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인문)         문화 해석의 커다란 흐름 : 신응철

● 지문

문화 과정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문화 결정론자들의 생각에 따르면, 문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져 일단 작동하게 되면, 문화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게 된다. 또한 문화의 과정은 자체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문화 과정에 어떠한 개입도 할 수 없는가? 물론 문화 결정론의 입장에서는 문화는 그 자체의 힘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지, 인간의 자유 의지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문화 생성과 변화의 주체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자유 의지론자들은 인간 안에 들어 있는 반사회적 경향, 예컨대 타인과 끊임없이 경쟁하고 투쟁하려는 마음, 그리고 소유욕, 지배욕, 명예욕 등이 작용하지 않았더라면, 인간에게서 문화의 진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문화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 의지론자들이 인간 안의 '반사회적 경향'을 통해서 문화 과정이나 문화의 진보를 설명한다고 했을 때, '인간의 문화는 속성상 '타락'과 '악'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칸트는 '문화의 도덕화'를 주장한다. 문화의 도덕화라는 이 말에는 문화의 진로에 인간 스스로 '개입'하여 그 진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리고 그 방식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칸트는 인간 교육의 목표를 동물성을 제어하기 위한 훈련, 자신이 설정한 목적을 위해 수단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과 적성 개발, ⓐ시민으로서 적합하게 살 수 있는 능력 배양, 그리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항상 선한 목적만을 선택할 수 있는 심성을 갖게 하는 도덕적 훈련 등 네 가지로 설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교육적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면, 인간은 문화를 통제할 수 있으며 또한 문화의 미래는 도덕화된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유 의지론자들의 견해에 대해 문화 결정론자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은 결코 문화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이트에 따르면 문화는 도구, 기구, 관습, 신앙의 거대한 흐름이다. 그것들은 그 속에서 끊임없이 서로 상호 작용하여 새로운 조합과 종합을 창조해 낸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문화는 과거에 의해서 결정되었고, 미래의 문화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향의 연속이다. 바로 그 점에서 문화는 스스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입장에서라면 인간은 문화의 진로나 내용을 결정하는 데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문화 결정론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교육을 대하는 태도 역시 자유 의지론자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화이트는 교육을 사회의 바깥에 있는 힘이나 수단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말하자면 교육은 사회 유기체의 생리적 과정으로, 사회가 그 자체의 목표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 동원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교육은 새로운 세대를 문화 체계의 통제 밑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일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바깥으로부터 사회나 문화를 통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문화 결정론은 인간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문화 변화의 과정이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문화 결정론은 운명론이나 패배주의를 뜻하는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문화 결정론자들의 입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과 문화의 체계에서 인간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문화 과정의 행위는 인간이라는 ⓑ유기체로써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자체로만'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문화 결정론자들은 인간 행동의 목표와 목적은 개인이나 집단의 자유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이나 집단의 문화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화 결정론자들은 문화의 다양성, 이질성, 차이성 등을 인정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 단락의 요지 파악하기

문화 결정론자 → "문화는 자체의 힘에 의해 진행된다."

자유 의지론자 → "인간이 주체가 되어 문화를 통제할 수 있다."

인간이 결코 문화를 통제할 수 없다는 문화 결정론의 입장

문화 과정의 행위는 문화 자체로만 성멸할 수 있다는 문화 결정론의 입장

 

● 정리하기

주제 ⇒ 문화 과정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문화 결정론과 자유 의지론

특성

   1) 해제 : 문화가 자체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문화 결정론'과 문화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을 필수적인 것으로 보는 '자유 의지론'을 소개하는 글이다. 글쓴이는 두 입장에 대해 객관적 태도를 취하되, '문화 결정론' 쪽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 독해 확장

     * 문화 결정론 → 개인의 행동은 그가 소속한 문화에 의하여 거의 전면적으로 결정된다는 이론으로, 사회학에서 E. 뒤르켐과 뒤르켐 학파에 의하여 제창된 학설이다. 문화 인류학에서는 A. 크로버가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하여 문화는 개인을 초월한 하나의 자립적 존재이며 개인은 문화 앞에서 무력하다고 하였다. L. 화이트도 상징 체계로서의 문화는 외재적 존재이며 개인에게 환원되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 자유 의지론 → 상태나 결과의 인과론적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서, 신 또는 인간이 의지의 자유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신학상 · 철학상의 학설이며 결정론과 대립된다. 인간 의지의 자유는 본래 신의 예정의 필연성과 대립하여 주장된 것이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M. 루터의 예정설(豫定說)에 반대하여 인간의 자유를 옹호한 D.에라스무스가 있다.

   3) 어휘 풀이

      * 칸트 → 독일의 철학자, 서유럽 근세 철학의 전통을 집대성하고, 전통적 형이상학을 비판하며 비판 철학을 탄생시킴. 그의 저서 <순수이성비판>에서는 뉴턴의 수학적 자연 과학에 의한 인식 구조를 철저히 반성하여, 종래의 신(神) 중심적인 색채가 남아 있는 형이상학의 모든 개념이 인간 중심적인 의미로 바뀌어야 되는 이유를 제시함.

      * 화이트 → 미국의 인류학자. 인간의 행동은 인간 외적인 문화 전통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였으며

                            구성 요소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문화 현상을 설명함.

