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진전(張國振傳)                  -작자 미상-

◇ 소설 읽기   

  줄거리  

상남부땅에 장경구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간신인 이부윤의 시기를 피하여 고향에 내려와 살고 있었다. 그는 불공을 드린 후 아들 국진을 낳았다. 국진이 일곱 살 때 달마국 왕의 침입을 피해 아들 국진을 데리고 가다가 잃어 버렸다. 달마왕에게 붙잡힌 국진은 선봉장 굴통에 의해 물에 던져졌다. 그 순간 물속에서 널판자 같은 것이 나와 그를 태우고 큰 섬으로 실어 갔다. 국진은 이 섬에서 여학도사라고 하는 사람의 제자가 되어 무술과 도술을 배웠다.

국진은 7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다음 스승인 여학도사로부터 절운검과 청학선을 받아 가지고 부모를 찾아 길을 떠나 강주에서 상봉할 수 있었다. 이 무렵 병부상서 대도둑 이창옥의 열세 살 난 딸 계향도 강주에 와서 살고 있었다. 계향은 아버지가 간신의 모함에 걸려 옥사하고 어머니도 뒤따라 자살하여 고아로 된 처녀였다. 계향은 강주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선녀에게서 팔광검과 병서를 받은 다음 열심히 병서를 잃고 검술을 배워 나갔다.

그러던 중 그 모습이 국진의 어머니 눈에 띠게 되어 며느리로 삼고 싶어하였다. 어머니의 그 심정을 알게 된 국진은 생각 끝에 여자로 변장하고 이 처녀를 사귀기 시작하였다. 퍽 친숙해졌을 즈음에 그는 흥분하여 자기가 남자라는 것을 눈치 차리게 하였다. 그래서 국진의 집에서는 서둘러 중매꾼을 보냈다. 그렇지만 계향은 그 청혼을 거절하였다. 때마침 열 다섯 살이 된 국진은 황성에 올라가서 과거 시험을 치르고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었다. 그는 곧 황제를 만나보고 이창옥의 운명과 그 딸 계향에 대한 것을 낱낱이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황제는 즉시 계향을 불러 국진이와 결혼하도록 하였다.

그럴 때 제 딸을 국진에게 주어 사위삼으려 하던 상서 유흥기는 몹시 서운해하고 있었다. 이를 알아차린 황제는 국진의 벼슬을 병부상서로 높여주고 유흥기의 딸과도 결혼하도록 하였다. 그런지 얼마 뒤에 국진은 제주도 어사로 임명되었다. 어사가 되자마자 제주도를 향하여 떠난 그는 도중에 적운섬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그날 밤 깊은 잠이 든 국진은 꿈에 한 처녀에게 죽은 자기의 원한을 풀어 달라는 호소를 들었다. 그는 날이 밝자 그 도적들을 징벌하여 처녀의 원수를 갚아 주었다. 그랬더니 처녀의 혼이 다시 나타나서 은혜갚음으로 풍운갑이라는 갑옷을 주었다. 이와 거의 때를 같이하여 달마왕이 굴통과 백원도사를 동반하고 대군을 몰아 또 침입하였다. 나라에서는 서장군 황영에게 정병 백만을 주었으나 패하고 말았다. 소주지방을 순찰하던 중 적의 침노로 황성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들은 국진은 급히 달려가서 적진 속에 뛰어들어 용맹스럽게 싸워 백원도사의 도술을 청학선으로 이겨냈다. 여러 가지로 보아 승산이 없음을 알고 백학도사는 달마왕을 설복하여 훗날 다시 침범하기로 하고 물러갔다. 이 도망치는 달마왕의 군사들을 추격하던 국진은 앞을 막아서고는 적장 굴통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옛일을 생각해 대접해서 돌려보냈다.

