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과학)       - 장기 기억과 단기 기억:신동호 -

● 지문

인간의 뇌는 단기적으로 기억한 것 중 불필요한 것은 삭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장기 기억으로 저장한다. 단기 기억 때는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에 새로운 회로가 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단지 뇌세포 회로의 말단에서 신경 전달 물질이 좀 더 많이 나와 일시적인 잔상으로 기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바뀔 때에는 뇌세포에서 회로를 만드는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져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생긴다. 미국의 신경 생리학자인 에릭 칸델 교수는 1970년대부터 바다에 사는 민달팽이를 모델로 삼아 학습 및 기억의 원리와 관련된 이 메커니즘을 연구해 왔다.

칸델의 실험은 이랬다. 껍질이 없는 민달팽이는 호흡관으로 물을 빨아들여 산소를 뽑아 쓴다. 호흡관을 툭 건드리면 달팽이는 아가미를 잠시 동안 몸속에 숨긴다. 그가 달팽이의 꼬리에 약간의 전기 자극을 가한 뒤 호흡관을 건드리자 달팽이는 위험을 느끼고 아가미를 몸속에 숨기는 시간이 길어졌다. 전기 자극을 감지하는 신경 세포와 아가미를 움직이는 운동 신경 세포 사이에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만들어져 아가미를 내보내지 않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기 기억이었다.

칸델은 민달팽이의 꼬리에 전기적 자극을 줄 때 신경 세포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기에 장기 기억이 생기는지 관찰하였다. 전기 자극을 아주 조금만 가하자 신경 세포의 끝 부분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방출되었다. 세로토닌은 회로 표면의 수용체에 붙어 신경 세포를 흥분시켰다. 그 결과 세포 안에서 cAMP라는 물질의 농도가 증가하였고, 프로틴 키나아제 A라는 물질이 활성화되어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량이 늘어났다. 이것이 단기 기억이다. 신경 전달 물질이 늘어나면 전기 신호가 신경 세포 사이의 접속 지점을 훨씬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잠시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민달팽이의 꼬리에 전기적 자극을 반복적으로 가하면 장기 기억이 형성된다. 전기 자극을 줄수록 신경 세포 내부의 cAMP 농도는 계속 높은 상태가 된다. 그러면 활성화된 프로틴 키나아제 A가 신경 세포의 핵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핵 속에 있는 크렙(CREB) 단백질을 인산화시킨다. 인산화된 크렙 단백질은 뇌세포 사이에 회로를 만드는 10여 가지 유전자의 조절 부위에 결합하여 스위치를 켜게 된다. 그래서 뇌세포 사이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장기 기억이다. 새로운 회로가 생기면 그 회로가 지속되어 기억이 장기간 저장되지만, 뇌는 쓰지 않는 회로를 자꾸 없애므로 그 내용을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복 학습을 통해 이 회로를 더 강하고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 칸델은 크렙 단백질이 '기억 유전자의 스위치'에 해당하며 이 스위치가 더 강하고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 칸델은 크렙 단백질이 ㉠'기억 유전자의 스위치'에 해당하며 이 스위치가 뇌의 해마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해마는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해마가 망가진 쥐는 기억력이 뒤떨어져 미로 찾기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해도 탈출구를 잘 찾지 못한다.

크렙 단백질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기억을 촉진하지만 다른 하나는 기억에 제동 장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둘은 보통 때에는 균형을 이룬다. 그러다 만약 공부를 열심히 하면 기억 촉진 단백질이 더 강해져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꾼다. 반대로 멍청한 상태로 있으면 해마는 일시 저장된 단기 기억을 지워 버린다. 크렙 단백질의 존재는 머리를 쓰면 쓸수록 영리해진다는 것을 분자 수준에서 증명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신경 세포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 멍청이가 된다. 어린이를 아무런 자극도 주지 않고 키우면 퇴가 수축되는 것이 바로 그러한 현상이다.

 

● 단락의 요지 파악하기

→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바뀌는 기억의 메커니즘

→ 칸델의 민달팽이 실험

→ 칸델의 실험으로 밝혀진 단기 기억의 형성 원리(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량 증가)

→ 칸델의 실험으로 밝혀진 장기 기억의 형성 원리(새로운 신경 회로망의 형성)

→ 기억력의 활성화를 위한 자극의 필요성

 

● 정리하기

주제 ⇒ 단기 기억 및 장기 기억의 형성 원리와 그 특성

특성

   1) 해제 : 이 글에서 글쓴이는 칸델의 실험 결과를 통해 단기 기억 및 장기 기억의 형성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칸델의 실험에 따르면 민달팽이가 외부의 자극을 받을 경우 신경 세포 말단에서 방출되는 신경 전달 물질이 증가하여 외부의 자극을 단기적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자극이 반복되면 크렙 단백질이 뇌세포에서 회로를 만드는 스위치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생기고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바뀌게 된다. 글쓴이는 이러한 기억의 신경 생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신경 세포에 반복하여 자극을 주어야만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2) 독해

