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옹전(閔翁傳)                     - 박지원 -

◇ 소설 읽기   

  줄거리  

민 영감은 남양 사람이다. 무신년(영조 4년, 1728) 민란에 관군을 따라 토벌에 끼어서 그 공으로 첨사(僉使) 벼슬을 얻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끝내 벼슬하지 않았다. 민 영감은 어릴 때부터 매우 영리하고 총명하며 말을 잘 하였다. 특히, 옛 사람의 대쪽 같은 절개나 거룩한 발자취를 흠모하여 이따금 이런 의기를 듣다가 북받치면 흥분하기도 하였다. 그런 연고로 그들의 전기를 읽을 때마다 한숨 쉬며 눈물 흘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학식이 깊어지고, 나이 일흔이 되도록 글귀를 써내곤 했는데, 무척 뛰어난 언변을 지니고 있기도 하였다.

내 나이 열 일곱 여덟 때에 병으로 오랫동안 시달리면서 노래, 글씨, 그림, 옛칼, 거문고, 골동품 등의 여러 잡다한 것들을 제법 좋아하였다. 게다가 지나는 손님들을 모아 놓고 익살스럽거나 우스운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었지만, 깊숙이 스며든 우울증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민 영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노래도 잘 하고 말도 잘 하여 마음이 상쾌하게 열리지 않는 이가 없다 하니, 나는 그 말을 듣고 몹시 기뻐서 그에게 함께 놀러 오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민 영감이 나를 찾아 왔는데, 나는 마침 벗들과 더불어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민 영감은 서로 인사도 나누기 전에 퉁소 부는 자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더니 그의 뺨을 치며 크게 꾸짖었다. "주인은 즐겁게 놀자는데 너는 어째서 성난 꼴로 있느냐." 하면서 꾸짖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그에게 까닭을 물었더니, "저 놈의 눈알이 잔뜩 튀어나오도록 사나운 기운을 품었고, 피리 부는 놈은 얼굴을 돌리고 우는 듯하고, 장구를 치는 놈은 이마를 찌푸린 채 시름겨운 듯하니,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마치 무서운 일이라도 난 듯, 아이와 종놈들까지도 웃지 못하고 말도 못하게 되는 터, 이런 음으로 어찌 기쁠 수 있겠느냐." 라고 하니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나는 곧 그 악공들을 돌려보내고 민 영감을 맞아들여 앉혔다. 민 영감이 내 안색을 보더니 몸이 아프냐고 물어서, 나는 특히 음식 먹기를 싫어하고 밤에는 잠을 못 자는 것이 바로 병이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민 영감은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치하를 하였다. 놀란 내가 그 연고를 물으니 그가 말하길, "당신은 집이 가난한데 다행히 음식 먹기를 싫어하니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고, 잠이 없으니 낮밤을 아울러서 나이를 갑절이나 사는 것이니, 수(壽)와 부(富)를 함께 누리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얼마 뒤에 밥상이 들어왔다. 나는 얼굴을 찌푸리고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 이것저것 골라서 냄새만 맡을 뿐이었다. 그러자 민 영감이 갑자기 크게 성을 내며 일어나 가려는 것이었다. 까닭인즉 손을 불렀으니 손님에게 먼저 음식을 권하지 않고 혼자 먹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사과하면서 민 영감을 붙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빨리 밥상을 올리게 하였다. 민 영감은 사양하지 않고 팔뚝을 걷어붙였다. 그가 숟가락과 젓가락에 음식을 가득 올리자 나는 저절로 입안에 침이 흘렀고 그제서야 옛날처럼 밥이 먹혔다.

밤이 되자 민 영감은 눈을 감고 단정하게 앉았다. 내가 그에게 무슨 이야기를 걸었지만, 그는 더욱 입을 다물었다. 나는 몹시 무료했다. 한참 뒤에 민 영감이 별안간 일어나서 촛불 똥을 긁어 버리며 내기를 해보자고 하는데, 그 내용이 평생 보지 못한 책을 뽑아 내어 각기 두세 번 눈으로 훑어본 뒤에 외워 보자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늙었음을 알고 흔쾌히 대답하고는 <주례>라는 책을 꺼내었다. 둘은 서로 다른 부분을 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옹이 벌써 다 외웠다면서 자꾸만 재촉하여 나를 곤경에 빠뜨렸다. 나는 졸리는 가운데서도 억지로 외우려 하다가 어느샌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결국 그는 나의 모든 병을 고쳐준 셈이 되었다.

