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일기(山城日記)                    -어느 궁녀-

      

     

     

     

          

          

해           설

● 이해 및 감상

<산성일기>는 병자호란 당시의 남한산성에서의 정황을 서술한 어느 궁녀의 실기(實記)이자 수필이라고 알려져 있다. 남한산성이 포위되어 청군(淸軍)에게 항복하기까지 약 50여 일 간의 사실이 일기의 형태를 빌어 집중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남한산성에서의 처절한 항전(抗戰) 및 굴욕적인 외교의 일면과 암울했던 역사의 이면(裏面)을 일기 형식으로 생생히 기록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 글을 통하여 당시의 처절했던 정황과 우리 민족사의 어두운 면을 되새겨 보게 된다.

<산성일기>의 작자는 문장에도 매우 능하여 역사적 사실을 발단에서 전개, 위기를 거쳐 대단원에 이르는 하나의 단편처럼 기술하고 있다. 50여일의 긴 시간적 경과가 마치 한 숨을 몰아쉬는 듯한 긴박감으로 연결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굴욕적 망국의 역사적 사실 앞에 울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결국 <산성일기>는 역사적 사실의 날줄에, 작자의 병자호란을 보는 심리적 의도의 씨줄을 먹여 자아 낸 한 폭의 피륙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가치 뿐 아니라, 시대적 상황이 유려한 필체로 박진감있게 표현되고 있어 문학적 가치를 더욱 높게 살 만한 작품이다. 일기지만 사적인 것은 하나도 없이 객관적이며 서사적이어서 사적인 사실의 이면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병자호란 당시의 사실을 한글로 기록한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조선 중기의 임진, 병자 양란을 겪으면서 당한 수모를 정신적 보상으로 달래려는 전쟁 소설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들 작품들은 적개심에 불타, 현실성을 무시하여 사실성을 잃고 있는데 반하여 이 작품은 객관적 서술로 사실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수필로서의 특성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산성일기>의 내용은 당시의 역사적 기록인 ‘병자록’이나 ‘남한일기’와 거의 일치하고 있어, 당시 직접 인조와 함께 실전에 참전하고 투항하기까지 국가의 시책에도 참여한 인물의 체험기가 아닌가 하는 인상도 짙다.

 

● 요점 정리

◆ 지은이 : 미상(어느 궁녀)

◆ 갈래 : 일기. 고대수필, 한글수필

◆ 연대 : 인조 14년(1636년)경

◆ 성격 : 일기형식의 수필. 기록문학

◆ 표현 : 직설법, 객관적, 사실적 서술

◆ 배경 : 병자호란

◆ 주제 : 병자호란의 치욕과 남한산성에서의 항쟁, 산성에 포위된 병자호란의 치욕

◆ 의의

① 객관적 자세를 견지한 대표적 한글 수필

② 병자호란 당시의 사실을 한글로 기록한 유일한 작품

③ ‘계축일기’와 함께 국문학 사상 쌍벽을 이루는 일기체 작품

◆ 출전 : <필사본(筆寫本) 산성일기(山城日記)>

 

● 참고

◆ <산성일기>의 전체 줄거리

병자년 12월 17일 ~ 22일 : 소규모 전투가 계속되는 중에 청군이 화친을 제의함

병자년 12월 23일 ~ 26일 : 인조의 독전(督戰)과 적진에 세찬을 보냈으나 거절당함

병자년 12월 27일 ~ 28일 : 근왕병(勤王兵)의 구원은 오지 않고 김유는 패함.

병자년 12월 29일 ~ 정축년 1월 1일 : 청 태종이 도착함.

정축년 1월 2일 : 청으로부터 굴욕적인 서신을 받아옴.

 

◆ ‘병자호란’의 역사적 사실

인조 14년(1636)에 청 태종이 사신을 보내 군신(君臣)의 조약 맺기를 요구했다. 인조가 이를 거절하자 청 태종은 20만 대군을 거느리고 재차 쳐들어왔다. 인조는 처음에 강화로 피하려다 길이 막혀 남한산성으로 피했다. 성중의 군사는 겨우 일만 삼천, 청 태종이 이를 포위하고 위협, 항복을 권하는 글을 보냈으나 인조는 이를 듣지 않았다. 강화도의 함락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주화파 최명길의 의견을 쫓아 인조는 삼전도(경기도 송파)에서 항복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조선은 오랜 대명(對明) 사대(事大)의 예를 끊고, 그 대신 청에 신사(臣事)하게 되었고, 소현 세자와 봉림대군의 두 왕자가 인질로 잡혀 갔으며, 척화파의 삼학사(홍익환, 윤집, 오달제) 등이 화의를 반대한 죄로 청나라로 붙잡혀 가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