수많은 목숨 ~ 죽어가누나 → 백성들의 고통과 참상

* 아낙네 ~ 외로운 신세 → 가혹한 정치로 인한 가족의 해체

* 눈물이 줄줄줄 적삼 치마 다 적시네 → 비극의 심화, 생생한 느낌

* 쌀독이 진작 바닥났으니 → 기아에 시달리는 상황

* 소 잡아 포를 떠서 권문세가에 바치나니 → '아전, 사또, 권력자'의 상납 구조가 나타남.

* 재서 → 재주와 슬기

 [ 정리 ]

형식 및 갈래 : 한시

특성

* 화자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지방 아전의 수탈을 고발하고, 백성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사실적으로 묘사

* 백성들의 곤궁한 처지를 동정하여 관리들에 대한 분노와 비판을 드러냄.

구성

* 1~6행 : 아전들이 사또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용산 마을에서 소를 강탈함.

* 7~12행 : 탐관오리들의 횡포로 백성들의 참상이 극에 달함.

* 13~16행 : 뺏긴 소를 바라보며 마을 사람들이 눈물을 흘림.

* 17~22행 : 기아에 시달려 마을 사람들이 절망에 빠짐.

* 23~24행 : 아전이 소를 빼앗아 간 궁극적 이유 - 부패의 구조적 모순

주제 : 관리들의 수탈과 횡포 비판

문학사적 의의 : 두보가 지은 유명한 서사시 <적호리>를 차운한 것으로, 조선의 현실에 맞는 새로운 기풍의 시를 지었다는 평을 들음.

 [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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