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인문)           <우리 시대의 윤리> : 김태길

● 지문

'윤리'라는 사회 규범은 여러 가지 도덕률(道德律)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윤리의 구성요소인 도덕률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 도덕률의 근거 또는 기원에 관한 학설을 우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윤리의 근거가 인간 이전에 이미 주어졌다고 보는 견해이며, 또 하나는 그것을 인간 역사의 경험적 산물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윤리의 근거가 인간 이전에 미리 주어졌다는 견해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신학적 윤리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형이상학적 윤리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전자는 신(神)이 우주와 인간을 창조했을 때 일종의 계율(戒律)을 내렸다는 주장이며 후자는 우주 자연의 이법(理法) 또는 인간의 선천적 이성(理性) 속에 도덕률의 근원이 있다고 보는 주장이다. 종교적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신학적 윤리설은 해당 종교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 그 윤리설이 참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형이상학적 윤리설 또한 그 학설의 타당성을 경험적 근거에 의존해서 설명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생물학이나 심리학 또는 사회학 등을 바탕으로 한 현대의 경험 과학적 사고방식을 따르는 사람들은 윤리가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해 미리 주어졌다는 견해에 찬동하지 않는다. 그들은 윤리가 인간의 사회생활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형성된 역사적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집단에는 그 집단을 통솔하는 힘을 가진 개인 또는 계층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들은 '해서는 안 될 행위'로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억제하는 반면에, '마땅히 해야 할 행위'로서 칭찬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권장하는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게 된다.

그런데 '해서는 안 될 행위' 또는 '마땅히 해야 할 행위'에 관한 고정관념이 언제나 그 사회 구성원의 공동 이익과 일치하도록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사회 전체의 이익과 인과 관계가 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마땅히 해야 할 행위' 또는 '해서는 안 될 행위'라는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그러한 고정 관념이 반드시 합리적 근거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강자들의 이해 관계가 행위의 시비(是非)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며, 우연히 생긴 결과에 대해 잘못된 인과 관계를 인정하는 비과학적 사고방식 때문이다.

윤리의 기원을 인간의 사회생활 속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험론자들은, 윤리도 역사적 산물이라는 점에서는 관습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경험 과학적 인간 연구에 근거를 둔 윤리가 과연 우리에게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과 걱정은 모종의 선입견에서 유래하는 것이며, 정확한 논리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첫째로, 욕구와 지성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인간은 아무도 윤리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다. 아무런 목적의식도 가치의 체계도 갖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까닭에, 우리는 반드시 어떤 행위의 규범, 즉 윤리를 가지게 된다. 여러 가지 윤리 체계 가운데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것들을 거부할 자유는 있으나, 모든 윤리 체계를 거부할 자유는 아무에게도 없다.

둘째로, 윤리가 인간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삶의 지혜에 불과하다면 그러한 윤리에는 숭고한 권위가 없으며, 우리가 그것을 준수할 의무의 근거가 박약하게 된다는 주장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 그러한 주장은 마치 신성한 황제가 선포한 국법에만 권위가 있고 ⓑ국민 스스로가 참여하여 제정한 국법에는 권위와 의무의 근거가 없다는 것을 국민 스스로가 주장하는 것과 같다. 인간 자신이 깊은 숙고를 거쳐서 스스로 결단을 내림으로써 선택한 윤리라면, 우리 인간이 그것을 준수해야 할 책임과 의무는 더욱 확고한 근거를 가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단락의 요지 파악하기

→ 도덕률의 근거(기원)에 관한 학설의 분류

→ 도덕률이 인간 이전에 미리 주어졌다는 견해와 그 한계(글쓴이의 비판적 입장)

→ 도덕률은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라는 견해(현대의 과학적 사고방식의 소유자)

→ 합리적 근거에 따르지 않은 도덕률이 발생하는 이유 ①②

→ 경험론적 윤리 기원설에 대한 이의 제기와 반박

→ 경험론적 윤리 기원설이 정당한 첫 번째 이유

→ 경험론적 윤리 기원설이 정당한 두 번째 이유(비유를 통해)

 

● 정리하기

주제 ⇒ 경험론적 윤리설의 정당성에 대한 고찰

특성

  1) 해제 : 윤리의 기준을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느냐 아니면 인간의 생활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윤리설을 나눈 후 각각의 특징을 살피고 있는 글이다. 글쓴이는 후자인 '경험론자들의 윤리설'을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대립되는 이론에 대해 반론을 펼치는 형식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2) 독해 확장하기

     * 윤리적 상대주의 → 윤리적 상대주의는 보편타당한 윤리적 규범의 존재를 부정하고, 선악의 개념과 그와 관련된 가치 판단은 시대와 국가, 문화에 따라 다르게 형성됨을 강조한다. 윤리적 상대주의에 따르면, 도덕적 가치나 윤리적 체계는 시간을 초월한 보편타당성을 주장할 수 없고 다만 제한적인 타당성만을 가질 뿐이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근대의 전형적 윤리학 이론 ― 절대적 구속력을 갖고 이성적인 모든 이들이 인정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규범적 원리를 정할 수 있다는 주장 ― 을 본질주의적인 환상에 사로잡힌 것이라고 비판한다. 윤리적 상대주의의 시원(始原)은 프로타고라스이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흄이 도덕적 상대주의를 지지하였다.

