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학

지구에서 특정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은 천문학의 기본적인 과제였다.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하늘을 보고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것은 별이나 은하에서 나오는 빛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빛을 통해 별이나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지구에서 특정한 별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에 '연주 시차(年周視差) 측정법'이 있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1년 주기로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우리가 어떤 별을 바라보는 각도는 6개월 단위로 최대의 차이를 보인다. 어떤 천체를 지구에서 본 방향과 태양에서 동시에 본 방향의 차이를 연주 시차라고 하는데,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1AU*)는 알려져 있으므로 연주 시차를 알면 별까지의 거리를 삼각함수 계산법으로 구할 수 있다. 연주 시차 1초*에 해당하는 거리를 1파섹이라고 하는데, 이는 30조 8,400억km에 달하는 거리이다. 이러한 연주 시차로는 멀리 있는 별까지의 거리를 재는 데 한계가 있어서, 100파섹 정도의 거리까지만 믿을 만하다.

연주 시차 측정법의 한계를 넘어 더 먼 거리에 있는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에 별빛의 밝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가까이 있는 불빛이 멀리 있는 불빛보다 더 밝게 보인다는 것을 안다. 같은 거리에서 같은 밝기였던 두 개의 불빛 중 하나를 다른 하나보다 3배 먼 거리에 놓아두면, 밝기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1/9로 어두워진다. 그런데 거리를 가늠하기 힘든 희미한 불빛의 경우 그 불빛이 원래는 밝지만 멀리 있기 때문에 희미한 것인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원래 어두워서 희미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밝기, 즉 '겉보기 밝기'는 그 광원의 절대 밝기*와 거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빛이 밝은지 어두운지만으로는 그 빛까지의 거리를 알 수 없다. 우리가 별빛의 절대 밝기를 알 수 있다면, 절대 밝기와 겉보기 밝기를 비교해서 별이 절대 밝기의 기준이 되는 거리보다 얼마나 가깝고 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겉보기 밝기가 절대 밝기보다 9배 어둡다면,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그 별은 절대 밝기의 기준 거리보다 3배 멀리 있는 셈이다.

별빛의 절대 밝기는 별빛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인 세페이드 변광성을 활용하여 알아낸다. 세페이드 변광성이 밝고 어두워지는 주기와 절대 밝기 사이에는 비례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두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를 비교하면, 같은 거리에 있을 때 어느 세페이드 변광성이 더 밝은지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겉보기 밝기를 비교하면 한 별이 다른 별보다 얼마나 가깝거나 먼지 알 수 있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모든 세페이드 변광성들의 상대적인 거리를 잴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세페이드 변광성 하나를 골라 지구와의 거리를 재어야 하는데, 이것만 성공하면 세페이드 변광성의 변광 주기를 이용하여 그 성운 안에 있는 다른 세페이드 변광성들까지의 실제 거리를 알 수 있다. 결국, 덴마크의 과학자 헤르츠스프룽이 은하수에 있는 몇몇 세페이드 변광성까지의 거리를 재는 데 성공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우리 은하와 가까운 은하인 소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가 약 20만 광년임을 측정했는데, 이것이 외계 은하에 대한 최초의 거리 측정이었다.

 

* 1AU :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약 1억 5천만km임.

* 1초 : 1도의 각도를 3,600으로 나눈 값.

* 절대 밝기 : 광원이 관측자에게서 10파섹 떨어져 있을 때 얼마나 밝은가를 정한 것.

◆ 2013년 8월 사설모의고사(비상), 국어B 독서 영역 '과학' 지문

◆ 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