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수(原水)                                  - 이첨-

● 본문

강(江, 양쯔강) · 회(淮, 회수, 화이허강) · 하(河, 황허 강) · 한(漢, 한수이 강)은 물 중에서 큰 것이다. 사람들이 다 반총(蟠塚) · 동백(棟柏) · 곤륜(崑崙) · 민산(岷山)(중국에 있는 이름난 산들의 이름)에서 나오는 것만 알고, 그것이 이 네 산에 달하기 전의 근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대개, 물의 성질은 아래로 스며 내려가는 것이다. 물이 땅 밑에 있을 때는 비록 잠기며 고여 있으나, 땅위에 나오게 되면 흐르고 움직이고 가득 차기도 해서, 그 이치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람이 물을 안다는 것은 보이는 것에만 국한되고, 그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둡다. 그러므로 성인은 땅 밑에 물이 있는 형상을 보고 이미 사괘(師卦, 육십사괘의 하나로, 땅 속에 물이 있음을 상징함)를 만든 후에 비괘(比卦, 땅 위에 물이 있음을 상징함)를 다음에 이었으니(땅 속의 물에 대해 먼저 말한 후, 땅 위의 물에 대해 말하였으니), 사람들에게 근원을 미루어 흐르는 데까지를 보인 것이다.

* 물의 근원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

세상 사람들은 과연 물의 근원을 아는가. 축축하게 젖는 것은 물의 남은 기운이다. 그 흐르는 것이 방울방울 끊어지지 않아 잇닿다가 장강(長江)에 통하고, 큰 바다에 달하여는 호호(浩浩, 한없이 크고 넓음)하고 패연히(느낌이나 혜택 따위가 매우 큼) 넓고 넓어 왈칵 닥치어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은미한(겉으로 드러남이 없이) 것도 알고 드러난 것도 아는 자가 아니면, 누가 능히 이를 살피겠는가. 이것을 사람들이 다 같이 보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 현상만 보고 본질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

내가 하동에 있을 때에 집 곁에 작은 샘이 있는데, 그 근원이 수풀 속에 파묻혀 나오는 방향을 알지 못하므로, 이웃 사람들이 더러운 흙에서 나오는 것이라 억측하고, 더럽게 여겨 먹지 않으려 하였다. 내가 가서 보고 그 근원을 청소하고 그 흐름을 터놓아, 조금 동쪽에다가 벽돌로 우물을 만드니 바로 이웃에 있는 냉정(冷井, 찬 우물)으로 이름난 것과 수맥이 같고 맛이 또 같으니, 한 근원이요 물줄기만 나누어진 것이었다. 이에 동네 노인들이 서로 와서 치하하며 왕래하고 길어 써도 마르지 않으니, 내가 진실로 옛말과 같이 지혜를 써서 물을 흐르게 한 것인가, 흐르는 것을 거슬러 근원을 알아낸 것인가.

* 하동에 있을 때 우물을 만든 경험

아, 사람이 세상에 쓰이고 버림을 당하는 것도 이와 비슷함이 있다. 재주가 족히 임금을 착하게 하며, 백성을 윤택하게 할 선비가 있는데, 사람들이 곁에서 비방하면 물러와서 거칠고 더러움을 참으며 때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성군(聖君)과 지기(知己)를 만나 그 도를 천하에 행하게 된다면, 또 어찌 이 물과 다르겠는가. 오늘날 위에 있는 자는 외모와 언변으로 사람을 취하고, 그 마음의 옳고 그름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니, 또한 물이 흐르는 것만 알고 그 근원은 알지 못함과 같다.

* 부적절한 인재 등용의 세태 비판

"하늘의 이치를 말하는 자는 반드시 사람에게서 이를 징험(어떤 징조를 경험함)한다."라고 하였으니, 지금 물을 논함에 또한 그러하다. 맹자 말씀에 "물을 보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보라."라고 하였다. 나도 또한 "물을 보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근원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라고 말할 것이다.

* 근원에 관심을 두고 물을 볼 것을 당부

● 감상 및 이해

이 글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겉으로 드러난 물의 모습만 알고 물의 근원을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의 그릇된 태도를 지적하고, 이를 통해 마음의 옳고 그름보다는 외모와 언변으로 인재를 등용하는 부정적인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있는 글이다. 글쓴이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유추의 방법만이 아니라 하동에서의 체험을 소개하고, 성인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정리하기

성격 및 갈래 → 고전수필, 한문수필

특성

1) 현상 속에 숨은 원리를 제시하며 관심을 유도해냄.

2) 유추를 통해 현실 비판으로 논의를 확대함.

3) 성현의 말을 인용하여 신뢰감을 줌.

4) 자신의 체험을 통해 이해와 설득력을 높임.

주제물의 근원에 대한 통찰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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