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지전(鼠同知傳)              -작자 미상-

◆ 소설읽기   

  줄거리  

 중국 옹주땅 구궁산 토굴 속에 사는 서대주(鼠大州)는 당태종이 금용성을 치려할 때, 종족을 거느리고 금용성 창고에 양식으로 쌓아둔 쌀을 없애 버리는 큰 공을 세워 벼슬을 얻고 잔치를 베푼다.

이때, 하도산의 다람쥐가 서대주 잔치에 찾아가 자기의 딱한 사정을 호소하고 식량을 얻어 와 봄을 무사히 지낸다. 그러나 본성이 게으른 다람쥐는 겨울이 돌아오자 다시 굶는 신세가 되어 서대주를 찾아가서 또 구걸하나, 그는 종족의 형편을 들어 거절한다.

이에 다람쥐는 원한을 품고 아내의 충고도 듣지 않고 곤륜산의 백호산군(白虎山君)에게 거짓으로 소송장을 올리려 하고, 계집 다람쥐는 소송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다가 남편 다람쥐로부터 모욕을 당하고는 분한 나머지 집을 나가고 만다.

백호산군은 바른 판단을 위해 서대주를 잡아오게 하여 그의 말을 들어보고는 다람쥐가 허위로 고발하였음을 알게 된다. 이에 산군은 허위 고발한 다람쥐를 귀양 보내고 서대주는 내보낸다.

마음이 착한 서대주는 다람쥐를 불쌍히 여겨 같이 내보내 줄 것을 백호산군에게 간청한다. 이에 다람쥐도 자기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과하자 서대주는 황금을 주어 그를 돌려보낸다.

  감상 및 해설  

이 작품은 간악한 다람쥐가 인후한 서대주에게 은혜를 입고도 배은망덕하게 그를 모함하였다가 현명한 판관 호랑이의 지혜로운 판단으로 사실이 밝혀져 벌을 받는다는 내용의 우화소설이다. 이러한 줄거리를 통해, 인간 사회에도 다람쥐와 같이 간악하고 배은망덕한 인간이 있음을 경계하고 이를 비판하고자 한 것이다.

이 소설이 널리 향유되었던 조선후기의 사회적 배경과 관련지어 보면, 다람쥐는 부정적 인물로서 조선후기의 몰락한 양반계층을 표상한다. 이에 반해, 서대주는 긍정적 인물로서 조선 후기 새롭게 부상한 신흥 상공인 계층을 표상한다. 표면적으로는 이 작품이 선악형 인물의 대립을 통해 권선징악이라는 관념적, 유교적 주제를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 이면에는 봉건적인 정치 · 윤리 · 경제 체제를 거부하고 새로운 인간상을 추구하려는 근대 지향적 주제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남편 다람쥐를 질책하고 항거하는 계집 다람쥐의 모습에서 부창부수(夫唱婦隨)와 여필종부(女必從夫)라는 봉건적인 사고방식과 도덕관에 대한 비판과, 전통적인 윤리관을 타파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식을 엿볼 수 있으며, 오소리와 너구리를 통해 당대 하급 관리의 부패상과 정치적 현실이 지닌 모순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민족은 다람쥐를 그 귀여운 이미지 때문에 선한 동물로, 쥐를 더럽고 야비한 동물로 인식하였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다람쥐가 배은망덕한 간사하고 악한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고, 쥐는 심성이 착하고 인후한 선인형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와 같이 독자들의 고정 관념과 일상적 인식을 뒤집어 표현하는 기법을 '낯설게 하기' 또는 '소외 효과'라고 한다. 이러한 설정은 독자들에게 참신한 인상을 심어 주고 작품의 의미를 깊이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요점정리  

◆ 갈래 : 고전소설, 풍자소설, 우화소설, 송사소설

◆ 성격 : 우의적, 교훈적, 풍자적, 경세적(警世的)

◆ 배경

* 시간적 - 중국 당나라 때

공간적 - 중국 옹주땅 구궁산 토굴

◆ 인물

* 다람쥐 → 가부장적 권위의식에 젖어 무위도식하는 조선후기 몰락한 양반의 상징이며, 부정적이고 권위적이고 봉건적인 인물이며, 표리부동하여 겉으로는 안분지족을 말하지만 남을 해치는 일도 서슴없이 행함.

* 계집다람쥐 → 다람쥐의 처로, 사리를 분별할 줄 알며 가부장적 권위의식에 항거하는 인물로 작가의식의 대변자라 할 수 있음.

* 서대주 → 조선후기 신흥상공인 계층을 형상화한 인물로 긍정적이고 근대지향적인 인물이며,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우고 종족을 위할 줄 아는 긍정적인 인물이며,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뇌물도 서슴지 않을 만큼 현실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함.

