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척 전(傳)                     -조위한-

◇ 소설읽기   

  감상 및 해설  

1621년 조위한이 지은 고전 소설로,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가족의 이산과 재회를 그리고 있다. 우리 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 안남(베트남)까지 공간적 배경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 남성은 물론 여성도 역경을 극복하고 운명을 개척해 내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는 점, 조선인과 중국인의 국적을 초월한 혼인이 그려져 있다는 점 등, 기존의 고전 소설과 달리 작가의 진취적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할 만하다.

이 작품의 배경으로 나타나고 있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조선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인 모든 면에 큰 전환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백성들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시련을 안겨 주었고, 급기야는 국가의 기운마저 흔들리게 했던 것이다. 경제적인 혼란, 기아와 온갖 전염병으로 백성들은 방황해야만 햇으며, 7년 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발생한 이산 가족의 수는 헤아릴 수도 없었다. 또한 유사 이래 가장 처참했던 전쟁이 끝난 후 수습할 방도를 찾는 것이 시급했음에도 광해군은 왕권을 지키기 위하여 즉위하자마자 옥사를 일으켜 백성들의 정신적인 고통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 작품은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수록된 '홍도'라는 설화를 조선중기 때 문신 조위한이 소설화한 것으로 보인다. 두 작품 모두 전쟁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산과 재회를 다루었으며, 조선과 일본, 중국을 배경으로 삼는 등 작품 전반적인 사건에 유사성을 보이죠. 그러나 <최척전>이 인물의 명명에 변화를 주었다는 점, 사건의 묘사가 좀 더 치밀했다는 점 등에서 더 발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점정리  

◆ 성격 : 고전소설, 한문소설, 전쟁소설, 군담소설 (우연적, 사실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갈등 : 인물(최척, 옥영)과 사회적 상황(전란) 사이의 갈등

◆ 배경 :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조선 · 중국 · 일본 · 베트남 등.

◆ 주제 : 이산 가족의 고통과 가족애를 통한 재회

◆ 특징

* 조선뿐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으로 작품의 배경이 확장됨.

* 실제 일어났던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당시 백성들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표현함.

* 사실주의적 표현으로 당시 우리 나라 사회와 역사의 본질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

◆ 인물

* 최척 → 쇠락한 양반집 아들. 전란과 이산의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사랑과 행복을 쟁취하는 의지적인 인물임.

* 이옥영 → 전란을 피해 남원으로 오게 된 서울 양반가의 규수. 강인한 의지와 슬기로 전쟁이 가져다 준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함.

◆ 구성

* 발단 → 최척과 옥영이 약혼하나 최척의 의병 종군으로 이별함.

* 전개 → 최척과 옥영이 재회하여 결혼하나 정유재란으로 가족이 모두 흩어짐.

* 위기 → 최척과 옥영이 안남(베트남)에서 재회하나 최척이 명나라 군사로 출전하였다가 포로가 됨.

* 절정 → 최척이 포로수용소에서 맏아들 몽석을 만나 조선으로 탈출하고, 옥영도 아들 내외와 조선으로 돌아옴.

* 결말 → 조선에서 일가가 해후하여 행복하게 살아감.

    

1621년 조위한이 임진왜란을 소재로 하여 창작한 한문애정전기소설로 <기우록(寄遇錄)>이라고도 한다. 이 소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그리고 호족(胡族)의 명나라 침입이라는 사실(史實)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자 남원 땅으로 피난을 온 옥영은 가난하긴 하지만 성실한 최척에게 구혼편지를 보낸다. 옥영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인을 감행한다. 그 후 두 아들을 얻고 두 번의 헤어짐과 만남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행복한 삶을 마친다.

<최척전>은 최척 부부의 삶 속에 전쟁, 죽음, 피난살이 따위를 제법 밀도 있고 생동감 있게 그려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전반의 현실을 살펴보게 한다.

그 시대에 지어진 전란을 다룬 전기소설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최척전>은 인정물태론(人情物態論), 즉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의 천착인 데다가 문학적 상상력으로 다듬어진 시간과 인물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그것들과는 변별되는 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옥영과 최척은 전쟁이 지배하는 시기에 살았다. 그러므로 전쟁의 경험이 그들 삶에 깊이 파고들어 "봉도 가는 길 안개놀이 자욱하여 찾을 수 없네."라는 옥영의 시구처럼 행복을 찾는 일은 요원하기만 했다. 그러나 옥영은 그 시간 속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봉도라는 행복을 찾아 나섰다. 비록 그 길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험난한 길이라 할지라도 마다 않고. 대개의 전기소설들이 '그'의 역사(history)라면 그러한 면에서 <최척전>은 '그녀'의 역사(herstory)가 되는 셈이다.

애정전기소설에서 여성은 몸이 표지였으나 <최척전>에서는 그것이 말끔히 사라졌다. 이 소설을 거듭 읽는 동안 다가온 것은 지난하고 고단한 삶을 타개해 나가려는 옥영의 당차고도 능동적인 행동들과 그녀의 흔들림 없는 의지였는데, 그것들은 옥영이라는 한 평범한 여인네를 영웅으로 느끼게 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여겨진다. 그 당시를 살던 여인의 존재증명이었다고나 할까.

그러므로 이 소설을 읽는 이들은 오로지 순종만이 미덕이었던 중세에 감히 죽음 앞에 도전하는 옥영의 두둑한 배짱과 행동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터, 그로써 뚱딴지같이 나타나는 신의 계시나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 따위는 눈감고 지나쳐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최척전>에 보이는 우연이란 파편화된 옥영 가족의 서사적 대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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