하루는 밤늦도록 민 영감과 이야기하였다. 민 영감이 같이 앉은 손님들에게 농담도 하고 꾸짖기도 했는데, 민 영감을 막아내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한 손님이 민 영감을 궁색하게 하려고 귀신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민 영감이 눈을 부릅뜨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때 한 손님이 등잔 뒤에 앉아 있었는데, 그를 향하여 귀신이 저기 있다 하니 그 손님이 성을 내면서 민 영감에게 따졌다. 그러자 민 영감이 그를 보고 어두운 곳에 있으면서 밝은 곳을 살피고, 얼굴을 숨긴 채로 사람을 엿보았다 하니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 이번에는 신선을 보았냐고 묻자 집이 가난한 자가 바로 신선이라고 하면서, 부자들은 늘 속세를 그리워 하는데 가난한 자는 언제나 속세를 싫어하니, 속세를 싫어하는 게 신선이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오히려 반문을 하였다. / 그러자 한쪽에서 나이 많은 사람도 보았느냐는 질문에, 오늘 아침 숲속에 들어갔더니 두꺼비와 토끼가 제각기 나이가 많다고 다투는 것을 보았는데, 말을 지어내면서 하는 이야기가 결국 글 이야기를 하면서 나이가 많다고 하던 걸 보면, 과연 글 많이 읽은 자가 나이 많은 자라고 하였다. / 한편에서는 가장 훌륭한 맛이 무엇이냐고 물어오는데, 민옹은 미동도 않고 최고의 맛은 염전에서 만드는 소금이라 답하였고, 불사의 약을 물었더니 자신이 매일 먹는 신초를 이야기하는데 그것을 먹고 살아나려면 밥을 먹기를 청하니 결국 쌀만큼 나은 것이 없었다고 하였다.

그의 말재주는 그야말로 변사라 할 만했다. 사람들이 다시 말문이 막히자 이번에는 두려운 것이 있냐고 물으니, 내 자신보다 무서운 것이 없다고 멋들어지게 물리치니 그 또한 달변이라. 사람들은 언제나 한꺼번에 많은 질문을 그에게 던졌지만 그의 대답은 언제나 메아리처럼 빨랐다. 결국 그를 아무도 골탕먹이지 못하였고, 그는 자랑도 하고 놀리기도 하면서 좌중의 반응에 아랑곳없이 그저 응대만 할 따름이었다.

누군가가 해서 지방에 황충(蝗蟲)이 생겨서 관청에서 백성들더러 잡으라고 감독한다는 이야기를 하니 민영감이 황충을 잡아 무엇을 하느냐고 되물었고, 곡식에 피해를 주는 놈들을 죽여야 된다고 답하자, 민 영감은 종로 네거리에 오가는 것들 모두 황충이라 하였다. 곧 키가 일곱 자가 넘고 머리는 검고 눈은 빛나고 입은 주먹이 드나들 만큼 크고 무슨 소린지를 지껄여대며, 구부정한 허리에 발굽이 서로 닿고 궁둥이가 잇달아 있으니 이놈들보다 더 농사를 해치고 곡식을 짓밟는 놈들이 없다 하며 큰 바가지가 없음을 개탄하니, 좌중들은 마치 이런 벌레가 실제로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모두가 크게 두려워했다.

어느 날, 민 영감이 찾아왔다. 내가 그를 바라보고 은어로 '춘첩자방제' 라고 말하니, 민 영감이 웃으면서 다르게 말하였다. 내가 그를 놀리고자 파자(破字)를 사용하여 그런 말을 하였는데, 그는 또 다르게 파자를 하여 자신을 오히려 높이니 그 재주 또한 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이듬해에 민 영감이 세상을 떠났다. 세상 사람들은 민 영감이 비록 지나치게 넓고 기이하며 얽매이지 않고 호탕하지만, 그의 성격만은 깨끗하고 곧으며 즐겁고도 밝다고 하였다. <주역>에 밝고, 노자의 글을 좋아했으며, 그가 대체로 엿보지 못한 글이 없다고 하였다. 그의 두 아들이 모두 무과에 올랐지만 아직 벼슬은 못하였다. 올해 가을에 내 병이 더 심해진 데다, 민 영감도 다시는 만나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와 더불어 나누었던 은어, 해학, 풍자 등을 모아서 이 민옹전을 짓게 되었으니 때는 정축년(1757) 가을이다. 나는 이에 이 시를 지어서 민 영감의 죽음을 슬퍼한다.

  감상 및 해설  

1757년(영조 33) 박지원이 지은 한문 전기(傳記) 소설이다. 실존 인물인 민유신이 죽은 뒤에 그가 남긴 몇 가지 일화와 작가 스스로 민유신을 만나 겪었던 일들을 엮고 뇌(誄:죽은 사람의 생전의 공덕을 기리는 글)를 붙인 전기이다. 『연암별집』<방경각외전>에 실려 있다.

