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사회)         - 정당방위와 그 허용 범위 : 김일수 -

● 지문

우리나라 현행 형법 21조에 따르면 자기 또는 타인(他人)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벌하지 않기로 되어 있다. 왜냐하면 정당방위를 위법성이 조각(阻却)되는 행위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부당한 침해, 즉 불법 앞에서 권리를 양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정당방위에는 두 가지 기본 사상이 깔려 있다. 그 하나가 자기 보존의 사상이다. 누구나 타인의 위법한 공격에 직면할 때 자기 자신 또는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사상에 바탕을 둔 정당방위권은 어느 의미에서 개인의 자연권(自然權)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향유하는 이익이 눈앞에서 위법 · 부당한 공격으로 침해되는 것을 보고서도 그냥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 경우 법은 보통 사람들에게 자기 보존을 위해 공격자를 무력화시킬 선제공격이나 기선을 제압하는 공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정당방위의 성격)

정당방위는 개인의 자기 보존 사상 외에도 법이 무엇인가를 확충시켜 주어야 한다는 사상을 밑에 깔고 있다. 자기 자신을 위법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자는 이로써 법질서 전체의 효력까지도 방어한다는 것이다. 이 사상을 옛날부터 ㉠'부정(不正) 대 정(正)의 원칙'이라고 불러 왔다. 즉 불법에 양보를 해서는 안 되며, 정당한 것이 부당한 것에 길을 비켜 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처럼 법질서 전체의 효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방위의 옳음에 대한 신봉 때문에 정당방위는 가차 없는 방어 수단을 들이대도 허용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침해받은 이익이 재산적 가치밖에 없는 것인데도 방어 수단으로서는 그 공격자의 인명에 손해를 가해도 허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정당방위가 무제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혹 정당방위권이라고도 말하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것은 당당히 나서서 꼭 권리로서 실현해야 할 것은 아니다. 개인의 자기 보존과 법질서의 확충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법이 원칙적인 금지에 대해 예외적인 허용비상구를 터놓은 데 불과한 것이지 정당방위가 정문(正門)처럼 당당히 나설 권리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과격한 정당방위는 그 내재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먼저 방위 행위는 사실상 방어의 필요성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방어자는 위법한 공격에 대해 반드시 소극적인 방어 수단만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주먹으로 방어해도 될 일에 무기를 사용했다 해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찌 됐든 방어자는 공격을 확실하고 위험 없이 막기 위하여 많은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중 가장 경미한 것으로도 중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더 나아가 방위 행위는 규범적으로 요구된 행위여야 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허용되지 않은 방위 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라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 이것은 정당방위의 엄격주의에 대한 규범적 관점으로부터의 제한이다. 요구된 행위이기 위해서는 먼저 목적과 수단의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방위 행위에 의해 야기된 손해가 공격 위험에 비해 극단적인 불균형을 이룰 때 정당방위의 자기 보전 근거가 탈락된다. 만약 이 같은 극단적인 불균형이 존재함에도 방위 행위를 실행한다면 그것은 권리 남용일 뿐 정당방위는 아니다.

 

● 단락의 요지 파악하기

→ 정당방위에 대한 현행 형법의 규정

→ 정당방위 존립의 바탕이 되는 기본 사상 ① : 자기 보존의 사상

→ 정당방위 존립의 바탕이 되는 기본 사상 ② : 법질서 확충의 사상

→ 정당방위의 내재적 한계 ① : 사실상 방어의 필요성을 갖추어야 함.

→ 정당방위의 내재적 한계 ② : 규범적으로 요구된 행위여야 함.

