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학

지구 표면의 약 70%는 물이고 우리 몸의 약 70%도 물이다. 이렇게 지구와 우리 몸에 많이 존재하는 물은 여타 물질들과 다른 매우 특별한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물의 밀도, 비열, 압력과 온도의 관계 등이 다른 물질들과 비교할 때 아주 특이한데,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물질은 액체 상태에서 온도를 낮추면 점점 밀도가 높아지며, 고체 상태가 되면 액체 상태일 때보다 밀도가 더 높아진다. 그런데 물의 밀도는 고체 상태인 얼음이 아니라 액체 상태일 때가 더 높다. 특히 물의 온도가 4℃일 때 밀도가 가장 높다. 4℃일 때 밀도가 가장 높은 이유는 물의 온도 변화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의 부피 변화가 함께 일어나기 때문이다. 0℃와 10℃ 사이의 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얼음 결정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사이에서 온도가 상승하면 얼음 결정이 붕괴되고, 이는 물의 부피를 줄어들게 한다. 반면 온도가 상승하면 동시에 분자의 운동이 활발해지는데, 이는 물의 부피를 팽창시킨다. 물의 온도가 올라갈 때 4℃까지만 물의 부피가 수축하는 이유는 이때까지는 얼음 결정의 붕괴에 따라 물의 부피가 줄어드는 정도가 분자 운동의 증가에 따라 물의 부피가 팽창하는 정도보다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밀도가 가장 높은 4℃에서의 물이 가장 무겁다.

물은 또한 다른 물질보다 비열이 큰 성질을 가지고 있다. 비열은 어떤 물질 1그램을 1℃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을 의미하는 물리량인데, 물이나 얼음의 비열은 육지를 이루는 흙이나 바위보다 훨씬 크다. 이 사실은 바닷가에서 낮과 밤에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는 원인이 된다. 낮에 햇빛이 쏟아지면 비열이 큰 바다보다 비열이 작은 육지의 온도가 더 급격히 상승한다. 그 결과로 육지 위 공기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밀도가 낮아지게 되어, 이 공기는 위로 올라가게 되고 공기가 있었던 위치의 압력이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압력이 낮아진 자리에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다 위 공기가 밀려오게 된다. 밤이 되면 정반대로 육지는 빨리 식고 바다는 천천히 식기 때문에 육지에서 바다로 바람이 불게 된다.

대부분의 물질은 압력이 높아지면 어는점도 높아진다. 그런데 물은 이와 반대로 압력이 높아질수록 어는점이 낮아진다. 즉, 일정한 온도에서 얼음에 대한 압력을 높이면 얼음이 녹아 액체 상태의 물로 변하게 된다. 이는 지구의 빙하가 이동하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얼음덩어리인 빙하의 표면은 단단하게 얼어 있지만, 위에서부터 압력을 받는 빙하의 아래 표면에는 얼음의 압력 때문에 부분적으로 녹아서 얇은 수막이 생기게 되고, 이 얇은 수막 위로 얼음덩어리들이 미끄러져 아래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빙하가 이동하지 않는다면 아마 아직도 많은 빙하가 대부분의 지표면을 덮고 있을 것이다.

◆ 2013년 5월 사설모의고사(중앙 유웨이), 국어A 독서 영역 '과학' 지문

◆ 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