박지원은 <민옹전>의 창작 경위에 대해서 작품 안에서 '금년 가을에 나는 병이 심하나 민옹을 볼 수 없었다. 그러므로 민옹과 주고받았던 은어 · 골계 등을 엮어 <민옹전>을 짓는다.' 고 하였다. <방경각외전>의 자서(自序)에서는 '민옹이 골계에 의탁하여 풍자한 것이 세상을 비웃는 공손하지 못함이 있다. 그러나, 경구(警句)를 써서 분발한 것은 게으른 이들을 경계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에 <민옹전>을 썼다.' 고 서술하고 있다. 이 말은 문학의 효용을 설명한 것으로 희언(戱言)이 희언으로만 그치지 않는 것임을 증언한 것이다.

<민옹전>은 민옹의 두 아들에 대한 것까지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희언이 중심이 되고 있어서 전의 형식을 빌려 소설을 실험한 것처럼 보인다. 민옹이 벽에 썼던 경구는 기발하고 묘미가 있으며, 작가와 민옹이 만나는 장면은 극적으로 생동하고 있다.

<민옹전>은 후반에서 민옹과 그를 상대한 여러 사람들의 갈등이 서술되고 있다. 그러나 그 갈등은 이미 힘의 균형을 잃고 있어서 민옹의 익살이 돋보이게 된다. 두꺼비와 토끼가 나이 다툼으로 하는 민간 설화가 적절히 이용되고, 인간을 황충으로 비하시킨 풍자가 날카롭다. 소금을 '素金', 멸구를 '滅穀'으로 표기한 것과, 민(閔)을 파자하여 춘첩자(春帖字 : 입춘 무렵 門에 써붙이는 글, '門'과 '文'을 합치면 '閔'이 됨.)로 표현한 것이 재치 있다.

<민옹전>은 유능한 재주와 포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펼 수 없었던 조선 말기의 무반(武班) 계층을 풍자적으로 설정하여, 불우한 무관이었던 민옹을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실학적 인도주의의 바탕을 엿보게 한다.

<민옹전>의 사건들은 각각 에피소드화되어 있으며, 각 삽화들은 작품 속에서 독립적 의미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민옹전>은 삽화와 삽화들이 엮여져서 이루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작가의 주관이 양적으로 표현된 주관적 문학이며 거기에 나오는 1인칭은 바로 작가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기에 소설일 수 없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소설 속에 소설론이 나오는 대표적 작품으로 이중 구조를 가진 소설에 관한 소설이라는 견해도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 '민옹'이란 인물에 대한 성격 파악은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되었다. 몰락 양반으로 세상을 풍자하며 떠돌아다닌 풍류객인 이야기꾼, 자유분방하면서도 비운을 극복하지 못한 불우낙백(不遇落魄, 불우하고도 뜻을 이루지 못한 처지)한 인물, 불우낙백하나 기인(奇人)으로 기막히게 익살을 잘하는 이야기꾼, 당대의 사회제도에 불만을 가진 자, 조선시대 양반사회에서 소외당한 선비 등, 인물의 성격이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지만 당대 조선후기의 제도권에서 밀려난 소외계층이며 자신의 이상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한 방외인(方外人) 또는 시정인(市井人)이라는 시각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나'란 인물은 '전(傳)'이라는 양식적 특성을 통해 볼 때, 작품 내의 서술자이며 또한 작가 자신인 연암 박지원을 가리키기도 한다. '나'는 작품 속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기도 하고, 직접 작품 속에 들어가서 자신의 목소리로 서술하기도 한다. '나'는 좌객들과 민옹과의 대화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나' 역시 민옹처럼 세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는 민옹과의 대화와 일화를 우언(寓言)과 골계로 엮어 입전하고, 당대의 사회제도를 풍자한, 소설가적 면모를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요점 정리  

● 갈래 : 한문, 단편, 풍자소설 (조선 영조 때, 1757년)

성격 : 비판적, 풍자적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인물

* 민옹(민유신) → 남양의 무인 출신으로 첨사라는 벼슬도 했으나, 그 뒤 시골에 묻혀 생활한다. 옛 사람의 기이한 절개나 그들의 행적을 그리워하여 벽에다 쓰고 분발하기도 하고 특히, 은어 기담으로 연암의 문객들과 설전을 하는 백승(百勝)의 변사이다.

* 민옹의 아내 → 늙은 남편의 출세를 기다리다 때로는 남편의 무능을 조롱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반전에 나오는 허생의 아내와는 달리 부드러운 감정의 인물이다.

* 악공들 → 연암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인물들이나 민옹에게 뺨을 맞고 물러간다.