 

● 정리하기

주제 ⇒ 정당방위의 사상적 배경과 내재적 한계

특성

   1) 해제 : 이 글은 정당방위 존립의 바탕이 되는 두 가지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정당방위는 사실상 방어의 필요성을 갖추어야 하며 규범적으로 요구된 행위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를 포함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2) 독해 확장

      * 자연권(自然權) →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가지는 천부의 권리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형성되거나 실정법에 의하여 창설된 여러 권리와 대응되는데, 근대 자연법론에 의하여 형성 · 확립된 개념으로서 인간의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권리라고 일컬어진다. 실정법론(법 실정주의)에서는 권리란 법률로써 인정되는 경우에만 성립되므로 법률 이전의 자연권의 개념이 인정되지 않으나, 자연법론에서는 인간의 자연권은 법률 이전의 천부의 권리라고 하며, 국가가 법률로써도 이를 제한하거나 침해할 수 없다고 한다. 자연법 사상에 그 기초를 두고 있는 자연권 사상은 고대에도 존재하였다. 근대적인 자연권 사상은 홉스의 자기 보존권과 자연적 자유권, 로크의 재산권과 저항권, 루소의 평등권 사상 등 근대 자연법론과 국가 계약설에 의하여 형성되면서 17~18세기 영국 · 미국 · 프랑스에서 일어난 시민 혁명의 사상적 지도 이념이 되었으며, 근대 입헌 민주주의 헌법상의 기본적 인권 보장으로 성문화되고 확립되었다. 한국 헌법상에서는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밝힌 부분에서 자연권 사상을 확인할 수 있다.

 

   3) 어휘 풀이

      * 법익 → 보호법익과 동일한 말.  법의 규정이 보호하려고 하는 이익. 예를 들어 살인죄에서는 사람의 생명, 절도죄에서는 재물 소유권 등이 해당한다.

      * 조각(阻却) → 방해하거나 물리침.

      * 위법성이 조각되는 행위 → 법을 위반하고자 하는 행동을 물리치고자 하는 행위

      * 자연권 →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권리.  자기 보존이나 자기 방위의 권리, 자유나 평등의 권리 등이 이에 해당함.

      * 부정 대 정의 원칙 → 위법 대 정당방위라는 적법의 원칙으로, 부당한 침해에 대해 정의로서 행위함.

      * 가차 → 정하지 않고 임시로 잠시 빌림. '없다'와 결합하여 '사정을 봐주지 않다'의 뜻으로 쓰임.

 

● 출제 문항

1.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현행 헌법에서 규정한 정당방위권은 두 가지 기본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②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행위가 지나치면 정당방위가 되지 않을 수 있다.

   ③ 부당한 공격을 방어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법질서 전체의 효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④ 손해가 발생하기 전에 자신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정당방위는 적극적 의미의 권리 행사에 포함된다.

   ⑤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방어자가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여러 수단 중에서 가장 경미한 것으로도 중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2. ㉠이 가장 잘 형상화되어 있는 것은?         

   ① 허공이 소리친다 /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 온다. /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 단 한 번 /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고은, <화살>)

   ② 늙은이는 밭을 갈았다. / 갈지 않으면 먹지 않는 늙은이 / 늙은이의 평생은 밭 가는 일 / 밭에서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았지만 / 밭에 얽매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돈연, <벽암록 39>)

   ③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시련의 길 하얀 길 / 가로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 /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④ 보이지 않는 빙하기, 그 두껍고 차가운 강철의 살결 속에 씨를 감추어 둔 채 때가 이르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아직은 암회색 스모그가 그래도 맑고 희고, 폐수가 너무 깨끗한 까닭에 숨을 쉴 수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만 뜬 채 잠들어 있는지 몰라.    (김기택, <바퀴벌레는 진화 중>)

   ⑤ 이제 밝아 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향기를 맡기 위하여 /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 새벽에 깨어나 /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3. 위 글을 읽은 후 <보기>를 접했을 때, 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 사건 개요 : A(남, 57세)가 술에 만취해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가정 주부인 B의 집에 들어가 유리창을 깨고 아무 데나 소변을 보는 등 행패를 부리고 나갔다. 그래서 B가 유리창값을 받으러 A를 뒤따라가 어깨를 붙잡았다. 그러자 A는 B에게 계속해서 상스러운 욕설을 했다. 그래서 B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잡고 있던 손으로 A의 어깨 부분을 밀쳤고, 이에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A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졌다. A는 넘어지면서 시멘트 바닥에 이마를 부딪쳐 1차성 쇼크로 사망했다.