싸움에서 크게 패한 달마왕이 황산도사에게 도움을 청하니 그 도사는 황화산의 천년 묵은 구미호라는 여우를 황제의 궁중에 들여 보내었다. 황산도사에게 도움을 청하니 그 도사는 황화산의 천년 묵은 구미호라는 여우를 황제의 궁중에 들여 보내었다. 여우는 궁중에 들어가자마자 황제의 딸을 죽이고 가짜 공주로 둔갑하였다. 그리고는 독약을 탄 술을 국진에게 먹였다. 그 술을 마신 국진이 배를 끌어안고 신음하니 곧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서 향기로운 차를 먹여 생명을 구원하고 여학도사가 보내는 편지와 신기한 약을 주었다. 공주로 둔갑한 여우의 정체를 깨달은 국진은 여우를 처단하고 목숨이 끊어졌던 공주를 신기한 약으로 다시 살려내었다. 구미호가 죽고 공주가 다시 살아나자 황산도사는 국진을 기어이 해치려고 자신이 직접 나비로 화하여 날아왔다. 그때 이 부인이 짚으로 사람 모양을 만들어 국진의 방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해놓았다. 황산도사는 이 꾀에 속아 허수아비의 목을 베고 황급히 도망쳤다. 국진은 달마국왕이 반드시 쳐들어올 것을 생각하여 군사와 양곡 준비를 잘해 두었다. 얼마 후에 과연 달마왕이 다시 쳐들어왔다. 첫 싸움에서 국진의 선봉장이 굴통을 죽였다. 그것을 본 황산도사는 도술을 부려 큰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게 끼여 지척을 분간할 수 없게 하였다. 이때에도 국진은 신비한 술법과 청학선이 일으키는 바람을 이용하여 황산도사의 계책에 맞섰다. 황산도사는 더 견딜 수가 없어 공중에 몸을 솟구쳐 도망치려 하였으나 국진의 칼에 맞아 죽고 말았다.

계속하여 달마왕과 대적한 국진은 도망치는 척하다가 적을 유인하여 삼대 베듯 쓸어 눕혔다. 크게 패한 달마왕과 백원도사는 황황히 군사를 거두어 달아났다. 얼마 후 황제가 죽고 그의 아들이 황위에 올랐다. 그리하여 국진을 시기하는 간신들이 조정에서 판을 치게 되었다. 도망간 달마국의 백원도사는 그것을 알고 국진을 모함하여 죽이려 하였다. 모함에 속은 황제는 대노하여 국진을 죽이려고 하다가 만 리 밖의 먼 섬으로 뷔양 보냈다. 곧 이 사실은 달마왕에게 편지로 알려지고 국진이 귀양가는 길목을 지켜 섰다가 그를 잡아가라고 하였다. 이리하여 귀양지를 향해 길을 떠난 국진은 첩정산에서 적에게 붙잡혀 달마국으로 끌려가서 땅굴 속에 갇혔다. 대군을 휘몰아 또 중원을 침범한 달마왕은 십 여 일도 못 되는 사이에 일흔여 개의 성을 함락시키고 기세등등하여 질풍같이 낙양성으로 진격해 들어갔다.

국진이 땅굴에서 통곡하고 있을 때 갑자기 큰비가 쏟아지면서 땅굴이 물에 잠기었다. 그 바람에 국진은 물 위에 떠올라 남몰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는 곧장 왕궁에 뛰어들어 궁안의 적들을 요절낸 후 급히 황성으로 달려가 적병을 격파하고 간신들을 잡아 처단하였다. 급한 달마왕은 이웃나라인 철왕국에 청병을 요구하였다. 철왕은 이에 응하여 자기가 직접 군사를 거느리고 나왔다. 이에 힘을 얻은 달마국왕은 철왕과 합세하여 국진에게 대항해 나섰다. 치열한 싸움이 거듭되고 승리를 거두었으나 국진은 병을 얻어 앓아 눕게 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국진의 아내인 이 부인도 남편이 앓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곧 군복을 갈아입은 이 부인은 유 부인이 주는 바늘같이 생긴 물건 두 개를 받아 건사한 다음 팔광검을 들고 천리비룡마에 앉아 푸른 무지개로 몸을 가리우며 남편 국진이 앓아누워 있는 곳으로 바람처럼 달려갔다. 바늘 같은 물건으로 용궁으로 갈 수가 있게 되어 귀한 약인 삼신산 영지초와 금단을 얻은 이 부인은 국진을 구완하게 될 선녀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

국진의 병이 위급한 틈을 타서 달마국왕이 엄습해 왔다. 이 급한 시각에 이 부인은 팔광검을 휘두르면서 적진 속에 뛰어들어 적을 물리쳤다. 국진이 누구인가 물으니 그는 그대의 사촌 처남인데 아직 뵈온 일이 없다는 인삿말을 하고, 가지고 온 신기한 약을 내놓았다. 국진은 그 약을 먹고 씻은 듯이 나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부인은 부원수가 되었고, 이튿날 철왕과 싸웠다. 철왕의 부하인 오금도사가 도술을 써서 구름과 안개를 일으키고 부원수는 팔광검을 휘둘러 그것을 산산히 흩날려 보내고 여러 적장의 머리를 베었다. 달마국왕이 이번에는 벽산국에 군사를 청했다. 부원수는 또 싸우러 나가서 철왕이 타고 있는 말머리를 베었다.