* 기타 → 민옹과 설전을 벌이는 손님들

● 구성

* 인물 소개 → 민옹의 행적과 아내의 조롱

* 작가와의 만남 → 작가의 병에 대한 민옹의 처방

* 민옹의 일화 → 사람들의 어려운 질문과 민옹의 재치 있는 답변

* 세인의 평가와 애도 → 민옹의 기이함과 죽음에 대한 애도

● 주제 → 시정 세태에 대한 비판과 풍자

● 특징

* 인물과 관련된 일화를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함.

* 풍자와 해학을 기반으로 한 비판 정신을 드러냄.

  생각해 보기  

1. 민 영감이 악공들을 야단친 이유는 무엇인가?

→ 민 영감은 '나'의 병이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우울한 분위기를 바꾸어 '나'의 기분을 새롭게 하고자 악공들을 야단친 것이다.

2. '나'의 병을 고치기 위한 민 영감의 전략은?

→ 민 영감의 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택한 전략은 이를 같이 근심하는 것이 아니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취급하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서 민 영감은 나의 근심을 사소한 것인 듯 말하고, 일부러 화를 내기도 하며 일상인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의 의욕을 되찾게 하고자 한다. 민 영감의 이러한 노력은 무기력함에 빠져 있던 나의 기분을 바꾸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게 된다.

3. 민 영감의 말하기 방식은?

→ 민 영감은 '귀신'이나 '신선'과 같이 증명이 불가능한 물음에 대해 우선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놀라움을 품게 된 상대방이 자세한 사항을 물어오면 민 영감은 현실의 대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물음에 대한 답으로 내놓는다. 귀신이나 신선에 대한 민 영감의 대답은 상대방이 기대했던 바의 것은 아니지만 익숙한 대상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제시함으로써 비난을 피할 수 있게 만든다.

4. 나이 다툼 설화

→ 민 영감은 나이 많은 사람을 보았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으로 나이 다툼 설화를 사용하고 있다. 나이 다툼 설화는 주로 여러 동물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장 나이 많은 자를 좌장으로 선출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나이를 다투는 과정에서 각 동물들은 상상력을 동원한 지략과 과장으로 나이 많음을 증명하게 되며, 보통의 경우 가장 지혜로운 자로 두꺼비가 설정된다. 이는 겉으로 어리석어 보이는 자가 실제로는 지혜롭다는 주제 의식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5. 글을 많이 읽은 자가 가장 목숨이 길다고 한 말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책을 많이 보아 옛날의 일을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은 그 시대를 산 것과 마찬가지여서 가장 오래 산다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6. 민 영감의 재담에 담긴 지혜는?

→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한 질문에 민 영감은 생활의 상식에 기초하여 대답한다. '불사약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민 영감은 '밥만한 불사약은 없다.'고 답하고 무엇이 두려우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민 영감의 이러한 재담에는 일상인들이 흔히 간과하기 쉬운 생활에서의 교훈이 담겨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민 영감의 재담은 단순한 흥밋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띠게 되는 것이다.

7. 파자 놀이란?

→ 파자놀이란 한자의 자획을 나누거나 합치거나 하여 맞추는 놀이를 말한다. 파자 놀이를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태양 아래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는?' 하고 물으면, '옳을 시(是 = 日+下+人)'라고 답할 줄 알아야 한다. '나'가 민 영감을 놀리기 위해 어려운 파자 문제를 내었는데, 민 영감은 이를 손쉽게 맞추고, 나름대로 의미를 재해석함으로써 한문학적 소양과 재담꾼으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8. 민 영감이 말하는 '종로 네거리에 한길 가득 오가는 황충'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말해 보자.

→ 민 영감이 말하는 황충은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곡식을 축낸다는 민 영감의 말로 보아 황충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서 놀고 먹는 인간들을 빗대어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 '민옹'의 작가의식의 대변자로서의 역할

<민옹전>은 서술자인 '나'가 실존 인물로 여겨지는 민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 말미에서 작가는 "나는 그와 더불어 나누었던 은어 · 해학 · 풍자 등을 모아서 이 <민옹전>을 지었다. 때는 정축년(1757) 가을이다." 하는 말로 민 영감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에 바탕한 것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의 목적은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있는 것이 아니며, 뚜렷한 작가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이 작품의 서술자는 민옹의 이야기를 듣고 그 가운데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추려내고 표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옹전>의 내용 형성에 있어서 민 영감의 이야기만큼이나 이를 드러내고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서술자의 역할 또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서술자의 역할이나 작가의 창작 의식에 초점을 맞춰 이 작품을 이해한다면 민옹은 작가가 지닌 문제 의식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로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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