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인문)          -2008학년도 수능시험-

● 지문

예전에 당(唐) 태종이 방현령에게 이르기를 "선대(先代)의 사관(史官)이 기록한 것을 임금에게 보지 못하게 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 하니, 방현령이 대답하기를 "사관은 거짓으로 칭찬하지 않으며 나쁜 점을 숨기지 않으니, 임금이 이를 보면 반드시 노하게 될 것이므로 감히 임금에게 드릴 수가 없습니다." 했습니다. 그러나 태종은 방현령에게 명하여 순서대로 편찬하여 올리게 했습니다. 방현령은 선대의 실록을 편찬하여 올렸지만, 말에 은근히 숨긴 것이 많았습니다. 어질고 슬기로웠던 태종으로서는 마땅히 바른 대로 쓰여 있더라도 싫어할 점이 없었을 것인데, 방현령 같은 일세의 현명한 재상도 오히려 사실을 숨기고 피하여 감히 바른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하물며, 혹시 태종에게 ㉠미치지도 못하는 후세의 군주가 자기 시대의 역사를 보고자 한다면, 아첨하는 신하가 어찌 방현령처럼 사실을 숨기고 피하는 것에 그치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전하께서는 하시는 일마다 삼대(三代)를 본받으시면서도, 근래에 특별히 명령을 내려서 지금 이 시대의 역사를 보고자 하시니, 저희들이 명령을 듣고는 조심스럽고 두렵습니다. 간절히 바라옵건대, 당 태종도 그 시대의 역사를 보고 후세의 비난을 면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바로 태종이 덕망을 잃은 일이니 어찌 전하께서 마땅히 본받을 일이겠습니까?

을해년에 전하께서 이를 열람하고자 하셨다가 그 명을 거두셨으니, 한 시대의 법을 세움이 엄격하셨고 만세의 공론을 이루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이러한 명령이 있게 되니, 저희들은 모르겠습니다만, ⓐ그 옳고 그름을 보고서 교훈으로 삼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거짓인지 참인지를 살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미진하게 기록되었는지 조사해 그것을 빠짐없이 쓰도록 하시려는 것입니까?

(중략)

삼가 생각하옵건대, 창업한 군주는 자손들의 모범입니다. 전하께서 지금 이 시대의 역사를 열람하시면 대를 이은 임금이 이를 구실로 삼아 반드시, "우리 아버님께서 하신 일이며 우리 할아버님께서 하신 일이라." 하면서 다시 서로 이어받아 당연한 일로 삼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사관이 감히 사실대로 기록하는 붓을 잡겠습니까? 사관이 사실대로 기록하는 필법이 없어져 아름다운 일과 나쁜 일을 보여서 권장하고 경계하는 뜻이 어둡게 된다면, 한 시대의 임금과 신하가 무엇을 꺼리고 두려워해서 자신을 반성하겠습니까? 오늘날 역사를 열람하는 일은 자손들에게 좋은 계책을 전해 주는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 단락의 요지 파악하기

→ 당 태종이 실록을 열람했던 실정(失政)을 언급함.

→ 당 태종이 실록을 보고 후세의 비난을 받았음을 강조함.

→ 태조가 과거에  실록을 열람하려던 명을 거두었던 것을 높이 평가함.

→ 창업 군주의 모범으로서 명을 거둘 것을 간청함.

 

● 정리하기

주제 → 임금이 당대 사관의 역사 기록을 열람하면 안 되는 이유

특성

   1) 해제 : 이 글은 '조선왕조실록' 중 '태조실록'의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당시 사관의 역사 기록을 보고자 하는 태조의 명령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들어 반대하고 있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당 태종의 잘못된 선례를 들어 임금의 역사 기록 열람 명령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고 있으며, 태조가 역사를 열람하고자 했다가 신하들의 반대를 수용하여 그 명령을 거두었던 지난 행위의 긍정적인 면을 높이 평가하며 일관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임금의 특별한 지위를 부각시켜 후세 임금들이 태조를 따라 역사 기록을 열람하게 되면 사관들이 사실대로 역사를 기록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임금을 설득하고 있는 글이다.

   2) 독해 : 이 글은 임금에게 올린 글로서 최대한의 공손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과거의 선례를 들고, 미래에 예상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들어 청자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진술 방식에 유의하여 독해한다.

   3) 어휘 풀이

      * 방현령 → 중국 당나라의 정치가(578~648). 건국 공신으로서 재상이 되었으며, 『진서』의 편찬에도

                            관여하였다.

      * 삼대 → 고대 중국의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 태조실록 → 조선 태조 재위 7년 동안의 실록. 태종 13년(1413)에 왕명에 따라 하윤, 유관 등이 엮어서

                                    펴냈다. 15권 3책

 

● 출제 문항

1. <보기>의 ㉮~㉲ 중, 위 글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세부 정보의 확인>

<보기> 을해년(태조 4년), ㉮태조는 당 태종의 고사를 들어 즉위 이후의 ㉯역사 기록을 제출하라고 명을 내렸다. 신하들이 반대하자 태조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그 후 태조는 ㉱또다시 역사 기록을 보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신하들이 또 반대했지만, 태조는 기어이 제출하게 했다.

   ① ㉮                     ② ㉯                    ③ ㉰                   ④ ㉱                       ⑤ ㉲

 

2. 위 글의 글쓴이가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글쓰기 전략의 파악>

   ① 예상되는 부정적 결과를 언급해 결단을 촉구한다.

   ② 역사적 인물의 잘못된 선례를 들어 경각심을 일깨운다.

   ③ 시대의 변화를 상기시켜 그 흐름을 따를 것을 촉구한다.

   ④ 상대방의 특별한 지위를 부각시켜 사안의 중대성을 환기한다.

   ⑤ 상대방의 지난 행위의 긍정적인 면을 높이 평가하며 일관성을 요구한다.

 

3. ⓐ, ⓑ는 임금이 역사 기록을 보려는 이유를 글쓴이가 추정한 것이다. ⓐ, ⓑ에 대한 글쓴이의 반론으로 적절한 것을 <보기>에서 골라 바르게 배열한 것은?      <반론의 적절성 추리>

<보    기>

ㄱ. 역사를 기록한 당사자와 역사에 서술된 대상자가 모두 생존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ㄴ. 사관은 소문이나 억측, 터무니없는 일을 기록하여 후세의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습니다.

ㄷ. 왕실과 조정, 중앙과 지방의 크고 작은 많은 사건을 가리지 않고 거두어 모아 기록했습니다.

ㄹ. 옛날의 성현이 남긴 기록만 보더라도 치란(治亂) · 흥망의 자취를 돌아보고 반성하기에 충분합니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ㄷ   ㄹ                   ④ ㄹ   ㄴ

   ⑤ ㄹ   ㄷ

 

4.  ㉠과 문맥적 의미가 가장 유사한 것은?    [1점]       <문맥적 의미의 파악>

   ① 그녀의 솜씨는 아직 어머니 솜씨에 미치지 못했다.

   ②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미쳤다.

   ③ 백성들의 원성이 왕에게까지 미치지 못했다.

   ④ 광고는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⑤ 산업 시설에도 황사 피해가 미친다.

 

<정답> ①③④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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