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어제자규루시(端宗御製子規樓詩)              - 단종-


          一自寃禽出帝宮 (일자원금출제궁)

          孤身隻影碧山中 (고신척영벽산중)

          假眠夜夜眠無假 (가면야야면무가)

          窮恨年年恨不窮 (궁한연년한불궁)

          聲斷曉岑殘月白 (성단효잠잔월백)

          血流春谷落花紅 (혈류춘곡낙화홍)

          天聾尙未聞哀訴 (천롱상미문애소)

          何乃愁人耳獨聽 (하내수인이독청)

           

            한 마리 원한 맺힌 새가 궁중을 나온 뒤로

            외로운 몸 짝 없는 그림자 푸른 산 속을 헤맨다.

            밤이 가고 밤이 와도 잠을 못 이루고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두견새 소리 끊긴 새벽 묏부리에 달빛만 희고

            피 뿌린 듯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하늘은 귀머거리인가 슬픈 하소연 어이 못 듣고

            어찌 수심 많은 이 사람의 귀만 홀로 듣는가.

             

 [ 이해와 감상 ]

이 시는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계유정란) 영월에 귀양 가 있을 때, 영월 영흥리에 있는 자규루에 올라가서 지은 시이다. 이 시에서 단종은 스스로를 궁에서 쫓겨난 한 마리의 새, 이 산 저 산 푸른 산 속을 옮겨 다니며 밤새도록 울어대는 접동새로 생각하고 있다. 단종이 열두 살에 겪어야 했던 혹독한 현실과 그의 답답하고 처절하고 고독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마지막 두 구절은 정말 심금을 울린다. 그렇게 만사에 능하다고 믿어 온 하늘이 이 애틋한 하소연을 듣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마 귀머거리가 아닌가? 그런데 왜 근심 많은 자기 귀에만 이 한 맺힌 소리가 들리는가?

 

이 시에 나오는 '자규'는 소쩍새를 말하는데, 중국 촉나라 황제 망제(두우)가 전쟁에서 패하고 죽어서 그 혼이 새가 되어 이 새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새다. 그래서 한이 맺혀 이 산 저 산 다니면서 가슴에 피가 나도록 밤새 운다고 한다. 소쩍새 울음소리는 한 밤이 지새도록 울어 그 애틋한 울음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시적 감흥을 일으켜 예부터 많은 시의 구절에 올라왔다.

두견새가 이 산 저 산 가릴 데 없이 울고 다니는 것처럼 봄에 이 산 저 산 가릴 것 없이 온 산에 널려 피는 진달래꽃을 사람들은 두견화라고도 부른다. 이 꽃잎의 색깔이 두견새가 피를 토하며 우는 것 같이 붉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두견새가 이 산 저 산 다니며 울면서 흘린 눈물이 씨앗이 되어 돋아나 이 꽃이 되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두견새와 두견화는 매우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 요점정리 ]

형식 : 7언 율시의 한시, 서정시

주제 : 단종의 고독하고 참담한 심경

구성

* 기 : 궁중에서 쫓겨난 화자의 신세 토로

* 승 : 화자의 끝없는 한

* 전 : 화자의 마음과는 다른 자연물의 모습(새벽 골짜기의 모습)

* 결 :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화자의 한

소재 : 두견화, 두견새 → '한'과 '슬픔'의 이미지로, 화자 자신의 처지를 대변하는 객관적 상관물

 [ 참 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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