그가 한번 재주를 피우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머리 위에서 수없이 많은 칼소리만 요란하게 들렸다. 그와 동시에 철왕의 갑옷에는 수많은 칼자국이 났다. 부원수는 벽산왕이 달려드니 재주를 피워 그의 투구만 깨어 버리고 쫓아 버렸다. 벽산왕에게는 일지홍이라는 날쌘 딸이 있었다. 그런데 일지홍은 국진과 싸울 뜻이 전혀 없어 부원수에게 일부러 사로잡혀서 자기 아버지를 용서해 달라고 하였다. 국진과 부원수는 벽산왕을 용서해 줄 것을 약속하고 그를 돌려보냈다. 딸의 말을 들은 벽산왕은 곧 투항하였다. 그것을 알고 대노한 달마왕과 철왕은 기를 쓰고 달려들었으나 참패를 면할 수 없었다. 패전한 두 나라 군사들은 황급히 팔룡산으로 달아났다.

부원수는 그것을 보고 동정호에서 만난 선녀를 팔룡산으로 보내어 적병들을 사로잡게 하였다. 그리고 전쟁의 승패가 확연하여지니 국진의 곁을 떠났다. 국진은 싸움에서 이긴 후 달마왕과 철왕의 항복서를 받고 그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백원도사와 적장들은 모두 처단하였다. 국진이 철왕의 딸 일지홍과 함께 황성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에게 문안드리고 그동안 여러 친근한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를 알아보자 어머니는 다른 이들의 안부는 다 물으면서 왜 사촌 처남의 안부는 물어보지 않느냐고 하며 물었다. 그 말에 정신이 든 국진이 부원수를 찾으니 사촌처남이라고 하던 부원수가 소복단장을 하고 조용히 들어왔다. 그때야 국진이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자기의 아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운 국진은 이 부인과 함께 큰 상을 받았으며 일지홍과도 결혼하였다.

  감상 및 해설  

조선시대에 쓰인 작자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군주에 대한 충의(忠義)를 주제로 다룬 영웅군담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이 씨 부인이 전장에 나가서 도술로 남편을 돕고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내용은 <박씨부인전>의 박씨 역할과 흡사하다. 그렇지만 전장에 남장을 하고 나가 직접 투쟁한다는 부분은 박씨보다도 더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남자 주인공인 장국진도 또한 <유충렬전>의 유충렬과 퍽 유사하다. 본래 별의 하강이라는 점, 등에 28수를 응하는 흑점이 있는 점, 칠성을 타고난 만고의 충신이라는 점, 도사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그의 상대역 역시 후원 받는 도사가 있는 점, 자미성이 황제의 별로 되어 있는 점, 천문을 보고 천자의 위기를 알아내는 점 등이 유충렬과 같은 점이다. 장국진이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를 하고, 그의 입공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씨 부인이 곁에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은 유충렬과 구분된다.

<장국진전>에 '계화'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박씨부인전>에도 이 이름이 나오므로, 우리는 이를 통해서 이 두 작품이 상호 영향관계에 있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장국진이 이소저의 선을 보기 위하여 여자옷으로 바꾸어 입고 봉구황곡을 타는 장면은 <구운몽>의 양소유가 정소저의 선을 보기 위하여 여자옷으로 갈아입고 봉구황곡을 타는 대목과 역시 일치하며, 이소저의 시비 이름이 춘운인 점도 <구운몽>에 등장하는 시비 이름과 일치한다. 이것은 <장국진전>이 <구운몽>의 영향을 받은 데 기인하는 것임을 입증하여 준다.

  요점 정리  

● 갈래 : 고전소설, 영웅소설, 군담소설, 적강소설

● 성격 :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중국 명나라

● 주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는 장국진과 이 부인의 영웅적 활약상

● 특징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전개됨.

* 비유적 표현과 과장법을 활용해 작중 상황을 묘사함.

* 이 부인의 활약상을 통해 여성 영웅소설의 면모를 보여 줌.

* 서술자가 주관적 판단을 제시하는 편집자적 논평이 두드러짐.

* 남성 중심 사회의 현실과 달리 작품에는 남녀평등의식이 반영됨.

  생각해 보기  

blue56_up.gif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