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조 가                       - 유리왕-

        翩翩黃鳥 (편편황조) 여              훨훨 나는 꾀꼬리는

        雌雄相依 (자웅상의) 로다           암수 다정히 노니는데

        念我之獨 (염아지독) 이여          외로울사 이내 몸은

        誰其與歸 (수기여귀) 리오.           뉘와 함께 돌아가리.

                                                                                                     - <삼국사기> -

 [ 배경 설화 ]

대략 기원전 1세기 경, 동명왕의 뒤를 이어 고구려 제2대 왕이 된 유리왕은 송씨를 왕비로 맞았으나 왕비는 1년 후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은 두 여자를 계비(繼妃)로 맞이하였는데, 우리나라 골천 사람의 딸 화희와 한나라 사람의 딸인 치희였다.  이 두 여인은 왕의 사랑을 두고 서로 다투어 사이가 좋지 않았다.  왕은 하는 수 없이 양곡의 동서에 두 궁전을 지어 따로 살게 하였다.

어느 날 왕이 기산(箕山)으로 사냥을 나가 이레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두 여자가 심하게 다투게 되었다. 이때 화희가 치희를 꾸짖어 말하기를, "너는 한나라의 천한 계집의 몸으로 어찌 이렇게 무례히 구느냐?" 라고 하니, 치희는 부끄럽고 분하여 제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왕이 돌아와 이 말을 듣고 곧 말을 달려 쫓아 갔으나, 치희는 노여워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왕은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있었는데, 때마침 쌍쌍이 노니는 꾀꼬리를 보고 왕이 느낀 바 있어, 황조가로서 외로움을 읊었다.

 [ 핵심 정리 ]

◆ 갈래 : 개인적 서정시          ※ 서사시로 보는 견해도 있음

◆ 표현

* 자연물(꾀꼬리=객관적 상관물)에 의탁하여 화자의 심정을 우의적으로 표현

* 대조를 통한 강조의 기법, 선경후정의 시상 전개 방식

◆ 짜임(구성)

* 제1, 2행 : 암수 꾀꼬리의 정겨움

* 제3, 4행 : 짝 잃은 '나'의 외로움

◆ 중요 시어 및 시구  

* 꾀꼬리 → 시적 화자의 처지와 대비되는 자연물

* 외로울사 이내 몸은 → 화자의 정서가 직접 표출된 부분

* 뉘와 함께 돌아가리 → 화자의 외로움의 정서가 집약되어 있는 부분

◆ 정서와 태도 : 외로움, 애상적

◆ 주제짝을 잃은 슬픔과 외로움(고독)

◆ 관련작품

* <청산별곡> : <황조가>의 새는 화자의 선망의 대상, <청산별곡>의 새는 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소재

* <공무도하가>, <가시리>, <서경별곡>, <황진이의 시조>, <진달래꽃> : 이별의 정한을 주제로 함.

국문학사적 의의

*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서정시

* 집단적 서사문학에서 개인적 서정문학으로 옮아가는 단계의 작품

◆ 창작연대 : 유리왕 3년(B.C17년)

 [ 이해 및 감상 ]

이 노래는 매우 짧고 단순해 보이면서도 시상의 전개에 짜임새가 있다. 짝을 지어 즐겁게 노니는 꾀꼬리와 짝을 잃고 쓸쓸히 돌아가야만 하는 자신의 외로운 신세를 대비시킴으로서 그 외로움의 정도를 더해 주고 있으며, 그것이 펄펄 나는 꾀꼬리의 가벼운 날개짓과 자신의 무거운 마음으로 중첩되면서 떠나 버린 여인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남녀간의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꾀꼬리라는 자연물을 등장시켜 그 감정을 우의적으로 표현한 기법은 높고 세련된 표현기법이라 보여진다.

지극히 순수하고 인간적인 서정의 노래가 근엄한 왕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더욱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유리왕은 실로 신화속의 영웅의 일생처럼 파란만장한 인물로서, 인간적인 정(情)을 그리워해야만 하는 군주로서의 쓸쓸한 고독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이 한 편의 시에서 왕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유리왕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따뜻한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황조가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 ]

⑴ 이병기 → 원시적 서사 문학 가운데서 축수 또는 기원의 요소적인 부분이 분화 독립하여 서정시로 형성되었는데, <황조가>도 그 한 예이다>

⑵ 임동권 → 고구려의 민요로서 유리왕이 창작한 것이 아니라 가창했을 따름이다.

⑶ 정병욱 → 이 노래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전하는 제례의식 중에서 남녀가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 불려진 사랑가의 한 토막이다.

⑷ 이명선 → 유리왕의 치희에 대한 개인적인 미련에서 불려진 것이 아니라, 종족간의 상쟁(相爭)을 화해시키려다 실패한 추장의 탄식으로 이해된다. [서사시로 보는 견해]

⑸ 권영철 → 이 노래에 나오는 유리왕의 상대는 치희가 아니고, 그 전에 서거한 왕비 송씨이다.

 [ 생각해 볼 문제 ]

1. 이 작품을 특정의 개인이 창작한 우리 나라 최고의 서정시로 평가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 <삼국사기>의 기록을 사실의 진술로 받아들여 <황조가>를 유리왕이 직접 지은 것으로 보는 것.

* 고구려 초엽에는 한()문화와 빈번한 접촉을 가진 계층은 한문을 자유롭게 구사했으므로 <황조가>는 유리왕이 한자로 직접 창작한 것이라 단정하기도 함.

* <황조가>는 집단의 정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정서를 다정한 꾀꼬리와 외로운 왕이라는 대조적인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저 '외롭다'는 정서만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그 외로움을 이미지, 즉 감각적인 형상으로 다듬어 노래했다는 점이 이 노래를 서정시로 볼 수 있게 한다.

2. 이 작품에서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수사법은?

→ 대조법( 황조 ↔ 나,   相依 ↔ 獨 )

3. 작자에게 인식되는 꾀꼬리의 이미지는?

→ 정답게  사랑하는 자연물,   님에 대한 그리움을 환기시키는 존재,   과거를 회상하게 해 주는 매개체,  실연의 아픔을 깨닫게 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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