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천탄에서(寶泉灘卽事)                           - 김종직-


        桃花浪高幾尺許 (도화랑고기척허)

        한石沒頂不知處 (한석몰정부지처)

        兩兩로현失舊磯 (양량로현실구기)

        啣魚却入菰蒲去 (함어각입고포거)

             

            복사꽃 뜬 냇물이 얼마나 불어 있는가?

            솟은 바위가 깊이 묻혀 짐작하기가 어렵구나.

            쌍쌍의 가마우지가 옛 터전을 잃어

            물고기를 입에 문 채 풀섶으로 날아드네.

             

 [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보천탄즉사> 2수 중의 첫째 수로, 상황의 변화에 대처하는 사람의 정신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한시이다. 자연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연을 통하여 인생을 말하고 세상살이를 표현하고 있다.

기(起)구의 '냇물'은 '역사의 흐름,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

승(承)구는 역사적 상황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냇물이 많이 흐르지 않았을 때는 솟아있던 바위가, 물이 많이 불어나니까 그 흔적을 짐작하기 어려워진다. 즉 언제나 순조롭기만 한 역사가 아니라, 그 역사의 흐름에 변화가 찾아왔음을 나타낸 것이다. 바위의 모습에서, 역사 속에 묻혀 버린 수많은 사건들이 저절로 상기된다.

전(轉)구의 '터전을 잃은 가마우지'는 사회적 상황의 변화에 휩쓸려 삶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네 인간을 나타낸다.

결(結)구에서는 삶의 터전을 잃은 인간들이 그래도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삶 그 자체(물고기)를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끝까지 인고의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곧 가마우지의 모습에서 우리는 역사를 인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곧은 정신을 보게 된다.

 [ 정리 ]

형식 : 7언 절구

제재 : 냇물, 가마우지

주제 : 역사를 인고(忍苦)하며 살아가는 곧은 정신

출전 : <점필재집>

◆ 지은이 : 김종직(1431-1492) 은 조선 세종 때 성리학자이며 문신. 호는 점필재.

 [ 참고 ]

 

green37_up.gif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