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학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체세포 복제 기술을 사용해 고양이 복제에 성공했다. 체세포 복제 기술을 이용한 고양이 복제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이다. 다섯 마리의 복제 고양이는 털이 하얀 터키산 앙골라였는데, 이 고양이들은 자신들을 낳아 준 얼룩덜룩한 대리모와는 하나도 닮은 데가 없었다.

복제에 성공한 연구진은 고양이 복제 기술이 호랑이와 같은 멸종 위기 동물에게도 적용되어 이런 동물들의 멸종을 막는 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서는 멸종 위기 동물인 들소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으며, 복제 기술을 멸종 동물의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복제와 관련된 문제가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제네틱 세이빙스 앤드 클론사는 고향이 한 마리를 복제하는 데 5만 달러를 제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애완동물을 복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인해 성업 중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2001년 12월 Cc(Carbon copy)라고 이름 붙여진 첫 번째 복제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던 곳이다. 이들의 연구는 원래 자신이 사랑하는 개 '미시'를 복제하고 싶어 햇던 존스펄링이 '미시 복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출범했다. 이 연구 결과로 스펄링은 이제는 죽고 없는 자신의 애견 미시도 곧 복제해서 소생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복제하려는 이유는 서로 사랑을 나누고 정이 많이 들었던 동물과 똑같은 동물을 갖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이 불치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많이 들어 곧 죽게 되는 경우 이러한 욕망은 더 커진다. 고양이 보호소에는 집을 잃은 고양이들이 넘치고 5백 달러만 지불하면 최고급 고양이를 살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를 마다하고 5백 달러의 1백배를 지불하고 복제를 선택한다.

그렇지만 복제한 고양이가 원래 키우던 고양이와 똑같을까? 분석 결과 제네틱 세이빙스 앤드 클론사가 만들어 낸 첫 복제 고양이 Cc는 원래 고양이와 DNA에서는 하나도 차이가 없음이 밝혀졌다. 그렇지만 지금 세 살이 된 이 고양이들은 생김새도 다를 뿐 아니라 성격도 상이하다는 것이 후속 연구에 의해 드러났다. 복제 애완동물이 그 전에 키우던 애완동물처럼 자신을 좋아하며 똑같은 재롱을 피우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비록 DNA는 같아도 복제는 똑같은 생명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복제 기술 측면에서는 세계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복제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은 최근 복제에 대한 윤리적 비판이 과학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윤리적 논의는 복제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비하면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도 생명 윤리에 대한 사회적 의제 설정과 논쟁이 필요하며,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멸종 동물을 위한 복제도 결국 또다른 동물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생명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고, 이런 측면에서 복제에 대해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간의 이익이나 만족을 위해 다른 생명체들이 일방적으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생명의 복제는 생명의 아우라까지는 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우라 : 원본이 갖는 가치와 권위

◆ 2013년 3월 사설모의고사(대성), 국어A 독서 영역 ‘과학' 지문

◆ 개요 : 홍성욱, '생명 복제 기술에 대하여'.  이 글은 생명 복제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생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