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윤리)          -'로봇의 인권' 요원할까. : 김용석-

● 지문

"옛날 예적에 나무토막이 하나 있었어요." 이렇게 시작하는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은 1883년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흔히, 나무로 만들어진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늘어나는 벌을 받지만,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진짜 사람이 된다는 도덕적 교훈을 담고 있는 동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콜로디의 동화를 ㉠창조성의 관점에서 읽어 보면,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 인간이라는 창조자의 한계, 피조물이 발휘하는 능력의 역설, 인간을 닮아 가는 피조물의 의미 등을 포착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 작품이 인공 지능과 로봇 공학의 미래를 은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피노키오의 이야기는 21세기의 매우 중요한 철학적 과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그것은 '인공 생명의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인공 지능 연구소 소장 로드니 브룩스는 로봇 공학의 가장 본질적 특징으로 로봇이 빠르게 인간을 닮아 간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로봇의 진화가 최종 목표로 삼는 것은 '인간 되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로봇 공학이 곧 인간학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곧 로봇에게 어느 정도의 인간적 위상과 인간적 권리를 인정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이 모든 것은 철학적 과제에서 시작해서 법학적 · 사회학적 과제로 번져 갈 것이다. 인공 생명의 철학은 이 문제를 풀지 않고 21세기를 넘어갈 수 없다.

피노키오도 빠르게 사람을 닮아 간다. 제페토 할아버지가 몸을 다 만들기도 전에 장난을 치기 시작하더니, 다리가 완성되자마자 집을 뛰쳐 나가 말썽을 ⓐ부린다. 세상의 유혹에 끌리기도 하고, 욕심이 지나쳐 자기 몸을 상하기도 하며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하기도 한다. 여느 사람처럼 희망의 기만만큼이나 고뇌의 결실을 체험한다. 무엇보다도 늘었다 줄었다 하는 자신의 코처럼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사람과 똑같이 되리라는 열망을 버리지 않는다. 결국 피노키오는 "진짜 어린이가 되었어요!"라는 작가의 말처럼 사람이 된다. 그것도 '착한 어린이'가 된다.

동화 속 피노키오의 이야기는 매우 행복한 결말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 현실에서도 그럴까? 우리 미래 세대와 동등한 권리로 살아갈지도 모를 인공 생명들이 모두 '착한 로봇'일까?(착하지 않다고 해서 '나쁜 로봇'이란 뜻은 아니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라는 뜻이다.) 혹자는 '모두 착한 로봇으로 만들면 되지.'하고 반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창조 행위에는 조물주의 통제를 벗어나는 묘한 자유의 영역이 있다. 이는 조물주 신화를 담고 있는 종교의 창세기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신의 명령을 거역한 최초 인류의 자유 행위와 그 결과로 낙원에서 쫓겨난 이야기를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물며 인간이라는 창조자가 자신의 피조물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는 건 공허한 희망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인공 생명과의 관계는 통제가 아니라 자율과 평등의 원칙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로봇에게 인권을!' 같은 구호가 일상의 현실인 시대가 머지 않아 올지 모른다. 이런 철학적 과제는 지금의 청소년이 장년이 되어 각 전문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때쯤에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런 과제에 대해 미리 생각해 둔다는 자세로 <피노키오의 모험>을 꼼꼼히 읽어 보지 않겠는가.

 

● 단락의 요지 파악하기

→ 피노키오 이야기를 통해서 본 인공 생명의 철학

→ 인공 생명의 철학이 가지는 문제점과 문제 해결의 당위성 제시

→ 인간되기로 끝나는 피노키오 이야기

→ 창조자가 피조물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한계

→ 인공 생명의 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

 

● 정리하기

주제 ⇒ 인공 생명 윤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특성

   1) 해제 : 이 글은 피노키오 이야기를 통해 로봇 공학과 인공 지능 등 다양하게 전개될 인공 생명의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2) 독해 확장

      * 로봇 움직임이 '생각대로' → 생각만으로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일본 언론은 혼다, 국제전기통신 기초 기술 연구소(ATR), 시마즈제작소 등이 머릿속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떠올리면 실제 로봇이 움직이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 로봇은 두피의 전위 변화를 측정하는 뇌파계와 뇌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근적외선 뇌 계측 장치를 이용한 것으로, 사람이 움직임을 머릿속에 떠올릴 때 발생하는 미세한 뇌파와 뇌 혈류 변화 상태를 감지, 로봇에게 명령을 전달해 움직이게 하는 원리다. 아직은 기초 연구 수준이지만 좀 더 기술이 발전할 경우 손으로 리모컨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전자 제품을 조작하는 등의 기술 응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3) 어휘 풀이

      * 포착 → 어떤 기회나 정세를 알아차림

      * 위상 →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상태

      * 야기 → 일이나 사건 따위를 일으킴

      * 기만 → 남을 속여 넘김

 

● 출제 문항

1. 위 글의 논지 전개 방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진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권위 있는 인물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② 친숙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장차 일어날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

   ③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의 이면을 분석하여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고 있다.

