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洪吉童傳)                          -  허 균 -

◇ 소설읽기  

● 줄거리 

홍길동은 조선조 세종 시절 명문거족인 이조판서 홍공과 시비 춘섬의 소생인 서자(庶子)이다. 길동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병서와 도술을 체득했고, 훌륭한 인물이 되기 위하여 학문과 무예의 연마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자라는 신분으로 인하여 온갖 천대와 구박을 감수해야 했고, 심지어는 그의 비범함이 장차 화근이 될 수도 있다는 가족들에 의해 음모로 암살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결국, 길동은 모친의 충고로 암살의 위기를 벗어나 정처없는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된다.

집을 나온 길동은 비분을 삭이며 떠돌다가 도적의 소굴로 들어가 힘을 겨루고 도적의 두목이 된다. 길동은 해인사의 재물을 기이한 계책으로 탈취하고, '활빈당'이라 자처한다. 그 후로 길동은 팔도 지방 수령들의 불의의 재물을 기이한 계략과 도술로써 탈취하여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는 함경도 감영의 재물을 탈취해 가면서 자신이 가져간다는 방을 붙여놓기도 했다. 어느 때는 여러 지방의 도적당한 날짜가 한날 한시이기도 했다. 우포장 이흡이 길동을 잡으러 갔다가 우롱만 당하고 오고, 국왕이 길동을 잡으라는 체포령이 내리자 전국에서 잡혀온 길동이 300여 명이나 되었으나, 호풍환우하고 초인적인 도술을 부리는 길동을 잡을 수는 없었다. 둔갑법, 축지법, 분신법을 마구 구사하는 초인간적인 길동의 도술을 당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길동을 잡을 길이 없자, 조정에서는 홍판서를 시켜 길동을 회유하여 길동의 소원을 들어주고 병조판서를 제수코자 한다.  병조판서가 된 길동은 만족하지 못하고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고국을 떠나 남경으로 가다가 산수가 수려한 율도국을 발견한다. 그는 다시 돌아와 조정에서 정조(正租) 1천 석을 얻고, 3천 도당을 거느리고 율도국의 요괴를 퇴치해 볼모로 잡혀온 미녀를 구하고 그 곳의 왕이 된다. 그러나 부친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하여 3년상을 치른 뒤에 다시 율도국으로 가서 나라를 다스려 이상국을 건설한다.

● 감상 및 해설

<홍길동전>은 영웅의 일대기를 골격으로 한 최초의 한글 소설이다. 사회의 부조리와 새로운 사회로의 이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소설이 지니는 문학적 역할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소재를 당대의 사회 현실에서 택했고, 의적을 등장시켜 모순된 사회 제도를 개혁하려는 혁명성과 서민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도교적인 둔갑술, 축지법, 분신법 등을 담고 있으면서도 당대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룸으로써 리얼리티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길동은 계급 타파를 위해 두 번의 갈등을 겪고 이를 해결한다. 첫째는, 가정에서 아버지와 벌어진 적서 차별에 대한 갈등이다. 이 갈등은 길동이 곡산모의 흉계를 물리치고 그 부친에게 이별을 고할 때 이들의 갈등은 해소된다. 두 번째는, 사회 내에서 임금과 벌어지게 된다. 천비 소생이라 정상적 출세길이 막혀있는 길동이기에 의적행위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출세를 하려고 한다. 길동은 임금에게 구체적으로 '병조판서 교지'를 내리도록 요구하며, 그것이 이루어지자마자 조선국을 떠난다. <홍길동전>은 결국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적서의 차별을 무너뜨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홍길동전>의 계급 타파는 어디까지나 양반내에서의 문제였음에, 계급 간의 문제를 제기해 놓고 철저하게 추구하거나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작가 의식의 한계가 다소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본 작품은 적서 차별 문제, 봉건적 계급 타파, 탐관오리 척결, 의적 활동, 빈민 구제, 이상국 건설 등 남성적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요점정리 

성격 : 한글소설, 영웅소설, 사회소설, 이상소설, 도술소설, 전기소설

배경

* 공간적 ― 주인공의 이상 실현이 어려운 조선과 이상 실현이 가능한 율도국

* 시간적 ― 조선 세종

* 사상적 ― 봉건적 사회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 서민적 고발정신, 신분 상승 욕구, 해외 진출과 이상사회 건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⑴ 홍길동 - 홍판서의 서자로 태어나 당대의 모순된 현실에 정면으로 항거하고, 자신의 이상을 성취해 나가는 인물.

⑵ 홍판서 - 명문거족의 후예로 전형적인 양반임. 첩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에게 호부호형도 못하게 했지만, 왕명에 의해 수동적으로 허락함.

⑶ 춘섬 - 홍판서의 시비이면서 길동의 어머니. 온갖 고난과 눈물과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는 전형적인 한국의 여인상

⑷ 초란 - 곡산 기생으로 상공의 총애를 받는 첩이다.  길동을 음해하고 길동과 갈등을 빚는 인물

주제모순된 사회제도의 개혁과 이상국의 건설

영향관계 : 중국의 <수호지>,<삼국지연의>,<서유기>의 영향을 받음.

                     <전우치전>, <서화담전>과 같은 전기체 아류작을 낳음.

문학사적 의의

① 최초의 한글소설

② 당대의 사회적 문제를 제재로 삼은 점(최초의 사회소설)

③ '영웅의 일대기'를 골격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 서사 양식의 기본 뼈대를 형성한 작품.

④ 도술적인 요소는그 뒤에 군담소설에 계승되어 당시 한국인이 가지고 있던 정신적 승리의 문학적 전통을 계승함.

