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야우중 (秋夜雨中)                          - 최치원-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가을 바람에 오직 괴로운 마음으로 읊조리니

            세상에 나를 아는 사람이 적구나.

            창 밖에 밤 깊도록 비가 내리고

            등불 앞에는 만 리를 향한 마음만이 서성이네.

             

 [ 이해와 감상 ]

12살의 어린 소년의 몸으로 정든 고향을 떠나 만 리 타국 당나라에 유학 중이던 작자가, 깊어가는 가을밤의 스산한 바람 소리를 들으며 멀리 떨어진 고국을 생각하며 시를 짓는다.

제1행(기)은, 시적 화자가 자신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를 읊게 되었다는 창작동기를 밝히고 있다.

제2행(승)은, 타국에서는 화자의 외로운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있는 벗이 없음으로 인해 객지에서의 근심을 떨치지를 못하고 있다.

제3행(전)은, 밤 늦도록 내리는 비의 모습인데, 화자의 고독한 심정을 '비'에 이입시켜 형상화한 부분이다.

제4행(결)은, 등불 앞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며 머나먼 고향을 그리는 고독과 향수가 절실하게 나타난 주제구이다.

가을밤의 바람과 한가락의 시, 비내리는 밤의 등불은 모두 애상적인 정취를 돋우어 내는 요소들이다. 환하게 밝힌 등불을 바라보며 따스한 고국과 가족들을 떠올리고, 벌써 마음은 만 리 밖의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 요점 정리 ]

■ 형식 : 한시. 5언 절구

■ 표현 : 대구법(秋風 / 世路,  三更雨 / 萬里心)

■ 주제 : 타국에서의 깊은 향수(고국에 대한 그리움)

 출전 : <동문선>

■ 어구풀이   

* 지음(知音) →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친구인 종자기가 잘 알아 주었다는 중국의 고사에서 나온 말)

* 만리심(萬里心) → 먼 고향을 그리는 마음,  향수, 수구초심(首丘初心)

 [ 참고 ]

후대 문학 속의 최치원

최치원은 가야산에 은둔한 뒤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을 남겼는데, 부산 해운대 등 전국에 그의 발자취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여, '수이전'의 '최치원'에서는 전기의 주인공으로, '최고운전'에는 영웅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역사적 인물이 상상적 인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이 작품에 대한 다른 해석

이 작품은 최치원이 당나라에서 귀국한 후 고국인 신라로 돌아와서 정치개혁을 위한 노력을 하다가 그것이 좌절되자 이리저리 유랑을 하다가 해인사에 은거하면서 지은 5언 절구의 한시이다.

    1, 2행 : 자신을 알아주는 이 없는 현실

    3, 4행 : 세상을 등진 심정과 고민

  ♠ 주제 : 뜻을 펼치지 못하는 지식인의 고뇌

green37_up.gif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