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술

1.

신인상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조르주 쇠라는 색채학과 광학 이론을 연구하여 그것을 창작에 적용한 화가였다. 그는 인상파의 색채 원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하려 노력했을 뿐만 아니라 인상파가 무시한 화면의 조형 질서를 다시 세워 안정된 구조와 견고함을 자신의 작품에 더하고자 하였다.

2.

쇠라가 그만의 양식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은 19세기에 발표된 선과 색에 대한 과학적 이론들이었다. 선과 색이 감정을 나타낸다는 것, 색은 주위 색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과 보색 대비 이론, 물감을 섞으면 색이 탁해지나 빛이 색을 비추게 되면 명도가 높아진다는 사실 등에 그는 특히 주목했다.

3.

쇠라의 작품 중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는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2m와 3m에 이르는 대작으로, 파리 근교 아스니에르의 풍경을 몽롱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선명한 색채감이 느껴진다는 점과 도시의 일상적 생활을 소재로 하였다는 점에서 인상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되는데, 작품 속 인물을 보면 쇠라의 특징 중 하나가 잘 드러난다. 바로 그림에서 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대상은 외곽선 없이 빛과 어둠의 연속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런 드로잉은 전통으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르네상스 이래로 드로잉은 선에 기초한 것으로 여겨져 왔고 18세기 신고전주의 미술 이론에서 선의 역할은 최고도에 올랐는데, 그는 전통적인 선 드로잉을 빛과 어둠의 연속체로 바꾼 것이다.

4.

쇠라는 색을 선명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작품에서 인물이 입은 셔츠, 돛, 공장 건물은 모두 흰색으로 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흰색 주변의 색깔이 한층 강렬하게 느껴진다. 이는 흰색이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주변 색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쇠라는 또한 색을 분리할수록 명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림의 크기를 키운 것도 색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색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보색 대비에서도 두 보색을 붙여 놓지 않고 살짝 떨어뜨려 놓을 때 더욱 선명해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5.

선명한 색을 나타내기 위한 그의 노력은 점묘법을 탄생시켰다. 점묘법이란 물감을 섞지 않고 점점이 찍어 내는 기법인데, 쇠라는 물감이 팔레트에서 섞이면 색채가 탁해지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색을 캔버스 위에 작은 붓질로 점을 찍어 표현한 것이다. 알록달록하고 자잘한 점들은 서로 닿지도 않고 섞이지도 않는다. 색이 섞여 보이는 것은 관람자의 눈에서나 일어나게 된다.

6.

쇠라는 자신의 작품에 구조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이를 위해 그리고자 하는 형태를 눈에 띄게 단순화하거나 원근법을 사용하는 등 대상을 과학적 시선으로 바라보아 이를 그림으로 옮겼다. 한편 그의 그림에서 인물의 표정은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단순한 모습이며 인물들은 모두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근대를 살고 있는 도시인들의 몰개성적인 삶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 2015년 5월 사설모의고사(중앙), 국어A 독서 영역‘예술’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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