<홍길동전>의 설화적 영웅 구조

→ <홍길동전>은 영웅의 일생이 소설화된 것이다. 주몽이나 탈해 등 영웅의 일생을 다룬 신화와 홍길동전은 다음과 같이 행복과 고난의 발전적 반복 구조를 지닌다.

* 고귀한 혈통을 지닌 인물(이조판서의 아들)

* 비정상적 출생(시비 춘섬에게 태어난 서자임)

* 비범한 능력(총명이 과인하며, 도술에 능함)

* 어려서 기아가 되어 죽을 고비에 이름(계모인 곡산모가 자객을 시켜 죽이려고 함)

* 구출, 양육자를 만나서 죽을 고비에서 벗어남(길동이 자객을 죽이고 살아남)

* 자라서 다시 위기에 부딪힘(나라에서 길동을 잡아들이려 함)

* 위기를 투쟁으로 극복해 승리자가 됨(포도부장을 물리치고 병조판서를 제수받음 →요괴를 물리치고 소저와 결혼함 → 율도국의 왕이 됨)

● 생각해 보기

1. <홍길동전>에서 율도국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박지원의 <허생전>과 비교하여 말해 보자.

율도국은 허균이 설정한 이상 사회이다. 조선에서 자신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관철되지 못하자 그의 이상은 새로운 국가의 건설, 즉 율도국의 건설로 뻗어나간다. 율도국은 '산무도적하고 도불유습'하는 이상국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 곳은 중국을 섬기지도 않고 조선사람들이 출입하지 않는 나라이다. 말하자면 중국도 조선도 아닌 새로운 나라이다. 그렇지만 그 곳이 봉건 지배 체제를 탈피한 국가는 아니다. 물론 이것은 허균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의 한계로 보인다.

그러나 홍길동이 세운 율도국은 박지원의 <허생전>에서의 남방의 섬에 앞서 고전 소설사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하는 일종의 유토피아라는 점에서 주목되어야 마땅하다. 더구나 이 유토피아는 단순히 무릉도원이 아니라, 사회적 제 모순에 대한 적극적 비판과 저항의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기에 그만큼 역사적인 것이다.

 

2. 주인공 홍길동의 성격과 인간적 특징을 논의해 보자.

홍길동은 가정 내에서의 적서의 차별과 자기에 대한 암살 음모로 자객을 죽이고 집을 나가서, 사회에서는 도적의 두목이 되어 의적 행세를 하다가 해외에 나가 율도국 왕이 된다.

이 세단계를 거치면서, 홍길동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끝없이 도전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즉, 그는 '영원한 반항아'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홍길동은 총명이 과인하여 적서 차별의 모순을 뼈저리게 느끼고, 또한 그의 신분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정상적으로 발휘할 수 없음을 깨달은 후, 사회제도를 향한 저항의식을 갖게 된다. 길동은 이 저항의식을 도적이 된 후 사회체제에 반항함으로써 드러낸다. 그의 저항의식은 아무런 방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활빈당'이라는 일정한 방향성을 지니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길동은 철두철미하게 자신의 계획을 성사시키는 인물인 것이다.

● 문제 ; 2014 수능 국어 영역(A형)

41.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길동이 하늘에서 내려오자 임금은 그를 선동으로 오해했다.

② 인형은 부친의 장례식에 나타난 길동을 동생으로 대했다.

③ 길동은 잘 훈련된 정예병을 이끌고 율도국을 공격했다.

④ 율도국 태수는 길동이 보낸 격서에 놀라 항복했다.

⑤ 길동은 부하들에게 벼슬을 주고 율도국을 다스렸다.

 

42. [A]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A : 길동의 부친이 사망하자 길동이 나타나 부친의 장례를 치르는 상황)

① 부친의 삼년상을 길동이 영웅들을 모아 함께 치르는 과정에서, 길동과 부하들 간의 유대감이 공고해지고 있다.

② 부친의 생전에 호부호형을 허락받았던 길동이 부친의 사후에는 산소를 모시게 됨으로써, 자식으로서의 지위가 강화되고 있다.

③ 부친을 운구하는 일에 많은 사람들이 엄숙하게 참여함으로써, 부친의 평소 넓은 인간관계가 사회적 차원에서 확인되고 있다.

④ 부친을 산소에 모시는 자리에 모부인이 참석하였다는 점에서, 부친 사후 모부인을 중심으로 길동의 가족 관계가 재편되고 있다.

⑤ 부친을 위해 좋은 터를 마련하고자 지술을 배운 길동을 모친이 염려하는 데서, 주술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가족의 태도가 드러나고 있다.

 

43.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서자 홍길동의 일생은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당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기적 욕망에서 비롯되는 문제도 드러난다. 즉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길동은 부당한 사회와 충돌하기도 하고, 개인적 욕망 성취를 위해 사회 부조리와 타협하거나 명분과 괴리되는 행위를 하여 스스로 모순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①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친한 종의 몸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길동의 벼슬길이 막히는 것을 보면 당대 사회가 인재를 등용하는 데에 폐쇄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② 신분 차별에 저항했던 길동이 벼슬을 받자 자신의 행적을 '죄'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길동이 욕망 성취 과정에서 당대의 사회 제도와 타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봉건 체제의 상징인 임금이 당대 사회 제도의 부당함에 공감하여 길동의 재주를 칭찬하는 것을 보면, 당대 사회가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을 제도적으로 승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④ 분란을 일으킨 길동에게 임금이 벼슬을 내려 길동의 불만을 달랠 뿐 그 근본 원인은 해소하지 않는 것을 보면, 당대 사회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어.

⑤ 길동이 율도국을 침략하여 '살기 좋은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면서도 스스로를 '의병장'이라 부르며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을 보면, 길동의 욕망 성취 과정에서 행위와 명분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어.

④②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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