      * 핵(nucleus) → 유전 물질인 DNA가 들어 있고 세포의 모든 활동을 조절하는 세포 내 기관

      * 인산화 → 생체 분자가 인산 유도체로 되는 일

 

   3) 어휘 풀이

    * 감각 기억 향상 비법 → 감각 기억은 간단한 순식간의 기억을 가리키는데, 예를 들어 114 전화 안내를 들을 때처럼 순간에는 기억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곧 사라지는 기억을 말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감각과 내적, 외적인 자료를 통해서 뇌에 입력이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자극이 동시에 너무 많이 주어지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완전하게 처리되지 않는다. 따라서 학습을 하려는 사람이 학습 내용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기억력이 향상되므로 학습자가 텔레비전 앞이나 소파 등 아무 데서나 공부한다든지 엎드려서 혹은 누워서 공부하는 등의 습관은 고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책꽂이, 인형, 장난감도 책상에서 치우는 것이 좋다. 공부방의 벽지도 차분한 색상의 단색이 좋으며 조명의 밝기를 적당히 조정하고 라디오, 텔레비전, MP3, 휴대 전화 등도 끄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창문을 닫아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학습 교재의 중요한 부분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활자의 색깔, 모양, 크기를 달리하거나 특이한 자료를 제시하여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도 감각 기억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이 부모 형재는 기억하지 못해도 예전에 숙달된 기계 작동법을 기억하는 까닭은? → 이는 운동을 기억하는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떠한 동작을 되풀이하면 머릿속에서 짜여진 내부 모델에 따라 운동에 필요한 힘을 예측하면서 근육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 운동을 반복하면 머릿속에 이 모델의 고정화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는 1997년에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샤도메일 박사 팀이 뇌의 국소적인 혈류량의 변화를 조사하는 실험을 통해 밝혀 냈다. 이 실험에서는 피실험자의 혈류량 증감의 변화를 측정하였는데, 반복된 훈련으로 숙달된 운동의 이미지는 곧 뇌의 다른 부위에서 다시 구축되고 기억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발견은 운동을 기억하는 뇌 신경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중요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 출제 문항

1.  위 글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을 구별하는 기준으로 적절한 것은?      

   ①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만들어지는지의 여부        ② 신경 세포가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지의 여부

   ③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량이 늘어나는지의 여부    ④ 뇌세포 속에 크렙 단백질이 존재하는지의 여부

   ⑤ 신경 세포 내부의 cAMP 농도가 높은지의 여부

 

2. 위 글을 읽고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닌 것은?          

   ① 단기 기억은 어떤 원리에 의해 형성되는가?

   ② 좋은 기억력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③ 기억의 과정에서 크렙 단백질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④ 단기 기억은 어떤 점에서 장기 기억을 보완할 수 있는가?

   ⑤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바뀔 때, 뇌세포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3. <보기 1>의 빈칸에 들어가기에 적절한 것을 <보기 2>에서 골라 묶은 것은?

<보기 1>  

▶ 칸델의 실험 결과

   - 민달팽이의 단기 기억 능력은 (                                              )와(과) 비례한다.

<보기 2>

ⓐ 전기 자극의 횟수                               ⓑ 신경 세포 내부의 cAMP 농도

ⓒ 분비된 신경 전달 물질의 양                ⓓ 크렙 단백질의 인산화 농도

       

   ① ⓐ, ⓑ              ② ⓐ,  ⓒ               ③ ⓑ,  ⓒ              ④ ⓑ,  ⓓ               ⑤ ⓐ,  ⓓ

 

4. ㉠의 구체적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비유적인 표현은?

   ① 장기 기억을 점차 지워 나가는 지우개

   ②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변환기

   ③ 신경 세포 사이의 연결을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

   ④ 기억 유전자를 다른 용도로 쓰이게 하는 유도등

   ⑤ 신경 세포의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촉매

 

5. <보기>와 ㉮를 바탕으로 설명한 것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 피동 표현 : 주어가 다른 주체에 의해서 동작을 당하는 것을 나타낸다. 피동 접미사 '-이-, -히-, -리-, -기-'와 '-어지다', '-되다', '-게 되다'를 통해 실현된다.

㉡ 능동 표현 : 주어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거나 작용하는 것을 나타낸다.

㉢ 그의 꿈은 마침내 이루어졌다.

㉣ 엄마가 아기를 안았다. / 아기가 엄마에게 안겼다.

㉤ 난롯불이 얼음을 녹인다.

 

   ① ㉠에 의하면 ㉮는 주어인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전기 자극'에 의해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는 의미로군.

   ② ㉡의 형식으로 ㉮가 들어간 문장을 고친다면 주어를 목적어로, ㉮를 '방출하였다'로 바꾸어야겠어.

   ③ ㉢은 ㉮와는 다른 형태의 피동 표현이로군.

   ④ ㉣을 통해 볼 때, 능동문과 피동문은 변화 전후에 특별한 의미가 더해지지는 않는군.

   ⑤ ㉤은 ㉮처럼 피동 표현으로 보이지만, 피동의 의미가 아닌 것으로 보아 피동문은 형식보다는 의미적인 면을 보고 판단해야겠군.

<정답> ①④③②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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