○ 판결 : 위와 같은 B의 행위는 A의 부당한 행패를 저지하기 위한 본능적인 방어 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상당성이 있으므로 형법 제21조에 정한 정당 행위에 해당한다.

   ① A가 위법한 행위로 부당하게 침입해 올 때 B가 자신의 권리를 양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구나.

   ② A의 위법한 행위에 대해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B의 행위가 조금 과격하더라도 이를 당당한 권리로서 인정하는구나.

   ③ A의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방어 조치를 한 B의 행위를 자연권에 기초한 행위로 보는구나.

   ④ A가 부당하게 B의 재산적 가치를 파괴하고 인격을 모욕하는 경우에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B가 선제공격을 하는 것도 정당방위로 인정하는구나.

   ⑤ A의 위법한 행위로 B가 침해받은 것이 재산적 가치밖에 없더라도 방어 수단으로 B가 A의 인명에 손해를 가한 것을 정당방위로 인정하는구나.

 

4. 위 글과 <보기1>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보기2>의 내용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1>

● 오상 방위(誤想防衛) : 정당방위의 요건이 되는 사실, 즉 자기나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없는데도 그것이 있다고 잘못 생각하여 행한 방위 행위.  예컨대 밤길을 걷다가 뒤에서 급한 일로 뛰어오는 사람을 자기를 죽이려고 뛰어오는 줄 잘못 알고, 정당방위라 생각하여 사살한 경우와 같다.

 

<보기2>

오상 방위와 정당방위는 모두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②'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말은 비록 위법적인 행위를 했다 할지라도 그 행위에 일정한 사유가 있어 법적 책임을 물을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오상 방위는 자신이 손해를 입힌 대상이 실제 자신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는 측면에서 정당방위와는 구분된다. 오상 방위의 발생은 실제 위험이 아니라 자신의 사실 착오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③ 오상 방위는 정당방위의 기본 사상인 '자기 보존 사상'과는 어느 정도 관련을 맺지만 '법질서 확충'과는 무관하다. 즉, 오상 방위가 ④ 자신을 지키려는 의식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자기 보존'과 관련되지만, ⑤ 자신의 착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은 '법질서 확충'과 무관한 것이다. 오상 방위는 상황을 잘못 인식한 자기 자신의 잘못이 분명히 인정되는 상황인 만큼 반드시 범법 행위로 간주되어야 하나, 사건을 일으킨 동기가 고의성이나 악의성이 없는 점을 참조하여 판결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5. <보기>의 내용을 참고할 때, ⓐ와 서술어의 자릿수가 같은 것은? 

<보기>

우리말의 서술어는 그 성격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문장 성분의 숫자가 다른데, 이를 서술어 자릿수라고 한다. '피다', '학생이다'와 같은 서술어들은 주어 하나만 요구하는 한 자리 서술어이고, '같다'는 주어 이외에 필수적 부사어나 목적어, 보어를 하나씩 더 요구하는 두 자리 서술어이다. 반면 ⓐ'여기사'는 주어와 필수적 부사어, 그리고 목적어를 요구하는 세 자리 서술어이다. 이처럼 서술어의 성격에 따라서 필수 성분인 주어, 목적어, 보어, 필수적 부사어 등의 쓰임이 결정된다.

   ① 그는 어제 연극을 보았다.                                   ②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는 정말 예쁘다.

   ③ 하늘에 비행기가 재빠르게 날아간다.                   ④ 냉장고에 넣어 둔 물이 얼음이 되었다.

   ⑤ 할아버지께서는 우리들에게 세뱃돈을 주셨다.

 

<정답> ④①②①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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