   ④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 적절하게 질문하고 그것에 답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⑤ 제시한 문제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없기 때문에 질문의 형식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2. 위 글의 글쓴이가 동화를 바탕으로 글을 구상하기 위해 떠올렸을 연상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를 만듦 - 인간이 로봇을 만듦

   ② 피노키오가 제페토 할아버지를 만남 - 로봇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남

   ③ 피노키오가 진짜 인간이 되고자 함 - 로봇이 인간적 위상과 권리를 갖고자 함

   ④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짐 - 로봇이 명령에 의한 행위에서 벗어나 스스로 윤리의 문제를

             고민함.

   ⑤ 피노키오가 착한 어린이가 됨 - 로봇이 윤리적 갈등 속에서 선(善)의 의미를 깨달아 실천함

 

3. <보기1>은 ㉠의 관점을 정리한 것이고, <보기2>는 영화 '아이로봇'의 줄거리이다. 위 글과 동일한 관점에서 <보기2>를 <보기1>과 관련지어 해석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1>

◇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 ---------ⓐ       ◇ 인간을 닮아 가는 피조물의 의미 ------------ⓑ

◇ 인간이라는 창조자의 한계 -------ⓒ       ◇ 인공 지능과 로봇 공학의 미래 --------------ⓓ

◇ 피조물의 발휘하는 능력의 역설 -- ⓔ

 

<보기 2>

2035년, 인공 지능을 갖춘 로봇들은 인간을 위한 3원칙에 의해 프로그램된 채 인류와 함께 생활한다. 어느 날 로봇 창시자인 래닝 박사가 살해되고 로봇을 싫어하는 형사 스푸너는 로봇 심리학자 캘빈의 도움을 받으며 비밀리에 사건을 수사한다. 그는 래닝 박사의 로봇 중 특별한 지능을 보이는 써니에게 주목하며 사건을 조사하던 중 로봇들의 숨겨진 의도를 알게 된다. 다른 로봇들의 지능을 제어할 수 있을 만큼 발달된 지능을 가진 컴퓨터 비키는 급기야 인간들을 집에 감금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은 로봇의 지배를 받아야 오히려 안전하다는 역설적 논리를 제시한다. 스푸너는 래닝 박사가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써니에게 비키를 정지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준비시켰음을 알게 된다. 스푸너는 써니, 캘빈 박사와 함께 비키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중앙 회로에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캘빈 박사가 위기에 빠지고 이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가진 써니는 비키에 바이러스를 투여하는 것과 인간을 구하는 선택의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써니는 곧 바이러스를 스푸너에게 넘긴 후 캘빈 박사를 구하며, 써니에게 바이러스를 받은 스푸너는 비키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인류의 평화를 회복한다.

   ① ⓐ : 래닝 박사가 발명한 로봇들이 인간을 돕기 위해 사용된다는 설정은 인간이 로봇의 창조자이며,

                     로봇은 인간의 피조물에 해당함을 보여준다.

   ② ⓑ : 로봇을 영원히 통제하기 위해 3원칙까지 만들었던 인간이 로봇에 의해 집에 감금된다는 설정은

                    인간의 로봇 지배에 대한 한계를 보여 준다.

   ③ ⓒ : 써니가 없이 인간의 힘만으로는 비키를 멈출 수 없다는 설정은 피조물이 인간의 능력을 능가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 준다.

   ④ ⓓ : 마지막 상황에서 써니가 로봇으로서의 목적의식보다 인간 구출을 우선시한다는 것은 로봇이

                  생명을 존중하는 인간성을 깨달은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 : 써니가 비키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평화를 쟁취한 것은 로봇이 인간의 일방적 통제를 벗어나

                  자율과 평등에 의한 삶을 살게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4. 글쓴이가 ㉡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고전 문학 작품의 내용을 현대적 의미로 해석해 보자.

   ② 독서를 통해 미래 로봇 공학의 기술과 연구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③ <피노키오의 모험>을 통해 로봇과 복제 인간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④ 로봇 공학의 발전에 따른 인간과 인공 생명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

   ⑤ <피노키오의 모험>에 나타난 인공 생명의 존재가 미래에는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연구해 보자.

 

5. ⓐ와 문맥적 의미가 가장 유사한 것은? 

   ① 그는 사람을 부리는 재주가 있다.

   ② 집안일이 많아서 따로 사람을 부렸다.

   ③ 그 사람은 기회만 있으면 꾀를 부린다.

   ④ 그 아이는 갑자기 국수를 먹겠다고 변덕을 부렸다.

   ⑤ 요술쟁이가 요술을 부리자, 마법 같은 성이 눈앞에 나타났다.

 

<정답> ⑤⑤⑤④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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