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목설(升木說)                       - 강희맹 -

● 본 문

두 사람의 나무꾼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 그 중에 을이라는 나무꾼은 매우 민첩하여 마치 원숭이와 같이 나무를 잘 탔는데, 나무를 베는 솜씨도 역시 훌륭하여 그가 한 짐은 늘 많았다. 그러나 갑이라는 나무꾼은 겁이 많아 나무에 잘 못 올라갔다. 그래서 겨우 마른 건초들이나 조금 베어 와 그의 나뭇짐은 늘 부실하였다. 그리하여 을이 갑에게 충고하였다.

▶ 갑과 을의 대조적 제시

"자네는 땔나무 하는 방법을 모르는가? 좋은 땔나무는 평지에서는 구할 수 없는 법일세. 나도 처음에는 온종일 노력하였으나 한 아름도 구하지 못하였다네. 힘은 많이 들어도 결과는 시원찮았지. 그래서 나는 나무에 오르는 기술을 익히기로 결심하고 처음으로 나무에 올라갔더니, 몸은 떨리고 다리에서는 땀이 날 뿐 아니라 나무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무엇이 밑에서 나를 잡아당기는 듯이 땅으로 떨어지려고 하더군. 그러다가 점점 마음이 진정되어 한 달쯤 지나니까 높은 데 올라가도 평지를 밟는 것처럼 두려움이 없어졌네. 이렇게 나무를 베다 보니,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고 ㅅ에서 나무를 더 많이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네. 그리고 또 그냥 평범한 데 안주하는 사람은 남보다 갑절이나 되는 공을 이룰 수 없다는 것도 알았네."

▶ 을의 충고 - 평범함에 안주해서는 공을 이룰 수 없음.

갑은 이 말을 듣자 오히려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땅에 있을 때에 자네가 나무에 올라가 있으면 그 높이가 그저 한 길이나 열 자쯤 되지만, 내가 볼 때에는 높이 올라간 사람이 왜 낮게 내려올 줄 모르는가 하고 의아해하며, 또 자네는 왜 저 사람은 높이 올라올 수 없는가 할 것일세.(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은 자신의 위치가 꽤 높다고 생각하지만, 높은 자리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고, 반면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낮고 높은 것은 사실 나나 자네가 정한 것이 아니라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익을 한꺼번에 많이 얻으려고 하면 화근이 깊어지고, 결과를 빨리 보려고 하면 도리어 실패가 빠르다는 사실일세. 그러니 나는 자네를 따르지 않겠네."

▶ 갑의 말 - 많은 이익의 추구는 화근을 깊게 함.

그러자 을은 할 말을 잊어 버렸다. 그로부터 한 달쯤 뒤에 을이 높은 절벽 위에 있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 나무를 찍다가 떨어져 까무러쳤다. 그리하여 그의 아버지가 그를 업고 집으로 돌아와 오줌을 받아 그의 입에 부었더니 한참 뒤에 숨이 터져 나오고 두어 달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물을 목구멍으로 넘겼으나, 양 다리는 부러지고 두 눈은 멀어서 마치 산송장같이 되었다. 그러자 그는 아버지에게 갑에게 가서 갑이 전에 들려주었던 높고 낮은 데 대한 설명을 다시 들려 달라고 부탁해 주십사 하였다. 그리하여 을의 아버지가 갑에게 찾아가서 을의 부탁을 전하자 그 말을 들은 갑이 천천히 이야기했다.

▶ 을이 변을 당함.

"아래와 위는 정해진 위치가 없고, 높고 낮은 것은 정해진 명칭이 없습니다. 아래가 있으면 반드시 위가 있는 법인데, 낮은 곳이 없다면 어찌 높은 곳이 있겠습니까? 누구나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는 법이지만 높은 데 올라가면 스스로 낮다고 생각한답니다.(낮은 자리에 있을 때는 높은 자리를 높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높은 자리에 오르면 자꾸 욕심이 생겨 높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뜻으로, 인간의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을 꼬집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높다는 것은 낮은 것이 쌓여서 된 것이므로 아래는 위의 한 단계가 되는 것입니다. 늘 높은 것을 추구하면 그 높은 위치도 낮게 보이기 쉽고, 올라가기를 좋아하는 자는 아무리 올라가도 낮아 보입니다. 그러므로 높은 것을 추구하는 자는 언젠가는 그 높은 지위를 잃어 버리고 결국은 낮은 곳에 나아가 편안함을 구하려 하나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래에서 올라가던 자가 올라가기를 중지하고 어느 한 지점에 머무르려고 하나 역시 그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낮은 것이 높은 것보다 낫고 아래에 있는 것이 위에 있는 것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을은 나무를 벨 때에 위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아래에 있는 것을 싫어했으며, 높이 있는 것을 탐내고 낮게 있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러니 어찌 생명을 온전히 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되어 좋은 나무를 베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이고, 또한 그 좋은 나무는 높은 나뭇가지 끝에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것을 베려고 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위험한 장애물이 있는 것입니다. 결국 목전의 이익만 탐내다 보면 그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그 위험을 무릅써고 한 발자국씩 더 높은 곳에 올라가다 보면 결국에는 끔찍한 일을 당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곧, 땅으로부터 멀리 올라가면 몸은 오히려 낮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자신의 처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더욱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겠습니까?"

▶ 갑의 충고 - 안분지족하는 삶의 의미

● 감상 및 이해

이 글은 일반적인 '설'의 구조가 그렇듯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갑'과 '을'은 처음에는 대립적 관계로 설정되어 있지만, 곧 '을'이 '갑'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바탕으로 '갑'이라는, 글쓴이의 대변인이 마음껏 사상을 전개하며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나무꾼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나무꾼의 이야기로 끝나고 있지만, 이면에는 벼슬에 나아가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벼슬 생활에서의 교훈을 암시적으로 제시하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높은 지위만을 추구하고 삶의욕망을 조절하지 못해 낭패를 보기보다는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며, 안분지족할 줄 아는 삶의 지혜를 강조하고 있는 글이다.

좋은 땔감을 얻기 위해서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는 위험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큰소리치던 나무꾼이 결국 나무에서 떨어져 큰 화를 입었다는 일화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자 하면 감수해야 할 위험도 크고, 빨리 얻으면 잃기도 쉽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길임을 말하고 있는 설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많은 것을  성취하려고 높은 곳을 지향하다 보면 점점 더 큰 욕심을 부리게 되며, 현재 자기가 있는 위치를 낮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 오르려고만 하게 된다. 따라서 언젠가는 몸을 다치게 되니, 안전한 가운데 욕심없이 소박하게 사는 것이, 많은 것을 얻는 듯하지만 결국 다치게 되는 생활보다 더 현명한 태도이다. 이 글은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예화를 통한 우의적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 정리하기

성격 및 갈래 → 고전 수필(교훈적, 예화적, 대화적)

인물 → 을(높은 곳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권력 지향형의 인물. 무한한 욕망을 추구하다 결국 불구가 됨)

                갑(욕망을 버리고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는 안분지족형 인물. 글쓴이의 대변인으로, 욕망을 버리고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는 삶의 현명함을 일깨워 줌.)

구성 → '기승전결'의 4단 구성, 대화식 구성

주제 →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삶의 지혜(인간의 욕망을 버리고 안빈낙도하는 삶의 추구)

특성

   1) 비유와 유추를 통해 주제를 구현함.

   2)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과 이를 통해 터득한 삶의 지혜가 잘 드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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