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 치 전                       - 미상 -

◇ 소설 읽기   

  줄거리  

까치가 나무 끝 높은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비둘기를 제외한 학두루미 · 까마귀 · 꾀꼬리 따위의 온갖 짐승들을 초청하여 낙성연을 베풀어 즐긴다. 초청받지 못한 비둘기는 불만을 품고 까치를 찾아가 다투다가 까치를 죽이게 된다. 과부가 된 암까치는 군수에게 고변하지만, 낙성연에 참석한 짐승들은 비둘기의 권세를 두려워하여 진실된 증언을 하지 못한다. 비둘기는 자기 처제를 통해 두꺼비를 뇌물로 매수하고, 뇌물을 받은 두꺼비는 까치가 저절로 떨어져 죽은 것이라고 위증을 하여 비둘기는 풀려난다.

까치의 삼년상이 지난 후, 할미새가 암행어사인 난춘[鸞鳥]에게 이 사실을 하소연하고, 어사또는 증인들을 재심문하여 진상을 밝힌다. 이로 인해 거짓 증언을 한 두꺼비는 정배당하고, 살해자인 비둘기는 사형이라는 엄벌을 받게 된다. 그 후 암까치는 남편의 영혼을 만나 1남 1녀를 얻고 많은 자손을 거느리며 부귀영화를 누린다.

  감상 및 해설  

'까치전'은 우화 형식을 빌려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의식을 드러내면서도, 선량한 백성들을 착취하는 부조리한 사회상을 비판하고 있는 풍자소설이다.

이 작품은 '까치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송사 과정을 통해 밝히고 있어서 송사 소설로서의 성격도 지니는데, 송사를 통한 사건 전개는 당대 현실의 부조리한 면을 비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비둘기의 폭력에 의한 까치의 죽음을 희살로 만들려는 의도, 비둘기의 처제가 뇌물을 사용해서 사람을 매수하는 행태, 두꺼비의 엉터리 증언, 엉터리 증언을 믿고 까치의 죽음을 단순 사고사로 처리하는 군수의 불공정한 재판 과정이 드러나는 첫 번째 송사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상, 불공정한 재판, 무능한 탐관오리에 대한 비판 의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어사또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는 두 번째 송사는, 선(선)은 언젠가는 승리한다는 당시 백성들의 의식과 서민들의 억울함을 밝혀주는 현명한 관리 출현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점 정리  

● 갈래 : 고전 소설, 우화 풍자 소설, 송사 소설

성격 : 우화적, 비판적, 비유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조선시대(18세기 후반), 황해도 안악군

● 주제 무능한 관리와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상 비판

● 특징

* 동물을 의인화하여 표현함.

* 인간 사회의 문제를 동물의 세계에 빗대어 우회적으로 비판함.

* 관련 작품으로 <서동지전>, <황새결송> 등이 있음.

● 등장인물

* 까치 부부 → 지배층과 유력자의 횡포에 시달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조선 후기 서민들을 상징함.

* 보라매 → 군수. 짐승들의 엉터리 증언만을 믿고 까치의 죽음을 단순 사고사로 판결하는 무능한 관리를 상징함.

* 비둘기 → 당대 향촌 사회의 신흥 졸부이면서 수령이나 관아 주변의 인물들과 결탁하여 서민층을 수탈하던 인물을 상징함.

* 할미새 → 처음에는 양심상 거짓 고변을 회피하려 미친 이로 행세하다가 나중에 용기를 내어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는 역할을 함.

* 두꺼비, 구진, 앵무새 → 실세에 빌붙어 이익을 챙기려는 지방 관아의 주변 인물을 상징함.

  생각해 보기  

◆ '까치전'의 사건 간의 긴밀한 인과 관계

'까치전'에서 중요한 사건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까치와 비둘기의 싸움에서 발생한 까치의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까치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는 송사 과정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라기보다는 인과 관계에 의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송사 과정은 까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설정된 것이라는 점과 까치의 죽음에서 논쟁거리인 '희살' 여부가 판명된다는 점에서 앞의 사건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 송사 소설로서의 '까치전'

'까치전'은 우화 소설이자 송사 소설로, 까치와 비둘기의 싸움에서 발생한 까치의 죽음에 관한 송사 과정이 나타난다. 비둘기의 폭력으로 까치는 억울하게 죽지만 송사 과정에서 비둘기는 뇌물과 청탁을 일삼으면서 거짓 증언으로 풀려난다.

송사 소설의 결말은 원억형(冤抑型)과 신원형(伸冤型), 그리고 화해형(和解型)으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 원억형 결말 작품들은 억울하게 핍박받는 자의 한이 맺히는 모습을 통하여 당시 사회의 부패상과 타락상을 비판하는 효과를, 신원형 결말 작품은 한의 맺힘과 풀림이라는 과정을 통해 독자를 함께 한풀이의 축제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화해형 결말의 작품들은 인물이 스스로의 타락을 깨닫고 반성하는 모습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교화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까치전'은 난춘이 바른 판결을 통해 비둘기에게 억울하게 오명을 쓴 암까치의 한을 풀어 주는 신원형 결말의 작품으로, 권선징악의 주제를 보여주는 동시에 독자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 '암까치'의 승리가 갖는 의미

암행어사는 민정을 살피기 위해 순행하던 중 할미새를 통하여 암까치의 억울한 사정을 듣고, 공정하게 재판을 집행하여 암까치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해 준다. 즉, '암까치'는 두 번째 재판에서 이기게 되는데, 이러한 암까치의 승리는 당시 백성들이 현실 세계의 불공정한 재판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나마 공정한 재판을 통해 승리하고자 했던 염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암까치의 승리는 당시 서사 문학의 행복한 결말의 관습, 즉 권선징악이라는 주제 의식과도 관련되어 있다. 이는 선은 반드시 승리하게 되어 있다는 교훈성을 강조하려는 작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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