      * 유기체 → 많은 부분이 일정한 목적 아래 통일 · 조직되어 그 각 부분과 전체가 필연적 관계를 가지는

                               조직체

      * 운명론 → 모든 일은 미리 정하여진 필연적인 법칙에 따라 일어나므로 인간의 의지로는 바꿀 수

                               없다는 이론

 

● 출제 문항

1. 위 글을 읽고 <보기>와 같이 내용을 정리하고자 할 때, ㉮~㉲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 → 문화 결정론자

      ㉱㉲ → 자유 의지론자

   ①㉮ - 문화는 자체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②㉯ - 문화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

   ③㉰ - 문화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의 자유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④㉱ - 문화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⑤㉲ - 교육을 통해 문화의 진로를 통제할 수 있다.

 

2. 위 글을 집필하기 위해 글쓴이가 구상했을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권위 있는 학자의 의견을 인용하여 내용의 신뢰성을 높여야지.

   ②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병렬적으로 전개하여 내용상의 균형을 유지해야지.

   ③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을 통해 독자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야지.

   ④ 예상되는 문제점을 제기한 후, 이를 검토하여 독자들의 의문을 해소해 주어야지.

   ⑤ 남의 주장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 '나'의 주관이 직접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지.

 

3. '칸트'와 '화이트'가 <보기>와 같이 대화를 나눈다고 할 때, 위 글을 바탕으로 추론할 수 없는 것은?

<보 기>

칸   트 : 저는 문화가 발전할 때 인간이 그 발전 방향에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트 : 문화는 그 자체의 흐름에 의해 발전하는 것인데 과연 인간의 힘으로 문화를 통제할 수 있을까요? ----------------------------------------------------------------------- ①

칸   트 : 물론입니다. 인간은 자신들의 문화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덕화된 형태로 계속 유지해 갈 것입니다. ------------------------------------------------------ ②

화이트 : 글쎄요. 제 생각에 인간은 타인에 대한 경쟁심과 투쟁심 때문에 도덕적인 문화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③

칸   트 : 그렇지 않아요. 교육과 심성 훈련을 통해 인간은 도덕적인 문화를 건설해 갈 수 있답니다. --------------------------------------------------------------------------- ④

화이트 : 저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군요. 제 생각에는 교육도 문화의 지배를 받는 문화의 한 요소이므로 결코 교육이 문화를 도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는 없다고 봅니다. -------------------- ⑤

 

4. 위 글과 <보기>를 읽은 후, 나올 수 있는 독자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우리의 국어 순화 운동은 일찍이 개화기에 주시경이 한자어로부터 우리 고유어를 보호하고 찾자는 주장을 하고, 그 후 조선어 학회를 중심으로 한 한글 맞춤법 제정(1933)과 표준말 사정(1936) 등으로 표준말을 가꾸려는 노력이 구체화되면서 시작되었다. 8 · 15 광복 후에는 문교부 산하에 국어 정화 위원회를 두어 각급 학교 교육을 중심으로 일본말의 잔재를 몰아내고 우리말을 되찾기 위해 이 운동을 정책적으로 수행하였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특히 범람하는 외래어로부터 우리말을 보호하고, 까다로운 한자어의 사용을 피하여 우리말을 순화해 나가는 문교부의 교육 정책이 성공하면서, 이 운동은 상당한 실효를 거두게 되었다.

   ① 국어 순화 운동은 인간이 문화에 개입하여 그 진로와 내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유 의지론자들의 생각과 비슷한 점이 있군.

   ② 자유 의지론자들이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국어 순화 운동의 주체들 역시 교육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았군.

   ③ 문화 결정론자들은 국어 순화 운동의 성공이 문화에 대한 인간의 개입과 통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문화 스스로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겠군.

   ④ 문화 결정론자들은 우리말에 일본 말과 한자어가 많이 사용되는 문화 현상이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로부터 형성된 문화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라고 인식하겠군.

   ⑤ 문화 결정론자의 입장에서 국어 순화 운동은 개인이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더라도 인간 행동의 목표와 목적이 집단의 문화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볼 수 있겠군.

 

5. <보기 1>은 ⓐ와 ⓑ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참고로 할 때, 맞춤법이 옳게 표기된 것을 <보기 2>에서 골라 바르게 짝지은 것은?     

<보기 1>

'~(으)로서'는 지위, 신분, 자격 등을 나타내는 격조사로 '자격격 조사'라고도 한다. 또, '로서'는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말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반면, '~(으)로써'는 재료나 원료, 또는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격 조사로 이유, 기한, 조건, 방법의 뜻도 포함되며 이러한 것을 '기구격 조사'라고 한다.

<보기 2>

ㄱ. 그 싸움의 원인은 나로서 시작되었다.          ㄴ. 나는 아들로서 부모님께 효도를 한다.

ㄷ. 친한 친구로써 말하는데 넌 재수가 없다.     ㄹ. 저 낫은 녹슬어 낫으로써 전혀 쓸모가 없다.

ㅁ. 선생님은 매로서 학생의 잘못을 바로잡았다.

   ①ㄱ, ㄴ            ② ㄴ, ㄷ           ③ ㄱ, ㄴ, ㄹ              ④ ㄱ, ㄷ, ㅁ               ⑤ ㄴ, ㄷ, ㅁ

 

<정답> ③②③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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