* 백호산군(호랑이) → 동물의 왕으로 호랑이를 의인화한 인물이며, 권위적이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정의를 실천하는 절대적 존재의 모습을 지님.

◆ 제재 : 무능하고 간악한 다람쥐와 무고하게 송사에 휘말린 서대주

◆ 주제

* 배은망덕의 처사를 비판하고 아량 있는 태도를 권장함.

가부장적 권위와 당대의 정치 현실이 지닌 모순 비판

사필귀정과 권선징악

◆ 구성

* 발단 : 서대주는 전쟁의 공을 세운 후 벼슬을 제수받고 잔치를 베푼다.

* 전개 : 잔치를 찾은 다람쥐는 서대주의 도움을 받고, 겨울이 오자 다시 구걸하나 거절당함.

* 위기 : 원한을 품은 다람쥐가 소송하려 하자 계집 다람쥐가 만류하다 집을 나감.

* 절정 : 다람쥐가 서대주를 고발하나 사실이 밝혀져 귀양을 가게 됨.

* 결말 : 서대주는 다람쥐를 용서하고, 모든 이가 서대주의 인덕에 감동함.

◆ 특징

* 동물을 의인화하여 주제를 형상화함.

* 인물의 성격을 대립시켜 주제의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냄.

* 봉건적 가치관에 대한 비판 의식이 드러남.(계집 다람쥐의 꾸짖음)

  생각해 보기  

◆ '서동지전'의 주제와 세계관

이 작품은 쥐들의 송사 사건을 소재로 한 의인체 소설로 풍자 소설의 유형을 갖추고 있다. 인간 사회에도 간악한 다람쥐와 같은 배은망덕한 인간형이 있음을 경계하고 있어 사필귀정과 권선징악의 교훈성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또한 작품 내면에는 봉건 체제의 인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인간상을 모색하려는 근대지향적 성격도 내포되어 있다. 특히, 오소리와 너구리 등이 은연중 드러내고 있는 현실 비판과 주인공인 서대주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뇌물을 주는 것도 서슴지 않는 모습은 당대의 부패와 모순에 대한 신랄한 풍자이다.

또한, 남편 다람쥐와 계집 다람쥐의 다툼은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 주고 있어 주목된다. 남존여비 사상이 투철했던 당시 윤리관으로 볼 때, 올바른 충고를 외면하고 오히려 욕설까지 퍼붓는 남편에 대해, 아내가 항거하고 급기야 집을 뛰쳐나가는 것은 과감한 저항이자 각성된 여인상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변화된 시대 상황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부창부수와 여필종부의 봉건적 사고방식과 윤리관을 타파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식이 은연중에 드러난 결과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을 통해 중세 문학에서 근대 문학으로의 이행기 문학이 담고 있는 한 특징을 볼 수 있다.

 

◆ '서동지전'의 주된 향유 계층

조선 후기는 신분 체제에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부를 축적한 신흥 상공업자가 등장하여 사회, 경제적으로 주도적인 세력으로 성장하고, 이제껏 주도 세력이었던 양반들은 명분과 허위에 연연해하다 정치적 · 경제적으로 일반 평민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향반(鄕班)으로 몰락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다람쥐는 부정적 인물로 그려지고 서대주가 긍정적 인물로 설정된 것으로 보아, 이 작품을 주로 읽고 향유했던 계층은 서대주로 표상되는 집단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여기서 서대주는 경제적인 능력이 있으면서 다람쥐와 같이 빈곤한 사람을 도울 줄도 아는 아량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위기에 처해서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뇌물이라는 부당한 수단까지도 이용할 줄 아는 현실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이는 곧 다양한 현실 변화에 민첩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인물로 볼 수도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조선 사회에서 경제적 부를 축적한 계층의 바람직한 모습을 드러내고, 한편으로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람쥐와 같은 비윤리적인 인물들에 의하여 예기치 못한 시련을 겪는 상황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 송사소설

억울한 일을 관청에 호소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설로, '공안 소설(公案 小說)'이라고도 한다. '송사(訟事) 사건 의 발생, 해결 과정 및 그 결과'가 소설의 발단, 전개 및 결말에 대응되는 구조를 이루며 전개된다. '황새결송', '서동지전', '서옥기', '까치전', '정수경전', '장화홍련전', '양반전', '김순부전', '진대방전', '옥낭자전', '박문수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송사 소설의 특징은 사건의 발생과 해결이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같이 이루어진다는 점, 송사 사건의 결말이 작품의 주제 의식으로 뚜렷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이런 수수께끼 모티프를 소설로 형상화하여 추리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과, 다른 고전 소설에 비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고전소설이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우연성을 방지하고 작품에 필연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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