      * 윤리적 절대주의 → 윤리적 절대주의는, 윤리는 영원히 변치 않는 선천적 규범으로서 어느 때 어느 곳을 막론하고 보편타당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사물의 가치는 그 사물 자체가 가진 객관적 실재이며 그 사물을 대하는 어떤 주관의 심리 작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가치 실재론이 윤리설에 적용될 경우에 필연적으로 도달하는 결론이 윤리적 절대주의이다. 윤리적 절대주의를 내세운 대표적 철학자로 플라톤, 아퀴나스, 칸트 등을 들 수 있다.

   3) 어휘 풀이

      * 도덕률 → 도덕적 행위의 기준이 되는 보편타당한 법칙

      * 계율 → 지켜야 할 규범

      * 이법 → 원리와 법칙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이성 → 사물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마음의 작용

 

● 출제 문항

1. 위 글의 글쓴이가 사용한 글쓰기 전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설명하려는 대상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고 있다.

   ② 자문자답의 방식을 사용하여 독자의 주의를 끌고 있다.

   ③ 사례를 들어 추상적 관념을 설명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④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글쓴이가 따르는 견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있다.

   ⑤ 인과 관계에 따른 논리 전개를 통해 반론을 반박함으로써 견해를 확고히 하고 있다.

 

2. 글쓴이가 지지하는 견해에 해당하는 것을 <보기>에서 골라 바르게 짝지은 것은?

<보 기>

ㄱ. 윤리는 인간 역사의 경험적 산물이라는 점에서 관습에 속한다.

ㄴ. 윤리적 기준에 대한 고정 관념은 합리적 근거를 떠나 성립할 수 없다.

ㄷ. 인간에게는 여러 가지 윤리 체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ㄹ. 윤리의 구성 요소를 우주 자연의 이법 또는 인간의 선천적 이성 속에서 찾을 수 있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ㄱ, ㄹ          ④ ㄴ, ㄷ          ⑤ ㄴ, ㄹ

 

3. <보기>와 같은 주장에 대해 위 글의 일부 사람들이 제기할 수 있는 반론의 근거로 적절한 것은? 

<보기>

공리주의에서 가치 판단의 기준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이는 사회의 최대 다수 구성원의 최대한의 행복을 구하는 윤리관이다. 공리주의자인 벤담은 '공리성'이라는 경험적 기준에 의해 선악을 구분하여 도덕의 내용에 보편타당성을 부여하려 하였다.

   ① 도덕적인 규범은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② 윤리는 인간이 심사숙고를 거친 후에 선택한 것이다.

   ③ 도덕적 원리나 기준의 속성은 추상적이고 선험적이다.

   ④ 우리는 경험적 사실로부터 인생의 목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⑤ 윤리는 인간의 사회생활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4. ㉠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로 적절한 것은? 

   ① 우리나라에는 배우자를 결정할 때에 사주와 궁합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② 우리나라에는 남자의 재혼은 당연시하면서 여자의 재혼은 부당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③ 우리나라에는 새 건물에 입주하기 전에 고사(告祀)를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④ 우리나라에는 '4'라는 숫자가 불길하다고 하여 공공 건물의 층수나 호수로 이를 사용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⑤ 우리나라에는 아이를 낳으면 산모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금줄을 치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경향이 있다.

 

5.  <보기>는 ⓐ의 음운 변동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참고하여 ⓑ의 음운 변동 양상을 바르게

                     나타낸 것은?

<보 기>

동화 규칙은 한 음운이 인접한 다른 음운의 성질을 닮아 가는 음운 현상이다. 동화 규칙은 동화의 대상에 따라 '자음동화'와 '모음동화'로 나눌 수 있고, 동화의 정도에 따라 '완전동화'와 '불완전 동화'로 나눌 수 있으며, 동화의 방향에 따라 '순행동화'와 '역행동화', '상호동화'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논리적'의 경우 [놀리적]으로 소리 나므로, 자음이 변화한 '자음동화'이고, 동화되고 난 뒤 두 음운의 형태가 같은 '완전동화'이며, 뒤에 있는 자음의 영향을 받아 앞의 자음이 변화한 '역행동화'라 할 수 있다.

       동화의 대상      동화의 정도       동화의 방향              동화의 대상      동화의 정도      동화의 방향

   ① 자음 동화          완전동화          역행 동화              ② 자음 동화         완전 동화         순행 동화

   ③ 자음 동화          불완전 동화      역행 동화              ④ 자음 동화         불완전 동화      상호 동화

   ⑤ 모음 동화          완전 동화         순행 동화

 

<정답> ③②③②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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